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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은행나무
김영환 2007년 02월 09일 (금) 16:12:51

아직도 2월 초순. 봄이 오려면 멀었건만, 요 며칠 날씨는 포근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접 때 북한산에 올라갔더니 북쪽에는 잔설이 빙판을 이루었는데 양지 쪽에서는 얼음 녹은 물이 졸졸 흘러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물고기들은 깊은 곳에 잠을 자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어도 따스한 햇살이 느껴집니다. 여의도에서는 한강 철새 眺望(조망)이 한창입니다. 어김없는 자연의 순환입니다.

순환이 정치권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봄이 아니라 가을의 凋落(조락)같습니다. 무엇이 개혁인지도 모르고 개혁의 전위대인양 앞장 서 나팔 불고 TV토론에서 게거품을 물던 국회의원들이 오늘은 여당을 떠나는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명분도 가지가지여서 혹자는 민생정치에 몰두하겠다, 혹자는 중도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합니다. 

 ‘가라앉을 배’라면 먼저 내리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국민의 지지가  미약한 정당에 남아 있어봤자  짐만 더 커진다는 생각이겠지요. 아무래도 속셈은 대선과 내년 봄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의 심판을 의식하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기득권의 과감한 포기' 라고 미화하기도 합니다. 일각에선 실정에 대한 비난을 분산시키려는 '위장 탈당', '위장 이혼'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바다에서, 산 정상에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공공연히 하니까요.

'당 쪼개 성공한 사례 없다'는 말도 귓전을 때립니다. 그렇게 말하는 쪽도 ‘공동운명체’를 쪼개고 나온 것은 천하가 다하는 일이고 그래서 탈영병이 원대복귀 하라는 유명한 말도 나왔었지요. 야당은 공동책임자들이 유니폼 갈아입는다고 달라 보일지 모르겠다고 비난합니다. 

그런 정치적 계산을 떠나서 지역구의원들은 누구보다 민심을 잘 알 겁니다. 주가가 올라간다고 경제를 자랑했었지요. 그러나 우리 경제의 문제는 규제만 풀면 잘 나갈 상장(上場) 기업이 아니라 영세 중소 자영업자의 몰락입니다. 국민 하위 20%의 소득에 대한 상위 20%의 소득을 나타내는 소득 5분위 소득배율은 작년 7.64배로 노무현 정권 출범이후 해마다 높아졌습니다. 소득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GINI)계수도 0.351로 악화일로 입니다. 서민들은 해먹을 것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독서실도, 대중식당도 문닫을 판입니다. 정보지에 나타나는 수많은 매물은 자영업에서 나타나는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노점상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점은 민생고의 거울입니다. 양극화는 세계화 탓이라고 했는데 구멍가게가 없어진 것도 그 탓일까요. 대선 공약인 경제성장 7%는 어디 갔습니까.

쪼개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집니다. 언제는 국민들이 민생정치에 몰두하지 말라고 했고, 대통합의 상생 정치를 하지 말라고 했습니까. 우리나라 정당은 왜 세계화를 못하고 100년은커녕 3년도 안돼 찢어지고 있는 걸까요? 결국 임기응변으로 기초공사가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여당 지휘부는 국가와 민생을 위해. 그리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에서 갈파한 바와 같이 인류가치의 최종목표라고 할 자유민주주의를 통한 한반도의 통일에 어떤 비전을 제시했고 실천해 왔습니까. '국가 비전을 백지에서부터 탐구하겠다'는 어떤 탈당자의 성명서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초목은 대지의 자양분으로 자라납니다. 정당은 민심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커갑니다. 100년을 기약했던 여당이 한 가을처럼 잎새를 떨구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도 자연의 섭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혹시 시간 나면 양평군 용문사에서 1,100년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이 나무가 이렇게 컸을까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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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산에 가 보고 싶군요.
김 호흡의 정치를 해야 하는 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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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5 11: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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