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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는 트윈폴리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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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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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8일 (토) 01:5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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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은 한국 포크 음악계에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우리나라 포크 음악의 역사를 연 한대수가 미국에서 귀국하였고, 또한 송창식, 윤형주가 트윈폴리오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하였지요.
서울예고를 졸업한 송창식(1947년생, 또는 1946년생으로 명확치 않습니다)과 연세대 의예과(나중에 경희대로 옮김)를 다니던 윤형주(1947년생)가 무교동 쎄시봉에서 만나 의기투합하여 만든 이 그룹은 각자의 목소리에 특색이 있고 화음이 절묘하여 한국의 ’사이먼과 가펑클(Simon & Garfunkel)’이라 불릴 만합니다. 아니면 거꾸로 그들이 미국의 ‘송창식 앤드 윤형주’로 불려야 마땅할는지도 모릅니다.
트윈폴리오는 ‘축제의 노래’, ‘웨딩 케이크’, ‘슬픈 운명’, ‘하얀 손수건’, ‘사랑의 기쁨’, ‘에델바이스’ 등 외국 곡을 번안하여 불렀는데 음(音)의 배합과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오리지널 곡 못지않았습니다. 가장 먼저 알려진 곡은 나나 무스쿠리의 곡을 리메이크한 ‘하얀 손수건’이었고요.
번안한 노랫말들도 매우 아름다웠는데 지명길, 조용호, 홍현걸 등이 썼습니다. 그중 ‘웨딩 케이크’의 가사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원치 않는 사람에게로/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가네. 그대 아닌 사람에게로.”
날이 새면 딴 여자와 결혼하게 되는 남자가 원래 사랑하는 여자가 보내온 축하 케이크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 흘린다는 있음직하지 않은(그러니까 한편으론 있음직한) 비탄(悲嘆)조의 가사였는데, 그 당시 정서로는 파격적이며 사뭇 발칙(?)하기까지 한 내용이었습니다. 아무튼 당시 선남선녀들이 자기일도 아니면서 엇갈린 사랑의 운명을 무척 가슴 아파했습니다. 요즘엔 그런 일이 ‘쿨’하지 않고 구질구질한 일로 지탄받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곡의 노랫말은 음악 PD이기도 했던 조용호가 쓴 걸로 알고 있었는데, 언젠가 윤형주가 한 TV 프로에서 송창식이 썼다고 밝혀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노랫말은 노래를 노래답게 하는 중요한 구성 요소입니다. 멜로디와 리듬과 가사가 잘 어우러져야 완성도 높은 노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곡과 함께 노랫말도 많이 알려지고 둘의 조화가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이 꽤 많습니다. 우리 가요만 보더라도 ‘비 내리는 고모령’, ‘댄서의 순정’ 같은 흘러간 옛 노래(약간 신파조이긴 하지만 씹을수록 곰삭은 맛이 납니다. 신파조여서 더 좋은지도 모릅니다)는 대부분 가사가 마음에 와 닿고, 배호의 노래들은 사나이 가슴을 울렸습니다(그가 타계한 후 그 많던 ‘사나이’들이 일시에 사라져 버렸지요). 그밖에 헤어짐의 본질에 대한 천착과 인생의 곡절이 묻어나는 최백호의 노래들...
그래도 역시 포크 음악에 가사가 좋은 노래들이 많습니다. ‘서른 즈음에’,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번안곡임)’등 삶의 외로움과 모순이 가슴시리게 파고드는 김광석의 노래들, ‘모닥불’등 삶의 쓸쓸함과 관조가 느껴지는 박인희의 노래들, ‘목로주점’, ‘소낙비(이 역시 번안곡이지만)’등 상징과 비유가 가득찬 이연실의 노래들, 그리고 한대수, 김민기, 송창식, 이장희, 김정호, 오정선 등 싱어송라이터들의 많은 노래들이 그러합니다.
