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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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

유능화

2012년 02월 13일 (월) 02:13:12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1894~1989), 혼다 소이치로(本田宗一郎, 1906~1991)와 함께 ‘일본의 3대 기업인’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CEO 이나모리 가즈오(稲盛和夫, 1932~) 교세라(京セラ; Kyocera Corporation) 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일 우리나라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아메바 경영’이라는 특수경영 즉, 끝없이 분열하는 아메바처럼 거대한 기업을 독립채산이 가능한 조직으로 계속 나누어 사원들 전원 참가가 가능하도록 한 경영으로 유명합니다. 교세라에는 현재 이러한 아메바 조직이 3,000개가 넘으며, 지금도 세포분열에 의한 증식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이나모리 회장의 아메바 경영방식을 채택한 회사가 300개 이상이며, 세계적인 유수기업들도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일흔여덟 살이던 2010년엔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경영난을 겪던 국적항공사 JAL 회장에 무보수로 취임해서 회사를 1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로 돌아서게 한 후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니 과연 ‘경영의 神’이라 할 만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일본항공이 그대로 도산한다면 일본 경제도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아 받아들였다. 일본 산업의 상징이기도 하고, 직원 수만 명의 일자리와 관련된 일이기도 하니까. 나도 늙었고 1주일에 3일만 시간을 낼 수 있으니 월급은 필요 없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사소한 것, 작고 지저분한 일도 그 일에 혼을 불어넣고 가치 있는 일로 만드는 것이 경영자의 책무라도 생각하고, 본인이 평생 최선을 다해 실천해온 이념입니다. 그러한 교훈이야말로 풍족한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삶의 큰 지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평생 '인간은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뭔가 공헌하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생각하고, 경영자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매사에 아주 진지하게 살아왔습니다. 그가 창업하면서 내세운 경영철학은 아주 단순명쾌합니다. '전 사원의 물심양면에 걸친 행복을 추구할 것. 인류사회의 진보 발전에 공헌할 것. 조직의 리더인 경영자는 자신을 버리고 이타적인 생각으로 조직을 운영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불교에서는 '이타(利他)'라고 합니다. 경영자는 반드시 이타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경영의 최대 목표인 이익 추구의 정반대 편에 있는 '이타의 마음'이 오히려 바탕이 되지 않으면 결코 순조롭게 경영할 수가 없다고 강조하니 1%를 위한 제도로 지탄받는 자본주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그것 때문에 발전도 하지만, 파멸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간의 욕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절제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일한다는 이타심과 사랑으로 베이스를 조금씩 옮겨가야 합니다. 자본주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법률과 규칙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마음입니다.

저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씨 없는 수박을 개발했다는 우장춘 박사의 사위이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축구선수 박지성이 잠시 활약하던 교토 퍼플상가의 구단주였기에 더 친근감이 갑니다. 그의 이타심을 바탕으로 한 경영철학도 멋지지만 그의 인생관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그는 '죽음이란 육체를 두고 영혼이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신의 인생은 80년이라고 임의로 정하고 "태어나서 20년은 사회로 나오기 위한 준비 기간, 다음 40년은 사회를 깊이 연구하며 일하는 기간, 마지막 20년은 죽음, 즉 영혼의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저의 시간도 영혼이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예전보다 훨씬 편함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