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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칼럼 | 김영환 사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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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만도 못한 인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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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중에 자다 말고 이불을 끌어당기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문득 서울의 아파트인데도 깽깽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느새 공동주택으로까지 파고든 애완견. 이제 그들은 당당한 주인입니다. 그러니 아파트 어린이 놀이터의 개 기생충 알 검출 보도가 나와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며 놀라지 않습니다. 물론 서울 외곽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아직도 ‘개 잡아드립니다’ 라는 녹슨 안내판이나 영양탕, 사철탕이라고 써 붙인 식당이 심심찮게 눈에 뜨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애완견은 분명히 점점 더 융숭하게 대접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주인 잘 만나 잡혀 먹힐 염려 없이, 미용실에다, 카페에다 온갖 호사를 누리면서 주인님에게 재롱만 잘 떨면 평생의 임무는 다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처럼 레스토랑에서 개에게 국물 한 숟가락 먹이고 자기 한 숟가락 떠먹거나 개 묘지 공원을 조성하는 경지엔 이르지 못했으나 개 주인들은 개에다 대고 ‘엄마’ ‘아빠’라고 자칭합니다. 심지어 곳곳에 연중무휴, 24시간 개 응급실을 운영하는 동물종합병원에 2차 3차 개 진료기관, 사설 개 의료보험도 생겼습니다. 일부 한국인들의 개고기 먹는 풍습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해온 프랑스의 애견운동가인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이런 한국의 견권(犬權)의 확대 소식에 접한다면 그 화도 어지간히 풀릴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서민들은 일요일에 엔간한 아픔은 월요일까지 꾹 참고 기다려야합니다. 때론 혹시 병원이 파업은 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면서…. 개 병원은 열려있어도 인간을 위한 의원들은 닫혀 있습니다. 토요일의 대학 종합병원은 12시 전에 접수를 막고 의원급도 대충 오후 2～4시 정도면 문 닫습니다. 어린 시절 심야에 의원 문을 두드려 찢어진 정강이를 스무 바늘이나 꿰맨 기억과는 너무나 판이한 풍경입니다. 그 때에는 의사선생님들이 의료기구가 든 가방을 들고 집으로 왕진을 오기도 했습니다. 의원만이 아니라 지금 동네에서는 휴일에 문을 연 약국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인간이 개 팔자를 부러워해야 할 세상입니다. 우리 사회는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그간 물질적으론 엄청나게 발전되었으나 인간 존중은 퇴보했고, 경제는 팽창했으나 보통 시민들의 인권은 경시된 채 성전환자, 수인(囚人), 미전향 간첩 등 소수자의 인권이 오히려 각광받고 있습니다. 지난 9월3일 새벽 승용차 접촉사고에 분노하여 벽돌장과 과도로 운전자를 죽인 20대 샐러리맨들의 모습은 이 사회의 잠재적인 광기와 인간 경시를 웅변합니다. 2005년 육군 병장 노충국 씨는 군 병원에서 위암조차 판정 못해 제대 후 석 달 만에 숨졌습니다. 질병은 때를 가려 나타나지 않습니다. 몸 아픈 서민들이 휴일이라고 할증료(?)식으로 수가가 비싼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야만 하는 것은 반인권적입니다. 비행기나 지하철, 버스는 휴일에도 할증료 없이 365일 다니는 데 의원은 일요일에 문 닫아도 좋습니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기 혹은 지하철, 시내버스가 주5일만 운행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또 은행의 현금지급기는 왜 근무시간이 지났다고 담합적인 할증료를 받을까요? 근로자는 닷새 근무하더라도 각종 서비스 조직은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사회체제를 만드는 것이 삶의 질 향상과 실업 해소, 경제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국가인권위원회든 보건복지부든 재경부든, 정부는 이런 서민의 현실에 답을 내놓아 사회를 개량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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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ay@cho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