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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산다는 것
김희승 2010년 02월 05일 (금) 08:04:12
나는 오늘도 버스를 타고 가며 생각을 합니다.
쓰레기가 널려 있는 지저분한 거리,
구겨진 사람들의 얼굴, 냉랭한 눈초리, 불친절한 사람들...
그런 우울한 것들을 바라보다가 거기서 벗어나 나만의 꿈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합니다.
지저분한 골목길이 아닌 나만의 꿈길을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그곳에 나는 꽃나무를 심습니다.
나의 한길에 멀리까지 뻗어나가는 가로수를 심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길을 따라 걷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시원한지 모릅니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얼마나 속상한 일이 많습니까?
심술 맞은 사람의 고함소리도 공연히 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유 없이 경멸하는 눈총을 맞고 가슴 아파하는 때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괜스레 방해받고는 속을 끓입니다.
함께 이야기 할 이 없이 무척이나 외로운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괜찮습니다.
꿈속에 들어가면 나를 사랑하고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항상 미소 짓는 그가 거기 있어서 얼마나 마음이 상했겠느냐며 말을 건네줍니다.
항상 만족스러운 삶은 없는 것이며,
기분 좋은 날은 아주 조금 있는 게 세상이니
꿈의 세상으로 들어오라 손짓해 줍니다.

오늘 아침 어제 내린 비가 얼어 살얼음 된 길에서
그만 미끄러졌습니다.
벌러덩 자빠져 뒤통수를 땅에 박았습니다.
머리가 아파서 조금 속상했습니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내 사정을 말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꿈속에 돌아가 내 친구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출근길에 미끄러져 뇌진탕 가료 중이야.”
그러자 그가 답문을 보냅니다.
“몬 소리야?”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답을 기다리다 이상히 여겼겠죠.
답답했겠지요. 정말 무슨 일이 났을까 하고...
그는 내게 전화를 했습니다.
“어떻게 된 거야? 정말 뇌진탕이야? 병원에 가봐야지.”
“괜찮아, 죽지는 않을 정도야.”
“정말 괜찮은 거야? 말하는 걸 보니 멀쩡한 거 같은데...”
그래서 난 코를 종이로 막고 코맹맹이 소리로 말했습니다.
“괜찮아, 단지 코피가 조금 나올 뿐이라구.”
“코피가 날 정도면 정말 병원에 가야 해. 빨리 병원에 가봐. 갈 힘이 없어서 그래? 내가 그리 갈까?”
“괜찮대두, 괜찮아. 병원은 정말 가기 싫어.”
“으이구, 고집두.”
그가 전화를 끊었습니다. 나두 코에서 종이를 뺐습니다.
엄살은 떨었지만 그래도 나를 이처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잠시 후 전화벨이 울립니다. 받아보니 또 그입니다. 얼른 다시 종이로 코를 막습니다.
“병원에 알아보니 머리를 다치고 코피가 나오면 꼭 병원에 가야 한대.”
그가 말합니다. 너무 엄살을 피웠나요?
“아니야, 괜찮아. 이제 많이 나아졌어. 그러니까 이제 염려하지 마. 기분이 좋아졌다고.”
사는 건 다 기분 문제입니다. 꿈에서라도 기분을 살려주는 친구가 있으면 뇌진탕인들 낫지 않겠습니까.

나는 마음이 괴롭거나 답답할 때는 꿈속으로 갑니다.
세상 일이 나를 힘들게 할 때는
공상이나 상상이나 하나님의 세상으로 갑니다.
내 육신이 살아 있는 곳은 현실 세계이지만
내 마음이 살아 있는 곳은 반드시 현실 세계만은 아닙니다.
꿈속에서 더 행복해 하기도 하고
공상이나 상상 속에서 또는 하나님의 세상에서
더 편안해 하기도 합니다.

마음은 육신이 감싸서 보호하고 있습니다.
내 마음은 내 육신 속에 있습니다.
마음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나는 나의 육신에게 좋은 음식을 먹입니다.
그리고 깨끗하게 씻고 관리를 합니다.

우리는 착각을 하고 삽니다.
내가 사는 유일한 곳은 이 세상,
이 땅과 내 집과 내 직장만이 세상인 것으로 착시(錯視)합니다.

진실로 내가 사는 곳은 내 마음이 가는 곳입니다.
내 마음이 다닐 수 있도록 나의 육신에게 매일 먹을 것을 줍니다.
내 마음이 걸을 수 있도록 내 육신을 쉬게 합니다.

나는 내 마음이 좀 더 편안하게 꿈속으로, 상상 속으로
혹은 하나님의 세상으로 다닐 수 있도록
나의 몸을 관리합니다.
내 육신이 쉽게 망가지지 않도록
패스트푸드를 먹으려고 하면 말립니다.
과음하지 못하게 충고를 합니다.
그래야 육신이 건강하게 살면서
마음을 잘 모실 수가 있겠지요.

나는 내 마음이 꿈속으로 잘 가지 못한다고 투덜대면
음악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책을 읽혀줍니다.
그것들은 훨씬 쉽게 마음을 꿈속으로 안내하니까요.

오늘도 꿈속에서 내 마음은 옛 친구를 방문했습니다.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의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럴 때 너의 꿈속으로 들어가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가 정말 살아 있는 곳은 육신이 걸어 다니는
지저분한 길이 아니라 네가 만든 마음속의 길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마음이 편하게 지낼 곳은
화내는 얼굴, 냉랭한 얼굴, 불친절한 사람들이 있는
이 세상이 아니라
마음이 가는 꿈속의 세상,
마음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꿈속의 세상이라는 것을
한 시간 넘게 가르쳐 주고 왔습니다.

내 마음은 남을 가르쳐 주기도 하는
봉사의 길까지도 이제 알아냈답니다.



서울시립대 컴퓨터과학부 교수. 서울대 문리과대학 물리학과 학사, 계산학 석사, 미국 Texas A&M 대학교 전자공학 박사다. <영상인식>, <인공지능과 그 응용>, <PC 어셈블리어>, <Visual Basic>, <미국, 풍요와 탐욕의 두 거울>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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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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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19.XXX.XXX.235)
글을 읽어서는 컴퓨터를 하는 분이라고 상상이 가는 않는다는 것~ㅎ
이 세상이 더 깨끗해지면 마음이 가는 꿈속 세상은 더욱 자유로운 곳이되겠지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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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5 16: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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