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의 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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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의 적들

김영환

2009년 09월 14일 (월) 01:59:15

인류 공동의 시급한 목표인 녹색경제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입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많아 씁쓸합니다.

일본에서 경차란 배기량 0.66리터 미만의 자동차를 말합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1950년 대부터 발전을 거듭해온 일본 자동차들의 연비는 놀랄 정도로 높아 연비 베스트10에 들려면 경차건 보통차건 휘발유 1리터로 20킬로미터 이상은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를 휩쓰는 1위의 하이브리드 차는 36킬로미터에 육박하죠.

일본은 경차의 비중이 30%를 넘었고 이탈리아나 프랑스는 더 앞서 있으니 녹색경제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나라들보다 훨씬 못 사는 우리나라는 사치스럽게 배기량 1리터 미만을 경차로 확대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차 비중은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죠. 이렇게 원칙 없는 업자 위주의 발상이니 녹색경제 선진국이 되기는 글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 전 녹색경제를 위해 자전거를 이야기했는데 자전거보다 시급한 것이 경차죠. 선거 때에는 국민의 머슴이라고 자처하여 표를 구걸하는 자들이 뽑히기만 하면 세금으로 대형차를 타고 으스대며 주인들의 평균 차 크기를 능가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공무원들이야말로 입이 아니라 ‘행동하는 양심’으로 녹색경제 실천에 앞장서야 합니다. 인천의 이익진 계양구청장 같은 분은 작년에 경차를 관용차로 택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녹색경제에 관해 더 근본적인 일이 있습니다. 시끄러운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입니다. 최근 국무총리 지명자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행정도시에 대한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자 충청권을 중심으로 야당이 벌떼처럼 달려들고 있습니다.

속된 말로 깊은 생각 없이 ‘장난하다 애 밴 꼴’이 된 행정수도 이전은 위헌으로 결정되었고 이를 우회하여 만든 것이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노무현 정권의 ‘고집불통’이었습니다. 행정도시로 균형발전이 이뤄지리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행정도시는 수도권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합니다. 정말 하나에서 열까지 균형발전을 이유로 수도를 분할해야 한다면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이 톱을 달리는 충청남도가 아니라 성장이 정체된 영, 호남 혹은 강원 지역 어디에 만든다고 주장했어야 옳았죠. 서울도 GRDP성장률은 전국 최하위권입니다.

10여 개 정부 청사를 지을 땅은 대전에도 충분했습니다. 민주노동당 당직자는 정부 부처를 옮기려면 대전으로 옮기자는 주장을 했었습니다. 결국 노 정권은 20세기 토목경제적인 신도시 건설의 ‘치적(?) 자랑’ 유혹에 빠진 것이죠.

그렇지 않아도 지금 지방자치단체엔 통합 바람이 불어 성남 하남 광주와 수원 화성 오산, 남양주 구리, 인천 서구 계양구 김포 강화 등 전국에서 거의 50개 지자체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통합을 논의 중이죠. 한 쪽에선 통합하라며 다른 쪽에선 쪼개는 ‘이벤트’를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하라는 말인가요.

인공의 행정도시에 우리 민족의 성군인 세종대왕의 이름을 다는 것도 염치 없죠. 세종 임금님이 “그래 경(卿)들은 잘 한다”고 하실까요? 불호령을 내리실 것입니다. ‘내 이름을 팔지 말라!’고... 노 정권의 실세들이 읊었던 ‘행복도시’는 더 더욱 아닙니다. 우리 경제는 거의 10년간 1만 달러 대 소득의 덫에 걸려 있습니다. 나라 살림이 어려우니 국방비 증액의 퍼센트를 놓고서도 장,차관 간에 하극상이 벌어지는 판국입니다.

정 총리 지명자 공격의 선봉에 선 사람이 전 한나라당 총재이자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라는 점도 역설적입니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2002년말 행정수도 건설을 망국이라고 반대한 사실을 지적받자 행정도시는 합헌이라며 도백(道伯)처럼 분할을 강변합니다. 그러나 수도를 2개 만들어 국력을 낭비한다는 본질은 달라질 게 없죠. 국민들의 1가구 2주택보유는 죄악시하면서 정부는 왜 ‘2주택’을 가지려고 합니까?

서울특별시의 약 절반 넓이인 296평방 킬로미터에 걸친 산하를 깔아뭉개 1만 여 명의 공무원이 근무할 행정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이 시대의 철학에 맞는 것인지 야당은 물론이고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나 박근혜 의원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일입니다.

문국현 의원은 일찍이 대선 후보 시절 행정도시 계획을 철회하고 교육과학 연구도시로 만들자고 했습니다. 대덕연구단지도 있으니 교육과학 연구 권역으로 만드는 것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타당성이 있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같은 기구도 침묵하지 말고 의견을 내놓기 바랍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충남 출신인 정운찬 총리 지명자가 학자적 양심을 걸었을 행정도시 수정 필요성 언급에 양식 있는 많은 국민들이 환영합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말대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오히려 가장 빠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좁은 나라에 정부가 두 집 살림을 차리면 세계 19위로 1년 새 6계단이나 추락한 국가경쟁력이 올라가는지도 행정도시 찬성론자들에게 물어봅시다. 국가 원로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43조 원짜리 행정도시를 건설하는 망상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는 녹색경제의 적입니다.

보상이 끝난 행정도시 부지는 일자리를 만들고 국부를 창출할 생산적인 용도로 전환하면 됩니다. 그래도 한사코 강행하고 싶다면 국민투표에 부쳐 국가중대사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읍시다.

인내천 (112.XXX.XXX.243)

맞습니다
규모화해야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은 구시대의 유물입니다!
서울은 쪼개면서 지자체는 통합하라니 어느장단에 춤을 춰얄지........
녹색성장은 키우고 집중해서는 불가능 합니다. 기왕 집중된 서울은 뇌두고 버려진 지역과 농촌으로 도시민들이 내려올 수 있는 정책을 펴는게 정도입니다~~
도시권 인구가 85%를 넘어서고 있는데 계속해서 도시만 만들면 비도시 지역은 공원으로 만들까요? 전국토의 도시화가 발전일까요?
적어도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미래지향적 사고를 해야하는데 임기중의 치적만을 생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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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16: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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