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외국을 다녀 보며 놀랐던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1970년대 처음 미국을 가 보았을 때 사통팔달하는 도로를 보고 놀랐던 일이 있습니다. 그 이후 일본이나 유럽을 다녀 보면서도 국가의 부(富)는 길에 깔려 있다는 것이었지요. 선진국일수록 도로가 잘 뚫리고 정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거리의 간판들이었습니다. 유럽의 간판들은 얼핏 보아도 무슨 물건을 파는 가게인지 쉽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판이라기보다 하나의 예술 작품들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셋째는 집집마다 골목마다 꽃으로 장식되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스위스 산골짜기 집에서부터 도시의 골목에 이르기까지 꽃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이것이 선진국의 모습이로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곳에서 그런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당연히 촉촉하고 부드러운 마음, 서로 돕고 이해하고 화합하는 성격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행복지수도 높겠지요. 우리나라도 도로는 많이 만들어졌지만 가로수는 아직 어립니다. 많이 좋아지긴 해도 뒷골목은 아직도 회색의 시멘트로 삭막하고 우중충하며, 간판들은 크고 각지며 복잡하여 어지럽습니다. 마음을 푸근하게 녹여주는 꽃 장식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집집마다 꽃이나 식물들을 키우기는 하지만 집 바깥으로는 내놓아 키울 여건은 영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격은 메마르고, 상대방의 실수를 용납할 줄 모르고, 이해하기보다는 공격을 앞세우며, 돕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 아직은 2류 국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가의 행복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겠지요..

매주 나에게 아름다운 사진 묶음을 보내주는 천사 친구가 있습니다. 하늘나라의 천사(天使)가 아니라 하늘에서 보내준 선물이라며 할아버지가 이름 지어 준 김천사(金天賜)입니다. 저절로 얼굴에 웃음이 번집니다. 코로나 역질로 메마른 정서와 속 시끄러운 정치판 공방을 말끔히 씻어내고, 이 땅에 밝은 미소 가득한 꽃 세상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종문

세계 제 1의 곡물 메이저 카길(Cargill) 한국 지점장 역임, 현 (주)지미앤초이스푸드 대표, 여행작가, Tourpen Club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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