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김영환 사에라
     
안철수 ‘영혼의 승부’는?
김영환 2011년 11월 09일 (수) 04:58:03
안철수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이고 직장인들이 가장 사장으로 모시고 싶어 하는 인물입니다. 의과대학 출신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 백신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해온 특이한 경력은 포동포동한 볼 살에 천재적인 눈빛까지 어우러져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지금이야 ‘알약’ 같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무료 백신들이 등장하여 그의 백신의 성가는 많이 사위었지만 그는 3,000억 원을 넘나드는 주식부자가 되었습니다. 부와 무관하게 안 교수와 견줄 IT 인물로는 ‘hwp’라는 친숙한 확장자를 가진 한글 시리즈로 한글의 컴퓨터화에 공헌한 벤처 1세대 이찬진 박사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안 교수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자 기대반 걱정반이었습니다. 의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경영자, 작가, 교수로 바뀌는 그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5퍼센트의 박원순 지지율을 단숨에 자신의 지지율대인 50퍼센트로 끌어올린 정치공학과 승부사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했습니다. 이 IT의 대가에게 나는 “북한 디도스 공격으로 중요 전산망이 마비되는 이 나라 정보통신의 참담한 상황도 살펴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과거 그의 텔레비전 특강을 들으면 그는 젊은이의 정신적 지주로서 그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안 교수는 “정말 자기에게 재미있고, 의미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성공이란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솔직한 그의 담화는 가식이 없어 보였죠. “중소기업을 파괴하는 대기업은 나쁘다”고 일갈했습니다.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 집권세력이다.” 거침없는 그의 정치적 언변은 기성 질서를 매질했습니다.

실업과 물가고, 임신․출산과 육아, 망국적인 사교육비,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고사하고 임신한 그날부터 각종 검사로 삶의 덤터기를 옴팍 뒤집어써야 하는 것이 이 나라 젊은이들의 운명이죠. 죽어야 그 멍에를 벗는다는 것은 OECD국가 최고의 자살률이 증명합니다. 인화물질로 가득한 불만의 사회에 그가 던진 불씨는 폭발했습니다. 불과 석 달 만에 서울시장 후보 ‘양위’로 성공을 거둔 그가 앞으로 어떤 정치적 ‘벤처’를 일굴지는 그도 우리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박 후보가 안 교수와 ‘일심동체’라는 어휘를 구사했을 때 나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거의 쓰지 않는 이 단어에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사람들은 안 교수를 잘 알지 못하면서 짝사랑하는 것은 아닌가, 안철수와 박원순이 서로를 그렇게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가? 얼마나 자주 만나서 정세를 논의하고 의식화했기에, 무엇을 어떻게 공유하기에 그런 어휘가 가능했는지 의아했죠. 안 교수는 ‘안보는 보수고 경제는 진보’라고 했는데 박 시장의 생각을 전부 안 교수 자신의 것으로 동일시해도 되는지, 후보로서 과거의 언행과 수많은 논란과 검증을 보고 들은 안 교수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고 싶었습니다.

안 교수는 자신의 정치적 장래에 대하여 확언을 않고 있지만 대선후보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고 18대 대통령 선거일은 내년 12월19일로 13개월 남았습니다. 미 대선은 내년 11월6일인데 야당인 공화당을 보면 1월3일의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9월초의 후보결정 전당대회까지 주별 경선의 긴 경주에 돌입합니다. 미 대선은 내년 3차례의 여야후보 텔레비전 토론일정과 장소까지 확정되었죠. 역시 선진국다운 예측 가능성입니다.

안철수 교수의 처신도 야권 통합도 안개에 싸여 있습니다. 그는 경계선에 서서 양 발을 정치와 교수직에 각각 디뎠다고 ‘폴리페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대로 옛 권위주의 정권들의 수법처럼 한국의 정치와 국민을 또 한 번 기습할 생각이 아니라면 안철수 씨는 자신이 설 자리에서 빨리 스탠스를 잡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야 야권도 통합방법에 대한 소모적인 논란을 지양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매스컴도 민주주의의 발전과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과연 이 사람이 대통령후보 자격이 있는지 따질 것을 따져야할 충분한 검증 시간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챙기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아도 무방한 교수직이라는 이율배반적인 괴리 사이에서 시간을 벌며 유영(遊泳)하는 행태를 종식시키란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레임덕에 이른 대통령, 북한의 강성대국 완성연도인 2012년의 도발가능성,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문제, 각종 남남 갈등으로 정치가 불안정합니다. 정치가 안개 속이면 경제도 더 가라앉기 마련이고 그 여파로 서민들의 민생은 더욱 압박을 받죠.

안 교수가 정치를 하고 싶다면 이제 정치의 장으로 나오는 것이 제자들의 교육이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길입니다. 당을 고르든 만들든, 무소속이든 내년 총선으로 심판을 받는 것도 방법이고 이르다 싶으면 각종 토론회에서 나라를 발전시킬 방안이 무엇인지 국가적 ‘아젠다’를 다듬어 밝혀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시간이 부족합니다. 오랜 기간 대통령을 준비했다는 사람도 민족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상을 타는데 급급해 이념갈등의 뿌리를 제공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습니다. 준비 없는 서두름의 무서운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안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늘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영혼이 있는 승부를 하라”고 권했습니다. 이제 국민이 묻습니다. “안철수 씨,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영혼의 승부는 무엇입니까?”라고….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design (121.XXX.XXX.79)
진부하고 식상한 정치 행태의 행진을 종식시켜야 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터질 것같은 열망이다.

그 대안의 물결에서 떠오른 '안철수'라는 현상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하면서도 웬지 모를 찜찜함이 뒤따른다.

한시적인 또다른 각본으로 국민을 양분시키고
요동치게 하지 않을까하는 정치 퍼포먼스의 후유증이 마냥 불안하다.

이분법적인 기분과 재미가 남긴 후유증이
지금도 무겁게 되풀이 되기 때문이다.

"안철수씨 당신의 진정한 스토리(영혼의 승부)는 무엇"이냐고
묻는 적기의 심층 질문에 언론인 김영환의 예각적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너무 고맙다.

- 이제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가 승부의 주체가 아니라
대통령이 된 다음에 정말 잘 하느냐가
더 중요하고 절실해서 이다 -
답변달기
2011-11-10 20:05:01
0 0
김윤옥 (210.XXX.XXX.36)
안철수 교수님이 대통령 후보로 나설 것인지는 그 분 자신의 의지보다 국민의 염원으로 결정 될 것입니다. 그 분은 원치않더라도 지금의 정치행태가 도저히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었을 때 그 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북한의 디도스 공격도 북한이 더 이상 우리를 적으로 미워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서 해결할 것입니다.
눈을 한 단계 높여 사물을 관찰해 보십시요. 거인의 시선은 다릅니다.
한 가지 첨언 한다면 오랜기간 준비한 후보들이 자신의 잇속 챙기기만 준비한다면 그 준비 기간이 길면 길 수록 국민은 더 쉽게 참담한 처지에 빠질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은 몇 번의 학습효과로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않을 것입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답변달기
2011-11-09 16:03:09
1 2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