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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 가장 많이 하는 후회 Top 5
신아연 2014년 02월 28일 (금) 00:31:34
노인 병간호를 하는 한 호주 여성이 최근에 의미 있는 일을 했습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감지한 양로원 노인들이 이 아가씨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후회되는 일들을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다들 스스로 이야기한 걸 보면 아마도 아가씨가 마음이 따뜻하고 사람을 편하게 하는 성격을 가졌던가 봅니다. 이 아가씨는 생의 종착지에 다다른 노인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매번 똑같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걸 추려내니 죽음 앞에서 가장 많이 하는 다섯 가지 후회로 압축이 되더랍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1. 난 나 자신에게 정직하지 못했고 따라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사는 대신 내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그들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았다.

2. 그렇게까지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었다. (젊어서 그토록 열심히 일하신 우리 아버지조차 내게 하신 말이다.) 대신 가족과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했다. 어느 날 돌아보니 애들은 이미 다 커버렸고 배우자와의 관계도 서먹해졌다.

3. 내 감정을 주위에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지 못했다. 내 속을 터놓을 용기가 없어서 순간순간의 감정을 꾹꾹 누르며 살았다.

4. 친구들과 연락하며 살았어야 했다. 다들 죽기 전에 그러더라고. “친구 아무개를 한 번 봤으면…”

5. 행복은 결국 내 선택이었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는데 겁이 나서 변화를 선택하지 못했고, 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남들과 똑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끝으로 “돈을 더 벌었어야 했는데, 궁궐 같은 집에서 한번 살아봤더라면, 고급 차 한번 못 타 봤네, 애들을 더 엄하게 키웠어야 했다” 라고 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부연입니다.

솔직히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입니다. 몰라서 못 하는 것보다 알면서도 안 하는 것에 생애 대부분의 문제가 걸리듯이 죽음 앞에서 직면하는 이 다섯 가지 명제 또한 그러합니다.

지인은 ‘균질화된 삶, 균질화된 후회’라는 말로 ‘지금처럼 이렇게 사는 끝이야 다들 뻔한 것 아니겠냐’는 뜻을 대신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 아니라 실은 '그때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 섬뜩합니다. 그래서 더욱 절망스럽습니다. 다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것’이라는 말만이 선연히 떠오를 뿐입니다.

영혼을 야금야금 떼어 팔면서 욕망을 충족시켜 온 생의 막다른 길, 후미진 골목 끝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섯 가지 후회’와 맞닥뜨리게 된다는 ‘통한의 증언’은 악마와의 거래로 결국 생 전체를 집어 삼키우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연상케 합니다.

파우스트와 악마의 계약 기간은, 나와 나의 욕망이 맺은 계약 기간, 즉 삶의 전 기간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생의 끝에서 통째로 악마 메피스토의 소유가 되어 버릴 불쌍한 내 영혼의 탄식이 들리기 때문입니다.

돈을 더 버느라고, 궁궐 같은 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어서, 고급 차를 타고 남들 앞에서 폼을 잡고, 자식을 일류 대학에 보내는 것으로 대리 만족을 얻고 싶어서 일평생 발버둥을 쳤으니까요.

‘돌이키고 싶어도 절대로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 저는 이것이 곧 지옥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철로를 질주하며 다가오는 열차를 전 존재를 던져 감싸 안을 자세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는 설경구의 이미지가 바로 지옥을 앞에 둔 자의 모습입니다.

북 아일랜드 출신 기독교 변증가이자 소설가 시 에스 루이스(C.S Lewis ;1898-1963)는 고독과 분노, 증오, 질시, 참을 수 없는 갈망, 관계 단절로 자기 고집과 집착에 갇히는 것, 각각의 사람이 마음 문을 닫고 자기만의 동굴을 만드는 것, 그래서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아무도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그래서 공동체가 죽어가는 것, 이것이 곧 지옥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이미 지옥을 ‘살고’ 있습니다.