모던 포크 음악이 미국에서 비롯된 것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유행의 시기가 우리나라와는 10여년의 차이가 있습니다. 포크의 본령이 아름다운 선율에 실린 ‘메시지(저항정신, 시적인 사물의 의인화, 또는 삶에 대한 성찰)의 전달’임을 떠올리면, 포크 음악에 있어서 가사의 중요성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바람 속에 전하는 말(Blowin' In The Wind-Bob Dylan)’, ‘꽃들은 어디로 갔나(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Peter, Paul & Mary)’. ‘솔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River In The Pines-Joan Baez)’, ‘인생의 양면(Both Sides Now-Joni Mitchel)’ 등 미국 포크 음악의 가편(佳篇)들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트윈폴리오가 활동한 기간은 2년이 채 안 되지만 오랫동안 활동을 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음악성이 뛰어남으로 인한 짙은 여운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혹자는 그들의 자작곡이 없음을 비난합니다만 그렇더라도 그들이 남긴 노래들의 감미로움과 서정성은 훼손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그러한 실력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그룹 해체 후 작사 작곡한 곡들을 연이어 발표합니다. 그룹이 해체된 이유는 아버지가 경희대 총장이셨던 윤형주 집안의 반대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룹에서 송창식이 주로 보컬을, 윤형주가 백화음을 담당하였는데 그 호흡이 절묘하였습니다. 송창식의 목소리는 감정이 풍부하고 맛깔스러우며 기백(氣魄)이 있었던 데 비해, 윤형주의 목소리는 여리고 여성적인 데다 그야말로 미성(美聲)이어서 역할분담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운치가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음색의 조화야말로 트윈폴리오를 가장 돋보이게 한 요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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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님은 독어독문학을 전공, 대학시절 교내 단편문학상을 수상했고 독일어로 쓴 소설, 논문집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항공회사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을 역임했으며 지금도 문학도의 꿈을 놓지 않고 수필, 칼럼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음악, 영화, 문학 등 다방면에 걸친 관심과 일상생활에서 얻는 철학적 주제에 대한 남다른 관점을 감성적인 문체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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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식
(222.XXX.XXX.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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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순옥님, '김작가'님의 친구분이시군요.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근자에 '김작가'님을 알게되었느데 장르는 다르지만 마음 속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나누는 중에 여러가지를 전해 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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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선
(168.XXX.XXX.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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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폴리오...이름만 들어도 정말 나도 모르게 쫑긋~~ 생각 나는 노래...하얀손수건...!
단정하고 귀여운 외모 윤형주의 곱디 고운 음색에.. 벗어진 이마에 장발의 기타리스트 송창식의 높은 소리가 천상의 앙상블을 이루던 가슴 시린 노래들이 기억납니다.
그때가 정말 좋았읍니다...그러니까 이제 보니 한참 전이네요...아흐~~ 우리가 이젠 꽤 나이가 먹었군요..창식님의 신과 벗하는 수려한 문장이 참 존경스럽습니다...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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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lk
(203.XXX.XXX.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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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이야 인터넷이 발달하여 영,미권의 음악 장르가 한국에서도 히트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1960년대 당시 영,미권의 포크와 동시대적으로 한국에서도 우수한 포크가수들이 나왔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안을 했지만 트윈폴리오 역시 훌륭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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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oco
(211.XXX.XXX.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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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뜻인가요? 그 이름에 지향하는 바가 담겨 있을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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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식
(211.XXX.XXX.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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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윈폴리오가 동시대의 친구들이란게 자랑스럽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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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초뜯는이구아나
(210.XXX.XXX.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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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손수건...긴 머리 소녀(?)..그리고 사이먼과 가풍걸....저도 삶의 고통 보다 자신만만하다 못해 오만하였던 청춘시절로 돌아가 봅니다. 통기타를 들고 대학가를 흔들었던 양희은씨도...밥 딜런,존 바에즈의 반전 노래까지도...수많은 노래와 추억,상념을 일으켜 준 님께 감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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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협
(121.XXX.XXX.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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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젊게사시는 김창식님 오늘도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즈음 이미 지난 과거음악이지만 그땐 대단했었죠
암튼 앞으로 더우더 많은 좋은글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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