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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징매이고개
김영환 2009년 08월 28일 (금) 01:27:15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과 서구 공촌동을 연결하는 8차선 도로 위에 국내 최대의 생태통로 복원공사가 지금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멀리 백제시절부터 인천에서 만든 소금을 서울의 신정동 토성으로 넘겨가던 이 징매이고개는 원래 능선이 이어지는 하나의 산줄기였다고 하죠. 인천 앞바다로 비추는 해를 맞으며 소금을 지고 팔러갔던 백성들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1990년대 들어 인구가 늘고 교통량이 증가하다 보니 산자락을 깎아 길을 넓히자는 주장이 대두되었습니다. 인천시는 산자락의 안부를 깎아 왕복 8차선 도로를 완성했죠. 1995년에 완공된 경명로입니다. 징매이고개는 자동차로 약 10분간 직진하면 인천공항고속도로의 북인천 나들목과 만나게 되는 요지입니다.

수도권 시민들이 알다시피 인천은 녹지가 모자랍니다. 서울의 북한산이나 수원의 광교산 같은 산다운 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엔 북한산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높이 395미터의 계양산이 인천의 유일한 진산입니다. 바로 이 계양산 자락이 남으로 뻗어 내려와 철마산과 연결되는 곳이 징매이고개죠.

징매이고개의 8차선 도로는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계양산의 생태계를 위협했습니다. 2005년 10월 인천시의 요청으로 학자 등이 만든 ‘자연환경보전실천계획(2006-2015)’에 인천시 육지지역 생태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녹지축 복원계획이 담긴 것은 당연했습니다. 훼손으로부터 약 10년 만에 복원계획이 마련된 것이죠. 복원계획에는 가현산, 계양산, 철마산, 약산, 관모상이산, 문학산, 청량산 등 인천시를 남북으로 잇는 S자형 녹지축이 포함되었습니다.

2년전부터 징매이고개에는 생태계 복원통로를 만들기 위해 쌍굴모양의 철제터널을 설치하고 15톤 트럭 3,000여 대 분의 흙을 부어 터널 위로 5미터를 복토했습니다. 길이 80미터 폭 100미터 높이 12미터의 터널 위로 생태복원통로가 완성된 것이죠. 그 위에는 2만여 그루의 나무도 심었습니다.

생각하면 이미 10여년전 징매이고개를 깔아뭉개는 공사에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터널을 만들자는 주장이었죠. 시는 이를 무시하고 도로공사를 강행했습니다. 결국 10년을 넘겨 생태복원을 위해 손을 대게 된 것입니다. 공사비는 약 150억원이라고 합니다.

최근 지역언론에는 징매이고개의 생태통로 복원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전국 379개의 생태통로 가운데 최대 규모’라는 선전과 함께... 복원이 최대 규모라면 파괴도 최대 규모였다는 말이 아닌가요?

이런 복원은 이미 저질러버린 생물 환경에의 가혹한 징벌을 사후에 수습할 뿐이라는 씁쓸함을 지을 수 없습니다. 자동차는 편하게 다녔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통로가 끊긴 동식물들은 어땠을까요? ‘병 주고 약 주는 행정의 표본’이라고 할만합니다. 우선 순위로 배려하여 애초부터 터널을 만드는 게 옳았지요.

지금 계양산 북쪽 자락에선 롯데그룹이 골프장을 건설하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앞쪽에선 복원하고 뒷쪽에선 파괴하는 ‘코미디’가 벌어지는 꼴입니다. 인천시민의 허파를 깨트리려는 무모한 도전이 아닐 수 없죠. 자연은 자연 그대로 내버려두십시다. 우리들이 건드리지 않아도 후손들이 더 나은 용도를 찾아 활용할 수 있게 말이죠. 부자들을 위한 골프장 건설은 그렇게 시급할 게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인천은 골프장 천지가 되어갑니다. 일본에선 골프장이 사양산업이라는데 인천에선 강화도에 이웃한 석모도, 청라와 송도 경제자유구역 등 온통 골프장 천지가 되어갑니다. 골프장 만들려고 수도권 쓰레기 매립했고, 골프장 만들려고 풍요한 인천 앞바다 갯벌 생물들을 다 매장했는가요? 자연은 우리가 괴롭히는 만큼 우리에게 앙갚음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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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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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115.XXX.XXX.45)
젊은 시절 나이드신 분들이 철자법을 틀리는 걸 보면 왜들 저러시나 했는데, 이제 제가 그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간단한 것은 물론이려니와 모든 것을 확인해야 될 판입니다. 임지웅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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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9 23: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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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웅 (115.XXX.XXX.45)
밑에서 6번째 줄에 '건들이지'는 틀린 맞춤법입니다. '건드리지'가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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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9 23: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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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국 (115.XXX.XXX.45)
아휴! 정말 속이 후련합니다. 언제나 감탄합니다. 훌륭한 관찰, 정확한 판단, 예리한 고발, 제안...에 기립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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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9 23: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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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112.XXX.XXX.116)
언제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글을 귀하게 읽고 있습니다. 골프장 건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신 부분도 귀하게 읽었습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논리는 언제나 저희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어느쪽에 방점을 줄 것인가는 각 자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는데, 문제는 지도자의 방점이 어디에 있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아마도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귀한 글을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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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8 23: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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