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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철 대한민국 정치인
고영회 2012년 03월 01일 (목) 01:19:28
“자네 바쁜가?"
"왜요?"
"음 시간 있으면 술 좀 따르게!"
"아 저런, 죄송합니다. 전화하거나 문자 보내시잖고."

술자리에서 심심찮게 오가는 말입니다. 내 잔에 술이 비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은 따라줄 생각도 않고, 그렇다고 내가 스스로 따르자니 영 머쓱하여 엉거주춤한 분위기를 없애려고 우스개 삼아 하는 얘기입니다. 술 한 잔이라도 자기가 좋아 마시는데 자기 이익을 스스로 챙기는 모습은 염치가 없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조금 억지더라도 잔을 받는 상황을 만들어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잔이 비었는데 옆과 앞에 앉은 사람은 따를 생각을 하지 않을 때, 스스로 내 잔에 술을 따르려면 괜히 머리가 쭈뼛거리고 속이 편치 않습니다. 비록 작은 이익이라도 자기가 자기 것을 챙기는 것은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는 예절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국회는 2월 27일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의석수를 지금 299자리에서 300자리로 늘리기로 확정했습니다. 그렇지만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을 편의점에서 팔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법사위 정족수 미달로 처리하지 못했다 합니다. 어이없죠.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모두 118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저녁 7시까지 모이기로 했던 법사위원들이 모이지 않아 58개 안건만 다루고 끝냈고, 국회선진화법은 논의조차 못했다고 합니다. 본회의를 더 열 수 있지만 총선을 앞뒀기 때문에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아 18대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18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면 제출된 법안은 자동폐기됩니다.

헌법 46조는 '국회의원은 청렴 의무가 있고,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고, 국회의원은 그 지위를 남용하여 이익을 얻으면 안 된다.'고 요구합니다. 헌법조문은 국민이 국회의원에게 내리는 명령입니다. 명령이라 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기본자세라 해도 좋습니다.

위 국회의원 자리수 늘리기, 약사법 개정안 처리에서 헌법 정신을 찾을 수 있습니까? 지금은 18대 국회의원 임기 중입니다. 임기 중이기 때문에 세비가 나가고 국회의원 혜택을 계속 받습니다. 국회가 민생 관련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다고 언론에서 수없이 지적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이번 국회에서 자동 폐기되는 법안이 7천여 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면 막바지에라도 열심히 할 일을 할 것이지 할 일은 젖혀둔 채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만 챙기는 모습은 정말 염치가 없습니다.

위에서 도마에 올린 법사위는 어떻습니까? 그동안 법사위가 변호사 업역에 관련된 법안(세무사법에서 변호사자동자격 폐지문제, 변리사법에서 자동자격 폐지와 소송대리권 문제 등)에서 해온 행동을 보면 법사위는 변호사권익보호위원회라 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올해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온갖 정책을 어지럽게 내놓습니다. 여당과 야당은 자기 위치에 따라 정책을 마련하는 시각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책은 궁극에는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개인이나 당의 이익이 나라와 국민의 이익과 충돌할 때 정치인은 나라와 국민의 이익을 위한 쪽에 서야 합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민은 그런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삼일절입니다. 1919년 우리 선현들은 자신의 고통과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온몸을 던져 독립을 외쳤습니다. 그런 선현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나라가 있습니다. 삼일절을 맞아, 정치인이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선현과 후손에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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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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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119.XXX.XXX.227)
의견 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강철중 2012-03-02 09:40:36>
법사위는 변호사권익보호위원회다. 적절한 지적입니다. 이번 총선의 각각 후보 면면을 보면 더 걱정됩니다. 이러한 분이 나서서 판을 갈아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한승국 2012-03-03 19:42:48>
앞 부분 인용한 예화 참 재밌네요.
덕분에 어제 산 함께 탄 두 선배에게 여러번 써 먹었지요.
내 잔이 빌 때마다. ㅎㅎㅎ
관련해서 요즘 길 가다가 누구에게 말 물어 보기 힘든 거
재미나게 표현한 얘기 없는지 찾아서 소개 좀 부탁합니다.
참 많은 해야할 일들을 두고도 자기 잇속만 차리는데 급급한 그 넘들
어떻게 하면 제대로 혼을 내주고 변화시킬 수 있을지.
바꿔도 바꿔도 그 넘이 그 넘인 세상.
해보지 않고선 알 수 없는 무슨 사연이 있는 직업이 아닐까요?
직업도 직업대로 그 나름의 속성이 있기 마련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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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5 09:20:20
0 0
고영회 (119.XXX.XXX.227)
후보들이... 네, 참 슬픈 일입니다. ㅠ.ㅠ
답변달기
2012-03-04 11:08:39
0 0
의견 (119.XXX.XXX.227)
의견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무성 2012-03-01 11:43:42>
대한민국 국민을 대변하는 산소리입니다. 이 답답함을 고선생님이 해결하여 주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영호 2012-03-01 08:37:28>
귀한 말씀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수는 비례대표 포함하여 200명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제 밥그릇 챙기는데는 금메달감인 현역 정치인들을 금년 총선에서는 싹슬이로 청소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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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2 12:16:15
0 0
고영회 (119.XXX.XXX.227)
의견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지환>
뭔가 마음애 와닿는 느낌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할 기회가 있겠지요..
시작의 네줄~처럼!

<유희열>
고부회장님!
안녕하시죠? 글꾼의 글솜씨는 여전합니다.
국회 법사위는 법조인 대변인 위원회라는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만 아직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어 후진국회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의감에 불타면서 강단있는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중의 하나지요!
고 부회장님의 생각에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으니 올해 대선에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 난다고 봅니다.

<작은 거인>
열아홉 손에 태극기휘날리며 아우네 장터서 일어섰다네 ㅡ 조국의 독립을 위해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유공자들의 뜻을 기리는오늘. 고대표님 살아숨쉬는 글 잘읽었습니다. 말씀대로 나라와 국민을 우선보단 개인과 당을 우선하여 분투 거짓 갖은 가식 노력하는 요즘경향........어찌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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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1 14:57:02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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