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홍승철 곧은결
     
연말이 되면서 매듭짓는다는 생각
홍승철 2022년 12월 13일 (화) 00:00:07

재작년 하반기 어느 날, 해야 할 일 중 시간이 소요되거나 반복해야 할 일을 메모하여 책상 앞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지난달이 되어서야 그걸 떼어내고 새로 정리하였습니다. 퇴원하고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에도 마음을 쓸 여유가 생겼습니다. 

써 보니 얼마 전에 끝낸 일은 다시 적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피아노 곡 소품 하나를 마스터해 보려던 일은 손가락 두 개가 아직은 타자하는 일도 힘들 정도여서 일단 삭제하였습니다. 나머지는 별로 달라질 것 없어서 다시 썼습니다. 해낸 일 대신 한 가지 추가한 것이 있을 뿐입니다. 
해낸 일이란 한 플랫폼 사이트에 원고를 게재한 일입니다. 작년 2월 원고를 쓰는 도중 몸에 이상 현상이 생겨 입원하였고 이후 중단된 상태로 두었는데 지난달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추가한 일은 새로운 일입니다. 전엔 내가 경험해 온 기업 관련 지식을 계속 정리하자고 생각했는데, 이젠 다른 분야로 관심을 돌려 보려고 합니다. 관심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실행을 못했는데 이젠 알아 나가자고 생각합니다. 우리말과 훈민정음에 대해서입니다. 

얼마 전엔 재활병원 치료사가 삼척에서 결혼식을 하여 그곳까지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먼 곳이지만 다녀온 사연은 이렇습니다. 일 년 전 퇴원할 때가 가까워지면서 담당 치료사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과 상당히 긴 시간을 매일 만나며 지내왔습니다. 학교 졸업한 이후로는 친구와도 이렇게 자주 만나지 못했습니다. 관계는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퇴원하면 젊은 여러분이 나이든 나와 만나 주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러니 여러분이 결혼식을 할 때는 참석할게요. 그동안은 가끔씩 카톡으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리해서 먼 길을 잘 다녀왔습니다.

이틀 뒤에는 한 회사원에게 나의 경험과 지식을 교육이라는 형태로 전달하는 일도 하게 됩니다. 말하기도 남들과 대화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여겨서 시도하는 일입니다.
그동안 여러 모임에도 계속 참여해 오고 맡은 일도 무난히 처리한 점까지 고려하면, 이제 걸음이 느리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이전의 활동과 별 차이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일상이 입원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힘이 돋습니다. 신체가 점차 기운을 얻어온 것과는 다른 기운입니다.

이제 새 기운을 얻고 있다고 해서 재활병원 생활과 퇴원 후에도 지속한 재활 운동으로 2년 가까운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시간에 과거와는 사뭇 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그 경험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10여 년 전 망설인 끝에 아프리카 생활을 해 보겠다고 결정했듯이 말입니다. 그때도 시간 낭비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겪어 보니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 준 경험이었다고 여겼습니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무언가 매듭을 짓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새해는 어느 때보다도 희망찬 기대를 하면서 맞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0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