한 10년 전쯤, 저도 호주 노인 요양원에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아가씨의 깨달음처럼 저도 그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죽을지 궁금해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요. 왜냐면 사람은 살아온 방식대로 죽음을 맞는다는 것을 그때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사람 안에, 사랑 안에 있다는 자체가 천국입니다. 기대고 치대고 의지하고 바라고 실망하고 부대끼고 다시 시작하고…, 사람 사이에 영혼의 들락거림을 허하는 것, 그것만이 죽음 앞에서 후회를 줄이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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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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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112.XXX.XXX.157)
모두 맞는 말입니다!
지나고 보면 다 부질없는 짓인데 왜 이렇게 아옹다옹 사는건지....
아마도 기계가 아닌 사람인지라 실수를 하는 것 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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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5 07: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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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현 (112.XXX.XXX.157)
달리는 차 속에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표현하신 것같습니다.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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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08: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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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화 (112.XXX.XXX.15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주옥같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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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08: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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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식 (112.XXX.XXX.157)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너무 감동적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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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08: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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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우리 사회의 악마는 자본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노므 물질, 돈 때문에 인간성이 깡끄리 말살되고 돈의 노예가 된 사실을 즐거이 받아들이고 있죠.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오늘 내 삶이 달라지고 삶의 우선 순위가 저절로 제 자리를 찾고, 그렇게만 되면 자연히 자본이라는 악마는 힘을 쓰지 못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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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2 09: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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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천 (183.XXX.XXX.46)
그러게요,자본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어야 하고 인간이 자본 위에 있어야 하는데 모두 자본 밑에 있으니 부모도 돈으로 보이면 거리낌 없이 죽이는 못된 사회가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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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2 09: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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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맨 (112.XXX.XXX.157)
제 주위 사람들은 저를 퍽 자유스럽게 살았다고 생각들 하던데... 글쎄요. 제 삶도 현실에 묶여 옴짝달싹 하지못하고 살아왔어요. 지금은 나이들어있지만 그래도 자유인으로 살고싶은건 왜일까요? 세상이 만들어놓은 틀안에 갇혀....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보통사람들의 가치를 벗어날 용기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살아온 방식대로 죽는다 하시는데 저는 어떻게 죽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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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1 07: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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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욕 (112.XXX.XXX.157)
너무나 지당하신 말씀들이네요. 그런데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내안에 용기가 없고 그냥 세상 눈치보며 사는 우리네들이잖아요. 항상 좋은글 잘 읽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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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8 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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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종 (112.XXX.XXX.157)
죽음앞에 후회없는 삶...
물질만능 시대에 참 힘든 것 같습니다..
보여지는 삶이 아닌 풍요로운 인간 냄새 풍기는 삶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내 주변을 좋은 사람들로 가득 채우고 나도 그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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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8 11: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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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희 (121.XXX.XXX.14)
잠이 안와서 칼럼에 들어 왔더니 산뜻한 스타일의 사진과 다소 안타까운 별빛같은 내용이 제 삶을 돌아보게 하네요.
저는 고인물같은 삶이 아닌 흐르는 물 같은 삶을 20代때 살겠노라 정하였는데 정말 그대로 움직이는 삶의 역동적 고통의 맛도 많이 겪었지만 한바탕 살고 가는 삶이어서 모방의 삶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런데 겉모습은 영락없이 고여있는 잔잔한 연못의 인상이여서 타인을 당황케하나 봄니다.
어쩜 글을 엑기스만 뽑아 쓰시는지 그 재능이 부럽습니다.
열심히 사시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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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8 00: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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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고맙습니다. 차덕희님처럼 인생 선배들의 덧글을 받을 때면 송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주어진 지면이라고 함부로 나불거리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누군들 자기 인생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며 누군들 자기 삶에 서사가 없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준 우리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거부함으로써만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을 이따금 새겨 봅니다.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을 가능하면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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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8 14: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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