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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길바닥
고영회 2013년 04월 16일 (화) 00:18:38
차를 끌고 시내 도로를 달려보시죠. 길바닥 사정이 어떻습니까? 도로 포장면이 엉망입니다. 지난겨울 눈이 많이 내렸고, 눈을 녹이려고 염화칼슘을 뿌린 탓인지 표면이 울퉁불퉁합니다. 이런 길을 달려야 합니다.

   
포장한 지 오래돼 표면이 거칠어진 것이야 누굴 탓할 일이 아닙니다. 길바닥을 가로질러 상하수관 전선관 등을 시설을 묻으려고 파헤친 것이든, 바닥이 파여 보수한 곳이든 기존 도로면과 새로 공사한 바닥이 원래 포장면 같이 균일한 곳이 거의 없습니다. 길 가운데 맨홀 뚜껑도 많이 있습니다. 처음 포장할 때 설치된 맨홀 뚜껑은 비교적 도로면과 어울리게 설치됐을 겁니다. 나중에 설치하거나 보수한 맨홀 뚜껑은 주변 도로면과 높이 차이 없이 설치된 것을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차가 달리는 도로면에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면 위험합니다. 운전자는 도로면이 평평할 것이라 생각하고 운전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도로면이 울퉁불통하고, 맨홀 뚜껑 가장자리가 불거져 나오면 차가 흔들리고 운전자는 급히 운전대를 꺾어야 할지 모릅니다. 빠른 속도로 달릴 때 도로면이 이러면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도 그렇습니다. 처음 보도블록을 매끈하게 깐 길도 수도관 하수관 맨홀 등을 설치하기 위해 길바닥을 걷어내고 나면 다시 깔면 길바닥이 엉망이 됩니다. 보도블록은 제멋대로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고, 틈새도 벌어졌습니다. 길이 평평하겠지 생각하고 걷다가 느닷없이 움푹 파이거나, 치솟은 바닥이 나타나면 몸이 균형을 잃고 쓰러집니다. 요즘에는 길을 가면서 전화기를 쳐다보며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은 바닥을 제대로 보지 못해 자주 뒤뚱거립니다. 전화기를 쳐다보고 다니는 사람이 모두 감수해야 할 일인가요?

못살던 시절, 공사기술이 없어 날림공사를 할 수밖에 없는 시절도 아닌데 이런 상태가 계속됩니다. 제도가 잘못됐거나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잘못됐겠지요. 도로 보수하는 회사의 기술 자격을 정해뒀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수한 도로면의 높이 차이를 허용기준 아래로 유지할 기술을 가진 회사로 제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회사가 이런 기술도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사한 것이 허용기준을 벗어나면 두말할 것도 없이 공사를 다시 시켜야 합니다. 보수 공사한 바닥이 기존 도로면에서 불룩하게 솟았거나 꺼져 있어도, 맨홀 뚜껑이 도로면에서 솟아 있어도 공사비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보수할 범위도 좀 더 고민해야 합니다. 보수할 곳을 줄이려고 딱 보수할 곳만 걷어낸다면 비용은 줄일지 모르지만 안전에는 나쁩니다. 도로 중간을 보수해야 할 때, 보수할 곳을 차선이 있는 곳까지 더 넓힌다면 공사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길은 더 안전해집니다. 맨홀은 되도록 도로 가운데 생기지 않게 만들고. 어쩔 수 없이 도로면에 있어야 한다면 맨홀뚜껑과 도로면은 높이 차이가 거의 나지 않게 정밀하게 설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게 공사한 것은 다시 시켜야 합니다.

서울 시내 찻길을 달리거나 인도를 걸으면 21세기 서울의 모습이라 하기에 낯 뜨거운 곳이 참 많습니다. 서울시는 비 오면 물이 튀기는 울퉁불퉁한 도로, 곳곳에 팬 곳, 도로와 높낮이가 다른 맨홀 등 불량도로를 정비하려고 전자파를 활용한 레이더 탐지기, 도로 스캐너 등 첨단장비를 동원할 것이라 합니다. 이런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도로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이전에 기술수준이 확인된 회사에게 공사를 맡기고, 공사 품질이 기준에 못 미치게 공사한 것은 다시 하도록 품질검사를 꼼꼼히 해야 합니다. 사고 날 곳이 아닌 곳에서 사고 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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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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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119.XXX.XXX.227)
차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그런 내용을 다루셨네요..
덜컹거리는 맨홀 주변을 달릴때면 늘 조마조마한 마음이지요..
명품의 차이가 작은 부분에서 판가름나듯 한 국가의 수준도 이런 세밀한 곳에서 결정되지않나 싶네요.
이런 글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거겠죠..ㅎ
감사합니다. 이창직 글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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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3 15:41:06
0 0
의견(4) (119.XXX.XXX.227)
이무성 2013-04-17 00:33:19
고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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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013-04-16 12:13:37
꼭 지적해야 할 사항을 후련하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도블럭이나 길 하나 제대로 깔지 못하면서 문화국이란 말을 할 수 있을지.. 길, 사람들이 다니는 길부터 중요하게 생각해야 선진국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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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2013-04-16 11:27:47
도로 보수공사를 한 시공사와 감리회사를 공사한 도로 인근에 실명으로 표시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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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국 2013-04-16 10:55:01
약관과 규정대로 시공하고 검사하면 아무 탈 안 날텐데... 기본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니까 문제제지요. 우리가 선진국이 됏다고 하지만 길 거리 담배 꽁초들과 쓰레기가 맨홀로 다 버려지는 거 보면 아직 요원하다 싶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좀더 고민하고 스스로 다잡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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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7 12:27:45
0 0
무심천 (99.XXX.XXX.1)
갑자기 거친도로를 지나게되면 가슴이 철렁하지요.국민의 세금은 다 어디에 사용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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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7 10:57:22
0 0
고영회 (119.XXX.XXX.227)
오늘도 덜컹거리는 길을 다니려니 철렁철렁합니다. 정말 어디에 쓰는 걸까요? 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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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9 09:21:47
0 0
고영회 (119.XXX.XXX.227)
아, 그 길도...
의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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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9 0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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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2) (119.XXX.XXX.227)
>>임종헌 2013.04.16 09:20
아무도 지적하지 않은 곳을 잘 지적하여 주셨습니다. 이제는 길거리, 보도블록도 잘 고쳐서 진정한 행복도시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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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20113.04.16 14:04
옳은 지적입니다. 누더기 도로가 많아 차량 운전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정치성 복지도 좋지만 이런거 시정하는것도 복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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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6 16:58:26
0 0
libero (58.XXX.XXX.233)
시장님, 구청장님들이 행사 벌이고, 난장을 여는 데만 신경 써서 그런가요. 아주 중요한 일인데 너무 소홀히 지나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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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6 09:30:56
0 0
고영회 (119.XXX.XXX.227)
그러게 말이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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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9 09:19:21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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