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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지 않을 권리
고영회 2012년 04월 10일 (화) 02:22:18

선거는 민주주의에서 꽃이라 합니다. 간접이라도 선거를 통해 민의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국가가 선거비용을 댑니다. 선거날은 임시 휴일이니, 우리나라 평균 하루 생산액 개략 3조 원을 포기합니다. 시민은 원하지 않는데도 선거 문자를 받고, 거리에서 억지로 명함도 받아야 합니다. 선거 한 번 하려면 값을 비싸게 치릅니다. 만약 선거가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선거제도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주요 정당은 당헌에 ‘선진 일류국가 건설, 미래 지향적 대한민국 건설’이라고 했습니다. 나라를 망치겠다는 정당은 없습니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정당이나 후보가 낸 공약을 보면, 정당의 목적에 맞게 움직이는 정당은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솔직하게 권력을 낚아채는 게 목적이라고 밝혀두는 게 더 낫습니다. 시민도 그걸 알고 투표하게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에서 공천하면서 여러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공천하는 원칙과 기준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겠지만, 각 정당은 민의와 동떨어진 사람을 공천했습니다. 유권자는 안중에 없습니다. 그바람에 지지율이 출렁거렸지요.

‘뽑지 않음’과 ‘지지 정당 없음’ 칸을 만들자
지역구는 그 지역민의 뜻을 담되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야 합니다. 공천을 받아 뛰는 사람 가운데 지역민의 바람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도 지역민은 한 사람은 꼭 뽑아야 하는 걸까요?

선거에 나온 사람 누구도 맘에 들지 않아 뽑고 싶지 않다는 민의가 있을 때 이를 선거에 반영할 방법이 없습니다. 선거는 가장 좋은 사람이 없다면 그다음 좋은 사람을, 가장 싫은 사람 대신에 덜 싫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설득합니다. 이런 논리는 옳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데, 싫어하는 사람뿐인데도 왜 한 사람은 꼭 뽑아야 합니까? 그러다 보니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습니다. 젊은 층은 더욱 그렇습니다.

비례대표는 정당 투표로 뽑습니다. 정당은 나라를 좋게 만들면서 유권자에 다가갈 정책을 만들어 내놓아야 합니다. 이번 각 정당 공약에서 과학기술분야를 살펴보면 거의 없거나 있더라도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나는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은데 정책이 부실하여 찍고 싶은 정당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 정당은 고르도록 강요합니다. 이게 올바른 일인가요?

지역구 선거에서 후보로 나선 사람을 아무리 둘러봐도 찍고 싶은 사람이 없을 때, 억지로라도 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면 괴롭습니다. 뽑을 사람이 없다면 뽑지 않을 권리를 주는 게 민주주의 원리가 아닐까요? 투표용지 끝에 ‘뽑지 않음’칸을 만듭시다. 이 칸에 투표한 사람이 제일 많다면 그 지역구는 의원을 뽑지 않도록 제도를 고칩시다.

비례대표선거는 전문분야나 직능분야 대표를 정치에 참여시키기 위한 제도입니다. 정당 투표로 비례대표를 뽑습니다. 그런데 정당에서 내놓은 공약을 보니 도대체 찍고 싶은 정당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투표하라 하는 것은 민주주의 뜻에 어긋납니다. 이럴 때에는 ‘없음’칸을 만들어 ‘없음’에 찍은 투표율에 해당하는 비례대표 수만큼 뽑지 않도록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비례대표가 54명이지만 ‘없음’에 찍은 사람이 10%라면 국회의원 5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줄이기 싫으면 정당이 진정 나라를 위해 정성 들여 정책을 마련하겠지요. 유권자들이 꼴보기 싫다며 투표를 포기하는 일도 줄어들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실현하는 길이 아닐까요? 이미 인터넷에는 이런 생각을 올려 의견을 모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물 됨됨이’로 뽑고, ‘정책’ 보고 당을 고르자
이번 선거에서 제도를 바꿀 수 없으니 싫든 좋든 뽑아야 합니다. 각 정당에서 제대로 공천도, 제대로 정책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판에 당을 보고 찍으면 곤란합니다. 제안합니다. 지역구 투표는 후보자 인물을 보고 뽑읍시다. 비례대표는 부실하더라도 각 당에서 내놓은 정책을 보고 찍읍시다. 잘못 찍는 순간 투표한 값을 내놓으라고 청구서가 날아올 것입니다. 제대로, 꼭,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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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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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XXX.XXX.117)
고영회님은 천재 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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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11:38:08
0 0
고영회 (119.XXX.XXX.227)
그림 님, 님 아들이 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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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0 10:19:05
0 0
그림 (1.XXX.XXX.117)
와~ 정말 맞아요 맞아
꼭 우리 아들이 말하는거랑 어쩜 그리 똑 같아요.
여야가 정말 맨날 싸우다가 의원수 한석 더 만드는건
어쩜 그리 소리 소문없이 만들었는지 젊은아이들이 한탄을 하더군요
아이들 하는 말이
국정논리도 컴퓨터로 눌러서 데이타 베이스를 만들면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구의원 시의원 다 필요 없다고 하네요
아~ 그런데 이 중요한 사안을 누가 법률화정당화 만들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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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8 11:34:52
0 0
고영회 (119.XXX.XXX.227)
시민단체가 밀고 나가고, 국민은 그 시민단체에 회원으로 가서 힘을 실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를 밀고 나갈 시민단체를 만들어도 좋고요...
그림 님,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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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0 10:20:52
0 0
고영회 (119.XXX.XXX.227)
<양인홍>
오늘 고위원장님 글올 읽고 감탄하였습니다.
정말 멋진 생각이며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선거방법이 우리나라에 뿌리내릴 수 있기록 기원합니다.
<한승국 2012-04-10 08:28>
고 변님!
어쩌면 요렇게 제 맘과 똑 같이 써 주십니까요!
이 글 퍼다가 연판장 만들어 돌립시다!!!
<신진 2012-4-11>
수고 많으십니다. 충남대학교 신진교수 입니다.
저의 저서 "정당개혁과 선거제도개혁" 충남대학교 출판부에서 고 선생님과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꼭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신진 드림
<이필원 2012-4-11>
고위원장님, 글읽고 동감하는편입니다.
고심한뒤에 투표해보니 선거제도 고칠게 많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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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0 11:29:40
0 0
고영회 (119.XXX.XXX.227)
합동유세가 없어진 것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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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0 11:33:55
0 0
신아연 (110.XXX.XXX.249)
크게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의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 나라가 부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외동포로서 조국은 시집간 여자의 친정과 같습니다. 친정이 잘 되야 시집에 기죽지 않고 떳떳하게 살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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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0 10:29:32
0 0
고영회 (119.XXX.XXX.227)
녜, 친정이 잘 되게 관심 많이 기울여 주세요.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2-04-10 11:34:44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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