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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할 정력 있거든
김영환 2008년 07월 21일 (월) 01:29:07
18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정치권 이곳 저곳에서 개헌 논의를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개헌한 지 20년이 넘었으니 21세기에 알맞은 헌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국회의원 선거 일정과 어긋나 선거 비용이 많이 들어 나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간 평가를 한다는 장점이 있지요.

지난날 우리나라의 아홉 차례 개헌은 주로 권력 구조의 개편이었으며 대통령 직선제와 간선제, 대통령제와 내각제를 오락가락했습니다. 내각제는 군소정당들의 꿈이죠. 이탈리아처럼 다수당이 의석 과반 미달로 소수파일 때 집권의 파트너가 되어 연립정권을 세우면 권력의 단물을 빠는 데 동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김대중 민주당 정권이 김종필 자민련을 안고 공동정권을 펼친 일이 있으니 반드시 내각제가 돼야 소수파가 득을 챙기는 것은 아닙니다.

내각제는 단점이 더 많다고 봅니다. 국민들은 보셨죠. 18대 개원 국회가 한 달 넘게 문을 안 여는 것을… 우리나라 정치의 속성상 내각제가 되면 아마 야당은 한 달이 멀다 하고 내각 불신임 결의안의 정치공세를 펼치면서 국회의 해산과 총선을 요구하려고 할 것입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지니지 못한 정치권의 불안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그것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심대할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는 북한과 대치하는 분단 상황이고 보면 안보 태세면에서 득 될 것이 없습니다. 힘이 세진 국회의원들의 부패와 파벌정치도 횡행할 것입니다.

대통령제 4년 중임은 어떨까요. 아마 대통령들은 첫 임기 2년만 지나면 다음 선거의 재선을 위해 더 정신을 팔게 될지 모릅니다. 설사 자신은 한눈을 안 팔아도 충복(忠僕)들이 더 설칠지 모르죠. 현직 대통령과 당내에서 차기를 노리는 사람과의 권력투쟁도 가관일 것입니다. 대통령이 재선에 정신을 팔면 정치가 제대로 될까요?

우리나라의 5년 대통령 단임제는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권력의 시계추를 훌륭하게 옮겨 놓았습니다. 광복이후 40년간 뿌리 내리지 못한 평화적인 정권교체 하나만은 확실하게 정착시켜 독재시대를 마감했습니다.

5년이 짧다는 건가요. 방향을 확실히 모르면서 언론을 통해 개헌의 바람을 잡는 자세부터 정도가 아닙니다. 여당은 아직도 대선과 총선 승리에 도취돼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소리가 안 들리는 겁니까?

우리나라는 지금 국제통화기금에 구걸한 IMF위기에 버금가는 민생고에 국민들이 시달리고 있습니다. 세금고 실업 무역적자 등 경제는 총체적 난국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민부담률은 97년 36.7%에서 2005년에는 36.2%로 감소했다는데 선진국도 아닌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1997년 21.0%에서 지난해에는 28.7%로 최근 10년간 무려 7.7%포인트나 급등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명박 정권을 국민들이 출범시킨 것이 아닙니까?

개헌론이 본격화하면 우리나라는 “개헌하자” “개헌말자”로 국론이 쪼개져 경제 외교 개헌의 삼각파도를 맞는 형국이 될 것입니다. 민감한 영토 조항을 놓고도 좌우가 극심하게 갈려 합의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서툰 목수가 연장만 나무란다’고 하는 속담이 있습니다. 진실로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일치한다면 현행 헌법으로 못 풀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은 조선시대의 당쟁을 방불케하는 파당적인 정치권의 망동 때문이죠. “너는 동쪽으로 가냐? 그럼 나는 서쪽으로 간다.” 그런 행태 때문에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을 겪고 결국은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는 변란을 민중들에게 안겨온 게 아닌가요. 대화와 타협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합니다.

미국은 헌법을 제정한 지 220년이 지났지만 본문의 개헌 없이 수정조항을 붙여 지금까지 지구의 리더 국가를 잘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헌법 기초자는 후손들에게 “헌법은 다 그렇게 만든 이유가 있으니 웬만하면 고치지 말라”고 당부했답니다.

국민들에겐 지금 개헌이 우선 순위가 아닙니다. 개헌할 정력이 있다면 먼저 민생 현안부터 잘 챙기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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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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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211.XXX.XXX.29)
‘서툰 목수가 연장만 나무란다’고 하는 속담이 지극히 맞습니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그저 권력만 쟁취하기 위해 저러는 꼴들을 눈뜨고 볼 수 없습니다. 정치하는 놈들은 국민, 진리, 정의, 과거반성 등은 전혀 모르고 쟁취만 아는 몰지각한 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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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31 23:04:24
0 0
정찬인 (211.XXX.XXX.29)
김영환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너무나 예리하신 지적이라 속이 다 시원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다 그렇지만 제발 국민의 입장에서 좀 생각들 좀 했으면 좋겠네요. 요즘은 세비가 아깝다는 생각과 더불어 세금내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그럼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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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31 23:01:41
0 0
psw (218.XXX.XXX.101)
귀견에 적극 찬성합니다.
일을 처리함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
현재 가장 급하고 긴요한 것이 무엇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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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1 23:36:34
0 0
옵저버 (211.XXX.XXX.21)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여, 제발 이 글을 읽고 정신 차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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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1 1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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