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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에게
김영환 2008년 08월 01일 (금) 03:55:30
어제 우체국 안은 몹시 더웠습니다. 우체국 문은 활짝 열어놓았는데 그 넓은 사무실에서 몇 대의 선풍기만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한 쪽은 공사 중인지 칸막이를 하여 평소의 3분의1정도로 줄어든 공간이 갑갑해 보였습니다. 직원들은 가슴에 ‘에너지절약’이라는 리본을 달고 있었습니다.

비도 찔끔찔끔 내려 더 우중충한 날이었는데 무엇보다 재산세를 납부하는 마지막 날이니 저마다 고지서를 든 시민들의 불쾌지수는 더욱 높아보였습니다. 돈 받는 직원들도 더위에 지쳐 표정을 잃었습니다. 필자는 얼마 안 남은 우체국 예금을 헐어서 재산세를 냈습니다.

“웬 재산세가 이렇게 큰 폭으로 늘어나나”, 암담했습니다.. “집 없는 사람은 이것도 얼마나 부러워할까.” 상대적인 여유를 생각하면서도 이건 원본을 까먹게 하는 담세 능력을 초월하는 징수라고 생각했습니다.

1기분 재산세는 정확히 ‘씨알 닷곱’ 같은 국민연금의 석 달 치에서 10만원 정도 적었습니다. 9월에는 또 비슷한 금액을 내야하니 연금의 절반은 재산세로 날아가고 연말에 종부세를 내면 국민연금은 완전히 안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빗길을 걸어오면서 말 잘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났습니다. 대통령을 그만두고서도 ‘e지원’이니 ‘설거지론’이니 해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는 그는 2002년 대선 후보토론 때 이회창 후보와 마주 앉아 용돈에 불과한 국민연금을 획기적으로 올려주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었죠. 이회창 후보는 연금재정문제를 고려해 더 내고 덜 받는 인기 없는 정책을 공약했죠. 정직한 자세와 듣기 좋은 사탕발림에서는 거짓말이 이겼습니다.

그 이후 그는 헌법처럼 고치기 힘들게 만들었다는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했죠. 당시 한 고위공직자는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조세저항은 실정법 위반이라고 엄포를 놓았는데 그는 부하에게서 거액을 상납 받은 혐의로 고법에서 3년6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죠.

능력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하지만 지금처럼 국민의 껍데기를 벗기는 수탈적 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관료들은 높은 퍼센트를 좋아하죠. 1년에 꼬박꼬박 5%씩 과세표준을 강화하는 것도 우습지요. 경제성장은 4%를 겨우 넘는데. 그런 무능한 국회와 비정한 공무원들이 합작한 경직된 사고방식이 이 나라 경제를 지금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끌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 국민들의 소비 움츠러들 대로 움츠러드는 것이죠. 올해는 종부세만 3조원이랍니다.

노 정권은 100조원의 토지보상금을 풀어 전국의 땅값을 폭등시켰고 좋은 아파트 공급을 차단하여 아파트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놓은 뒤에 종부세라는 대못을 박아 고치기 어렵게 만들었죠. 종부세 완화론을 들먹이다가 야당이 ‘부자세금’이라고 반격하면 여당이 움찔하는 것이 좋은 예이죠.

좋습니다. 종부세 존속도. 그런데 주먹구구식으로 하지 말고 과세의 수준은 어떤 논리로 결정한 것인지 국회의원들이 치열한 토론을 통하여 정해 봅시다. 종부세는 9억원을 기준으로 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6억원 이상의 주택으로 강화되었습니다. 느닷없이 왜 ‘부자’의 기준이 바뀝니까.

과세기준 마련이 정 어렵다면 아예 국민 개세(槪稅)의 원칙에 따라 집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종부세를 부과하여 정교하고 합리적으로 과세하시던가. 이젠 무덤까지 따라가 종부세를 매긴다는 ‘사후 종부세’란 것도 검토하신다면서요.

열린우리당 정권의 핵심 인사들은 종합부동산세가 내기 어려우면 집 팔아서 이사하라고 했습니다. 좋은 말입니다. 그럼 물어봅시다. 현행 세제에서 집 팔면 돈이 남습디까? 차액은 세금으로 뜯기고 집만 줄어든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입니다.

