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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참 가볍다
고영회 2012년 07월 25일 (수) 00:14:04
얼마 전 총리 해임건의안을 직권으로 본회의에 올렸지만, 표결에 참여한 의원이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어느 신문은 ‘국회가 가볍다’는 말로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여 행정부를 통괄하는 자리이니 직무가 무겁습니다. 그런 국무총리를 해임하라는 건의안을 야당은 덜컥 내고, 국회의장은 직권으로 본회의안으로 올리고, 끝내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시켰습니다. 국무총리란 자리를 두고 국회는 참 가벼웠습니다.

18대 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으로 폐기된 법안이 7천여 건이고, 그중에서 상임위를 통과하여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던 것은 5백여 건이라 합니다. 그 5백여 건은 상임위 심의를 거친 것이니 노력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국회에서 법안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전문위원 검토도 거쳤고, 필요에 따라서는 공청회, 여론조사 등 여러 절차를 거쳤을 것입니다. 그런 절차를 거치려면 돈이 들어갑니다. 법사위에 있다 자동 폐기된 법안 5백여 건에는 돈이 더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런 법안이 자동폐기됨으로써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폐기된 법안 가운데에서 법안 상당수는 19대 국회에서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니 돈이 겹으로 들어갑니다. 변리사법 개정안은 17대에 이어 18대 국회 법사위에서 2번째 자동폐기됐습니다.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허비한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셌습니다.

19대 들어오면 뭔가 나아질 줄 알았습니다. 의원 특권을 포기하겠다, 일하는 국회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이번 국회는 법에서 정한 개원일도 지키지 못했다고 질책을 당해도 끄떡없습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합니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이래 국회는 아직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헌법 재판에서 위헌과 합헌은 3분의 2선을 기준으로 결정됩니다. 민감한 사안은 한 사람에 따라 위헌과 합헌이 갈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헌법재판소장이 국회에 빨리 임명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아직 언제 처리될지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헌법재판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대법관 공백이 20여일 이상 계속되지만 국회는 여전히 한가롭습니다. 대법관이 공석이면 그만큼 사건 처리가 늦어집니다. 재판 결과에 목을 맨 국민은 목이 빠질 지경입니다. 그런데도 국회는 빨리 처리해야겠다는 급박함이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곽노현 교육감 판결, 선거 사범 판결 등으로 공백 사태를 즐기고 있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해외 건설공사현장에 근무할 때 현장기사로서 제일 괴로운 게, 일꾼이 출근했는데 일을 할 수 없어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발주자나 감리자와 협의를 마치거나, 사전 검사를 마쳐야 후속 작업에 들어가는데, 그 일을 마무리하지 못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때는 참 괴롭습니다. 일꾼에게서 일당 물어내라고 항의를 받아 괴롭기도 하지만, 항의하지 않더라도 일당을 벌어 먹고사는데, 내가 일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 피해가 일꾼에게 돌아갈 때 현장기사로서 미안함이란 이루 말하기 어렵습니다.

국회는 국민 돈을 쓰면서, 국민에서 저렇게 피해를 안겨주고도 미안한 생각이 없나 봅니다. 나 때문에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내가 하루 빨리 처리하면 그만큼 국민 고통이 줄어든다는 생각을 한다면, 걸린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해 여당과 야당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해야 합니다. 헌법에는 국회의원은 국가의 이익을 우선하여 직무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헌법을 어기는 국회, 자기가 만든 법을 안 지키는 국회, 온갖 특혜는 포기하지 않는 국회, 너무 가볍습니다.

여당과 야당이 서로 목적을 위해 다투는 것이야 막을 수 없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대상과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당선된 뒤 딴소리하더라도 어찌할 길이 없는 현실에서, 국회의원은 국민 앞에서 진중하라는 주문은 허무한 외침일 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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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4) (119.XXX.XXX.227)
<한승국 2012-07-25>
고 위원님의 이런 글을 대할 때마다 저들을 국회로 보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괘씸함과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합니다. 민의가 천심이 되어 저 가벼운 것들을 쓰악(?) 하고 막 나가는 쪽으로 가는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것은 안되겠지만 어떻게 저들을 좀 야단쳐 제대로 제 구실을 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저 역시 독자로서 어떤 기발한 해법을 제안해 드리지 못하고 애마하게 글을 맺어 죄송합니다. <^^!
<고영옥 2012-07-25>
국회의원 모습을 보니 유머 메일에서 보았던 글 중에 국회의원과 거지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내용이 생각이 납니다. 어려운 시대에 각자가 자기의 일을 찾아 책임성있게 일해야지 하는 생각을 촌노가 생각하면서........
<김성대님 2012-07-25>
이런 국회 꼭 필요한 걸가요? ...... 휴~~~
<이봉원 2012-7-25>
오늘 칼럼 잘 봤습니다. 날로 글빨이 세집니다. 변리사가 아니라 전문 칼럼니스트로 나가셔야 할 듯합니다.
날이 덥습니다. 마음으로나마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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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6 08: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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