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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 지금이라도 태도 바꿔야
김남현 2023년 05월 19일 (금) 04:43:23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김남국 무소속 국회의원 사태 여파가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기 전에 그도 한 개인이라는 점에서 따지고 보면 가상자산 투자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어디까지가 실체적 진실인지는 더 따져볼 필요가 있겠고, 그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허나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이번 사태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씁쓸함을 넘어 분노마저 감출 수 없게 됩니다.

우선 그 투자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전체 투자 규모가 1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올 3월 공개된 그의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총 재산이 15억3,000여만 원이었습니다. 통상 자산축적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부동산·예금·주식 등보다 무려 7배나 많은 규모를 가상자산에 소위 '몰빵'한 것입니다.

게다가 투자한 가상자산도 위믹스, 클레이페이 등 이른바 ‘김치코인’이 대부분입니다. 김치코인이란 한국에서 발행되고 주로 한국에서만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말합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절반 이상 거래되고 나름 공인받고 있는 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발행량이 적어 언제든 시세 조정에 노출될 수 있고 상장폐지 위험도 크죠. 실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인 사기피해액은 5조2,941억 원,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상장폐지 건수는 신규 거래지원 코인의 65%인 239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난달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납치·살해사건도 김치코인 투자가 원인이었습니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절대 투자하기 힘든 규모이며 투자처인 것입니다.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났는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입법로비와 함께 불법적으로 가상자산을 무상지급(에어드롭)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이해 충돌 논란도 있습니다. 그는 2021년 12월 가상자산 과세유예 법안을 비롯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공동 발의자였습니다.

그의 투자패턴을 분석한 관련업계에서는 시세 조작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체불가 토큰(NFT) 기술 기반 ‘이재명 대선펀드’를 주도해 그가 보유 중이던 위믹스 코인에 호재로 작용하게 했다는 것이 일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이상 거래를 감지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했던 금융정보분석원이 11일 “형사사건 관련성이 있다”는 입장을 공개한 것도 사안이 가볍지 않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지난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이태원 참사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도중에도 수십 차례 매매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국민을 대변하고 그 자신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점은 그의 거짓된 해명과 태도입니다. 처음 위믹스 코인 80만여 개·60억 원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그는 가상화폐를 현금화한 것은 소액이며, 대부분의 금액은 다른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거래소 간 이체만 한 것이라고 해명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당시 그가 소속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해명에선 LG디스플레이 주식 매각대금 9억8,000여만 원으로 코인을 샀고, 코인이 올라 투자원금을 회수해 경기도 안산과 서울 여의도 오피스텔 전세보증금을 지출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는 사이 다른 가상자산에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전체 투자 규모도 100억 원대까지 불어난 것입니다. 민주당이 진상조사에 들어가자 돌연 탈당해 이를 무력화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여야를 떠나 차세대 정치를 이끌 청년주자였습니다. 이젠 코스프레가 돼 버린 듯하지만 서민 이미지를 통해 지난해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정치후원금(3억3,014만 원)을 모금하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으니까요. 이번 사태 직후 민주당에 대한 20~30대 청년층 지지율이 12%나 급락(한국갤럽 조사)한 것도 필자의 이 같은 실망감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 의원은 부당한 정치 공세, 허위사실에 대한 법적 책임을 언급하기에 앞서 이 같은 사태를 빚은 데 대해 진심어린 사과부터 하는 게 순서였습니다. 첫 단추는 잘못 끼웠지만 지금이라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고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김남현

아시아경제 차장 기자, 유진투자선물 채권애널리스트, 이데일리 차장 기자, 뉴스핌 차장 기자, 이투데이 자본금융·경제 전문기자, 자본시장부장, 사회경제부장을 거쳐 현재 이투데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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