자산 3분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재산은 집만이 아니죠. 주식도 있고 예금도 있고 펀드도 있고 탤런트들이 끌고 다닌다는 마이바흐 같은 고급차도 있습니다. 그런 재산에도 종합주식세, 종합예금세, 종합펀드세, 종합차량세를 과세하여 자산간에 형평성을 추구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강변하겠지요. 주식은 생산 요소다. 재벌 가문의 미성년자들은 배당금만도 수억 원, 수십억 원을 해마다 챙깁니다. 그들에게도 주식이 생산 요소입니까. 종합주식세 낼 돈이 없다면 비싼 주식 팔아 싼 주식 사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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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 소비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집은 가정의 기본이고 생활공간이며 백수나 반 실업 상태의 프리랜서들에게는 생산의 공간인 일터이기도 합니다.

계급투쟁적인 편 가르기 식 조세 체제는 합리적으로 고치는 것이 사회발전의 지름길입니다. 이런 식의 주먹구구 세제를 고치기 싫다면 장기전으로 나갈 수 밖에 없지요. 주위를 보니 여러 친구들이 살던 집을 전세로 주고 더 싼 전세로 하향 이동 합디다. 그 차액을 운용하여 세금 낸다고 합니다. 국회가 부동산 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필자도 그 대열에 합류하여 지구전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믿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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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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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211.XXX.XXX.29)
맞는 말씀인데 이나라에는 표를 의식하는 정치꾼만 있어서 슬픈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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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7 00: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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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태 (211.XXX.XXX.29)
지당하신 말씀 제 생각과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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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2 23: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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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섭 (211.XXX.XXX.29)
특히부정한 의원들이 더 선동을 합니다. 1%의 부자가 22%의 재산을 가진 미국도 이러지는 않기때문에 있는 자들이 믾은기부를 하지요. 가진 자가 존경의 대상으로 대하지는 않드래도 적으로 생각하지않는 사회였으면 합니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결국 없는자만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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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2 23: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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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섭 (211.XXX.XXX.29)
아주 지당하신말씀입니다. 저도없는가난뱅이에 불과하지만 세상에는 있는자가 그래도 많은일들을 합니다 그들이 기부할수있는 문화조성이되고 있는자를 존경해서 나도 나중에 부자가되면 사회에 많은기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부자를 대하고 존경해야되는데 이나라의 정서는 부자는 모두 적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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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2 23: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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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범 (211.XXX.XXX.29)
민주정치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으로 소수를 누르는 기본적인 특성이 있어,정치인들이 자신의 소신이나 신념보다는,다수와 소수를 갈라놓고 다수의 힘을 이용하는 야비한 정치를 하는 탓이죠. 그래서 진정한 의인이 정치판을 더러워하고 떠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들 또란 비겁한 자들이긴 하지만요. 어쨋든 어렵고 복잡한 현실에서 진정한 해결사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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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1 2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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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211.XXX.XXX.29)
제가 살던 미국의 지역은 2억정도의 집에 1년에 세금만 500만원 (한국돈으로 환산) 나오는데다가 물건 살때마다 8%의 세금, 그리고 온갖 명목으로 세금을 받아갔습니다. 10억짜리 집이요? 종부세 저리가라 입니다. 뉴욕의 맨하탄이냐구요? 뉴욕주는 맞지만 깡촌 시골이었습니다. OECD 주요 국가중에 우리 나라만큼 중산층 이상을 보호하는 세제를 가진 나라는 드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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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1 21: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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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현 (211.XXX.XXX.29)
미국 주립대 교수입니다. 평소에 김영환님 글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글은 조금 견해가 다르군요. 세금 낼 수 없으면 집좁혀 가라는 말이 엄청나게 서운하셨던 모양인데 집도 하나의 자산이며 한국에서는 특정 지역에 지나친 초과수요가 있는 자산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세제를 이용해서 어느 정도는 특정 지역에 대한 지나친 초과 수요를 억제하는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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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1 21: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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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49)
여기 카나다도 주택 소유자의 주택에 대한 부동산 세가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일가구 일주택은 어느 때나 팔아도 양도 소득세인지 무언지 하는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무조건 일가구 소유는 팔아서 차액이 백만불이 난다 하여도 무세금입니다. 그 만큼 가족들이 살 수 있는 집은 모든 것에서 우선순위 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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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1 13: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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