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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구조조정을
김영환 2009년 01월 30일 (금) 02:21:02
“정부가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만큼 결국에 가서 국가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국민 여러분의 믿음과 결연한 의지입니다. 암흑의 시간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은 제방이 무너져 집을 잃은 이재민을 돕는 친절함과 직장을 잃은 동료를 위해 일자리를 나누는 이타심에 있습니다. 화염으로 가득 찬 계단을 뛰어 오르는 소방관의 용기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정성이 종국에는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저력입니다. “

정치인의 수사는 으레 그러려니 하며 별 관심 없어 차일피일 미루던 버락 오바마 44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읽어보았습니다. 며칠 전 어느 야당 국회의원이 용산 참사 라디오 토론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연설을 보니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쥐고 있는 주먹을 펴라. 그러면 내가 그 손을 잡겠다.’ 그랬습니다. 우리 대통령과 정부가 바로 그런 자세로 국민을 향해서 주먹을 펴야 됩니다. 그리고 손을 잡아야 됩니다...”

정치인, 야당 의원들의 발언은 과장이 심하기 마련이라서 오바마가 실제로 뭐라고 말했는지 궁금하여 취임 연설 전문을 읽고 동영상을 틀어보았습니다. 이 대목은 오바마가 국제문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등장합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의 번역문).

“무슬림 세계에 대하여, 우리는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전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갈등을 조장하고 자국의 사회적 병폐를 서구 국가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고합니다. 국민들은 당신들이 무엇을 파괴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건설했느냐로 당신들을 평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부패와 속임수, 강요된 침묵을 통해 권력에 집착하는 이들에게 고합니다. 당신들은 그릇된 역사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움켜쥔 주먹을 펼 용의가 있다면 우리는 손을 내밀 것입니다.”

오바마가 손을 펴라고 한 것은 철권 독재정권을 겨냥하여 민주화를 도와주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우리가 민주화에 미국의 도움이 필요한 철권 통치일까요? 국회에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갖고서도 여당은 야당에 양보하는지 관용하는지, 늘 질질 끌려가고 있는 형편이죠. 경찰이 골프공과 화염병, 염산병을 시내버스가 다니는 대로에 무차별 투척하는 무력시위를 진압하는 현장에서 사상자가 났고 검찰은 원인을 수사 중입니다. 입법의 전문가가 국회의원이라면 치안의 전문가는 경찰이죠.

오히려 야당 의원에게 “여러분의 국민들은 여러분들이 파괴한 것이 아닌 여러분들이 건설한 것을 기초로 여러분들을 판단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라는 같은 문단 앞 대목을 재음미하라고 말하고 싶군요. 북쪽의 세습 철권통치 존속을 도와준 게 누구인가요. 건설과 파괴의 종합 평가가 2007년 대선 여야 정권 교체가 아니었던가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는 IMF위기 때보다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5.6%로 고도성장의 신화를 기억하는 세대에겐 충격입니다. 젊은이들이 경제난으로 결혼을 미루는 바람에 지난해 11월 결혼 건수가 전년보다 19.6%나 줄었다는 난국입니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KT 같은 우리나라 간판 기업들이 적자의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민간 기업이건 공기업이건 정부 부처이건 생산성 향상을 겨냥한 구조조정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습니다. 근로시간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는 ‘잡쉐어링(일자리 나누기)’ 방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노사가 타협한 유럽에서는 불황기에 오래 전부터 써온 고용유지 방식입니다.

그런데 국회 회기 중에 골프 치러 부부동반으로 외국에 떼지어 나가질 않나, 유독 우리 정치권만 철 모르고 한가하여 경제의 발목을 잡는 듯합니다 야당은 용산 참사를 ‘호재’로 삼아 ‘살인정권’ 운운하면서 정부 여당에 포문을 열고 있죠. 그러나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국회의원들이 정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재개발 과정에서 철거민과 영세상인이 보호되도록 정교한 법률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죠.

혁신 도시, 행정복합도시… 이 나라 전체가 공사판인데 이에 따른 도시정비, 도시재개발 같은 관련 법령은 누가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요? 정부 여당을 무차별 공격중인 야당 국회의원 역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유감스럽고 비극적인 참사는 여야 누구에게도 정쟁거리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여당은 물론 야당 수뇌부도 용산 사망자의 빈소에 못 들어가고 문전박대를 당하는 겁니다.

권력 분립 원칙에 따라 범죄 혐의가 있으면 기소하고 사법부는 재판하면 됩니다. 현행법이 못마땅하고 부족하면 법률안을 발의해 만드십시오. ‘시위 재판’ ‘언론 재판’은 국법을 안 지키겠다는 ‘떼법주의’적인 행태입니다.

이렇게 본업에 등한한 국회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정치권의 구조조정이 절실하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합니다. 정계에서조차 그런 주장이 일어나고 있죠. 입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우리나라의 비대한 국회의원 수를 3분의1정도로 확 줄여서 품격을 높이고 여러 거품을 빼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도 의원수를 30% 줄이려고 하지 않습니까? 전직 대통령들에게 주는 연간 2억원 가까운 돈도 예외가 아닙니다. 전직이 무슨 큰 일을 한다고 현직 대통령 연봉의 95%까지 줍니까? 병원도 비서도 무료인 판에…

‘잡 쉐어링’이 시대정신입니다. 스스로 인원을 줄이고 급여나 세비를 쪼개 극빈자들과 나누는 실천적인 행동이 대여투쟁을 독려하는 열 번의 정치 ‘멘트’보다 훌륭한 일입니다. 정치권이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재원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범을 보이라는 말입니다. ‘서민’ ‘중산층’을 입에 달고 다니려면 고통 받는 국민과 고락을 함께 하는 참 모습을 자신들이 담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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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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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fseoul (61.XXX.XXX.81)
절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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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1 05:16:37
0 0
다비 (69.XXX.XXX.111)
인상깊은 말씀, 잡 쉐어링(job sharing)이 시대정신이란 말씀 깊이 공감합니다.
일본에선 각 기업과 정부, 지방관청에서도 파트타임 일 나누기등에 심도 있게 동참하고 있다합니다. 우리도 서로 어두운 시대에 어려움을 나누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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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30 11: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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