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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이 어울리지 않는 일들
유동수 2008년 11월 12일 (수) 01:28:52

지난달 말 어느 기독교교단에 교단장이 둘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교단 내의 갈등에서 시작되어 한 후보의 후보등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임으로써 교단장이 두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어서 다른 후보는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고 본부직원은 충돌을 우려하여 교단장 집무실을 폐쇄하였다고 합니다. 갈등에서 골이 깊어지면 몇 교회의 후계 분규에서처럼 회관 앞에서의 시위로 이어지리라 추측하여 봅니다.

이 일에 안타깝고 허전한 마음을 적어봅니다.

먼저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성(靈性)을 찾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갈등을 세상사람들의 판단기관인 법원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신의 재량에 의탁하지 않고 그들이 정화해야 할 세상사람들의 판단에 맡긴다는 사실은 무언가 일의 근본이 잘못되었다는 뜻입니다.

더구나 성경에 그러한 일을 판단할 만한 지혜 있는 자가 하나도 없느냐(고전6/5)라고 쓰여 있음을 잘 알고 있을 리더이기에 더욱 씁쓸합니다. 영성으로 많은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 큰 교단이 사회의 리더기관으로 올림을 받아야 함이 마땅한데 추락하고 있습니다. 법 이전의 해결책을 찾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영성도 부족하고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리더들의 모습을 본받아, 자기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법정으로 끌고 갑니다. 그것이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은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글쎄 법원의 판결은 다 옳던가요? 어찌하여 지법의 판결이 고법에서 뒤집어지는가요?

법정 다툼이란 본인들이 처해 있는 어려운 문제를 요약할 수 없거나 자기주장을 알기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비용을 들여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의 판단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적 리더는 물론 지도층의 법정공방, 특히 자리다툼의 법정해결은 난센스입니다. 미국의 재판은 리더가 아닌 일반인인 배심원이 중요한 것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는 서울 시내에 스님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부처님께 의지하고 자기성찰을 기본으로 세상사람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속인들의 시위형태를 빌려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조용히 정리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도 어색한 일입니다.

때로는 국회의원들도 종종 밖에서 시위를 합니다. 양식 있고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토의장에서 모든 것을 논의하고 결정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국회를 이탈합니다. 표결에서 지지 않도록 더욱 노력을 하든가 주도세력이 되도록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함이 마땅합니다.

국회의원들이나 사회 리더층의 시위는 후배들에게 시위란 중요한 의사표현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과정으로 인식하게 하였습니다. 모여서 머리 깎거나 빨간 띠를 이마에 두르고 만사 제쳐놓고 구호와 노래를 부릅니다. 목소리 큰 사람의 주장이 옳은가요? 많이 모이면 옳은가요? 오랫동안 시위하면 옳은가요? 시위를 해야 우리 주장이 옳다는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시위 전에는 해결할 능력이 없는 우리들인가요?

시위란 난처한 지경에 있지만 정리하기 어렵고 사회운영체계 내에서 본인들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이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학자들이 시위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판사가 판결문을 벗어나듯이, 학자들이 연구논문을 벗어나고 더구나 국회의원이 회의장을 벗어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근본이 뒤틀린 행위입니다. 학자는 의사표현을 제대로 정리하고 전달경로를 올바로 잡을 수 있고 의원들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중진국의 선두에 서 있는 우리사회도 문제 도출이나 해결책의 논리가 정연한 사안들의 얼마만큼은 받아들여지는 사회로 보아야 합니다. 비약으로 보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선진국의 반 정도의 GNP이므로 선진국의 반만큼의 해결능력이 있고 그렇게 운용되고 있다고 봅니다.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논리를 더 다듬거나 이 논리가 상대적이라면 이를 받아들일 사람들이 주도세력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은 타이틀에 집착한다는 사실입니다. 타이틀이 있어야 그 일족이 먹고 살 수 있는 조선시대의 이류선비처럼, 관리하는 영역이나 재산이 크기 때문일까요? 이건 아니겠지요. 글쎄요, 교단의 규모가 작다면 벌써 타협이 이루어졌으리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의 멋진 선비들은 타이틀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잊지 않고 위키피디아에 우리나라의 모토(Motto)는 홍익인간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먼 옛날 우리민족의 원조들이 중국의 요청으로, 황하를 다스릴 현인을 파견했었다는 것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느냐의 판단기준은 그 후손인 우리들이 입에 달고 있어야 할 글귀입니다. 생의 목적인 ‘해야 할 일’과 중간목표인 ‘타이틀’을 혼동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타이틀에 집착하는 사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눈에 확실히 보이는 것을 아이들에게 목표로 제시하는 성급함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봅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생의 목적에 대해서는 소홀히 합니다. 우리는 어린이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묻습니다. 무엇을 하겠느냐, 어떻게 살 것이냐고 묻지 않습니다. 랜디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에서 저자의 어머니는 아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세계대전에 참여한 부친의 어려움에 훨씬 못 미치는 박사학위 취득을 힘들여 했고, 그 학위도 사람을 돕는 박사는 아니라고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타이틀에 부여된 과제를 염두에 두면 누가 적임자인지 바로 알 것입니다. 근본을 잃어버리고 무리가 있는 절차로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이는 능력이 미흡함을 나타낸다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내가 소속된 그룹의 후보가 반드시 타이틀을 맡도록 눈감고 후원할 일은 아닙니다. 덧붙여 교단은 품격을 회복시킬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도 짊어졌다고 봅니다. 분규 속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원만히 정리할 수 있을까요?

이런 사태를 보면 성경에 있는 절차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후보를 추천하고 그 중 제비로 뽑힌 사람을 사도로 정하고 이를 신의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절차입니다. 그러면 동해물이 마르고 백두산이 닳도록 우리나라를 보우하시는 신 앞에, 그리고 후배와 후손들 앞에서 후보들이 서로 협력할 것을 약속하며 모두 겸손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우전자 삼성전자의 기술부문에서 기술 관련 상무이사를 역임하고 지금은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완벽한 제품(World Best Product)과 이를 위한 조직운용 등에 관심이 많다. 저서 <사내혁명> <기술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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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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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구 (59.XXX.XXX.250)
선배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 합니다
사회 정화에 마땅히 앞장 서야할 분들의 逸脫에 서글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앞에 나서기로 작정 했다면 사심을 버린 LEADER가 되기를,
본보기를 보여 줄 수 없으면 조용히 있는것이 그나마 좋을 듯 합니다
개인적인 인연없이 홀로 살아가는분들은 사적인 욕심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것?? 이라고
개인적 으로는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이 우선 깨우쳐 앞으로 태어 나는 새 생명의 출발부터
사회정의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제대로된 기초교육을 받아온[사회에 물들기전에]세대가 구세대를 몰아내기 전에는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도덕적 불감증은 해소가 불가능 하리라는 것이
제 판단 입니다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에 도덕성이 뿌리 내리기 전에는 ......
이제는 종교 개혁을 할 시기간 온 듯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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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4 13: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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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201)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불의 불법을 보면서 힘 없는 저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모두 하루속히 거두어가소서!!!>.
답변달기
2008-11-22 00: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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