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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를 다녀오며
유능화 2010년 12월 29일 (수) 03:16:19

인도의 남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나라. 국토의 모양이 마치 인도의 큰 땅덩어리에서 떨어진 눈물방울처럼 생겨 ‘인도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는 나라. 포르투갈에 100년, 네덜란드에 200년, 영국에 150년, 그렇게 서양의 지배를 약 450년 간 받은 나라. 홍차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나라. 바로 스리랑카입니다.

그 스리랑카로 5박 6일간 의료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의료 사역지는 콜롬보에서 차로 4시간 떨어진 해발 1,800미터의 고지였습니다. 전형적인 타밀족의 거주지역입니다.

그곳 사람들은 눈이 참 예쁩니다. 영화배우 브룩 쉴즈의 눈을 닮은 듯 아름다운 눈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미간에 주름도 없고 얼굴모습은 평온 그 자체입니다.

프리아 다친(15개월), 소피아(12개월), 카위시(16개월) 등 한두 살짜리 아이들을 진료할 때면 마음이 아려옵니다. 이 어린 아이들은 모두 자라서 이변이 없는 한 그들의 부모들처럼 평생 차밭에서 일하다가 차밭으로 돌아가는 고달픈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차 잎을 따봐야 일당이 4,000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저임금, 많은 식구, 낮은 교육이 그네들로 하여금 가난의 굴레를 못 벗어나게 합니다.

차밭에서 일하는 타밀족은 차밭에서 태어나 차밭에서 일하다가 차밭의 거름으로 돌아가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차밭에서, 차밭에 의한 차밭을 위한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행복지수는 세계에서 1, 2위라고 하니 물질의 부유함이 행복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네들을 통하여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 같으면 도저히 못 살 것 같은 환경에서 묵묵히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는 타밀족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고, 불행한 사람은 자기가 안 가진 것을 사랑한다.”는 현자(賢者)의 말을 몸으로 터득한 것 같은 타밀족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게 된 이번 봉사 여행은 내 마음을 더 낮추고, 지난 삶을 더 돌아보고, 가치관을 좀 더 확실하게 세우는 계기가 되어 여러모로 유익했습니다.

오랜만에 신문이나 인터넷과 완전히 단절된 세계에서 잠시 깊은 평온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마음도 지극히 평온해짐을 느낍니다.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세 번씩이나 먹는 불편도 있었지만 이번 봉사 여행을 함께한 여의도 공동체 식구들과의 즐거운 시간, 의미 있는 사역은 참으로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콜롬보 공항을 떠나면서 생각나는 성경 구절이 있었습니다. “천국은 네 안에 있느니라.(The Kingdom of God is within you.)”


경복고, 연세의대 졸업. 미국 보스톤 의대에서 유전학을 연구했다. 순천향의대 조교수, 연세의대 외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시 구로구 온수동에서 연세필 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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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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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훈 (14.XXX.XXX.188)
유능화 선생님,

서남아시아의 보석, 나는 아직도 세일론이라는 식민지 시대의 이름이 더욱 그립게 들리는 나라입니다. 오랜 내전으로 몇차레 여행계획을 취소했는데 다녀오셨다니 반갑스니다. 캔디를 보셨습니까? 사파이아와 차의 나라 -- 차밭을 보셨습니까? 현지에서 마시는 차맛은 어떤가요? 제2편을 기대합니다. 심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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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9 19: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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