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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의 ‘주례는 서글퍼’에 덧붙여
신아연 2014년 10월 27일 (월) 06:58:04
지난 18일, 큰언니의 막내딸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봄에 혼인한 친정 조카에 이어 6개월 만이니 한 해에 연거푸 집안 혼사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다 22일자 임철순 님의 칼럼 <주례는 서글퍼>를 읽고 나니 저도 주례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첫째, 사랑에 나이가 없듯이 주례에도 나이가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내 나이가 어때서’, 맡겨만 주신다면 저도 주례를 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물론 자기 가정도 못 지킨 ‘결혼의 루저’를 주례로 세울 리 만무하지만 한번 낙방한 경험이 있는 재수생이 공부 요령은 더 잘 아는 법입니다^^).
기왕 임철순 님이 ‘주례업계’의 은퇴를 선언하셨으니 이 참에 세대 교체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제 나이도 되기 전에 이미 ‘화려한’ 데뷔를 한 가까운 지인이 있으니까요.

둘째, 그 지인은 더구나 여성입니다. 여성 주례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성비로 보자면 당연히 남성이 많겠지요. 따라서 주례업계의 성차별도 ‘척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상 결혼의 의미나 비중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에게 지대하지 않습니까. 남편은 아내가 10%만 봐줄만 해도 그럭저럭 감내하며 살아내지만 아내는 남편에 대한 긍정심이 90%에 달해도 결혼 생활을 불만족스러워 합니다. 그러니 이른바 ‘인생 선배’로서 남자와 여자 중에 누가 결혼식에서 할 말, 해 줄 말이 많을지는 자명하지 않나요. 나아가 '남자는 결혼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게 솔직한 제 생각입니다.

그 ‘지난한’ 부부 관계에 대해 그나마 깨닫는 사람은 남편보다는 아내라는 점에서 저라면 어머니를 모시는 마음으로 여성에게 주례를 부탁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사모일체(주례를 사랑하는 모임이 아니라 주례와 스승, 어머니는 같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뜬금없는 이 소리는 아래 셋째 조항을 참조할 것).

셋째, ‘주사부일체 (주례는 아버지, 스승과 동급)’라는 농담을 하셨는데 요즘 세상은 아버지나 선생님을 제 대접하는 풍토가 아니니 아쉽고도 서럽게도 주례 역시 부부의 일생에 별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겁니다.

저희 부부가 25년간 함께 살면서 수없이 싸움을 했지만 “주례를 잘못 만나서 우리가 이 모양이다. 다른 주례를 모셨어야 해, 그랬다면 이렇게 헤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잖아.”라고 주례를 원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걸 봐도 그렇습니다. 주례는 '가정 파탄'의 '공모자'는커녕 '목격자'도 못 되니까요.
같은 이유로 “내가 주례를 서 준 부부들이 지금껏 잘 살고 있다”며 다행스러워 한다거나 흐뭇해 할 것도 없습니다. 적어도 주례사에 악담을 하지 않은 이상 잘 살든 못 살든 주례는 결혼식이 끝나는 순간 대부분 ‘잊혀지는 서글픈 존재’니까요.

넷째, 임철순 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주례사를 위해 미리 예비 신랑 신부를 만나 밥도 먹고 취재도 하고 인터뷰도 하여 맞춤형, 심지어 주문형까지 생산한다니, 당일에 탈이 나지 않도록 매사 조심 한다니 주례를 선다는 것은 가히 정성되고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뒷자리 하객들은 그와는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떠들어 대니 ‘그럴 거면 나가라’고 일갈하게 되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이 주례가 감수해야 할 서글픈 현실이 아닐까요. 왜냐하면 일가 친척, 친구들이 오랜만에 식장에서 만난 김에 서로 안부를 묻다 보니 시끄러워질 수 밖에 없고, 잔치는 또 그렇게 법석을 떨어야 흥이 돋는 법이니까요.

이런저런 생각을 나열하다 보니 이래저래 주례는 서글프군요. 하지만 예식이 주례를 속일지라도 서러워하거나 노여워하지 말 일입니다. 왜냐하면 제게는, 그리고 최소한 그날의 하객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주례와 주례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친정 조카의 결혼식 주례는 개그맨 이홍렬 씨가 맡았습니다. 그분은 국제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www.childfund.or.kr)의 홍보 대사라고 합니다.

저도 호주에서부터 지금까지 그 단체의 호주 지부를 통해 캄보디아 어린이에게 돈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그 인연을 말하자는 게 아니라 새로 태어나는 조카 부부의 가정을 향해 어린이 두 명을 후원해 줄 것을 약속 받던 감동 어린 주례사를 말씀 드리고 싶은 겁니다.

후원 여부에 대해서는 물론 당사자들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구했고, 착한 마음을 내 줘서 고맙다며 주례 사례비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언감생심, 만약 제게도 주례를 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런 의미 있는 주례사를 하고 싶습니다. '어르든, 협박을 하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부디 ‘내 가족 울타리’ 밖을 돌아보는 작은 일 한 가지는 하자고 독려하겠습니다.

<주례는 서글퍼>,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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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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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욘늑대 (112.XXX.XXX.157)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ㅎㅎ 주례에 성차별이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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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0 07: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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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거기까지 생각이 간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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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30 07: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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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112.XXX.XXX.157)
임철순님 글을보니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별일도 다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재혼한다면 신작가님에게 주례 부탁하겠습니다 ㅎㅎㅎㅎ 농담이지만요~ 옳으신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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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2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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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그렇지요? 한마디로 주례의 애환입니다.^^ 그리고 제가 재혼 경험은 없어서 재혼 주례를 잘 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제가 재혼을 해 본 후 하겠습니다.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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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21: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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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용 (121.XXX.XXX.96)
신작가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주례라 하면 저도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저도 주례부탁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만 딱 잘라 거절하다가 정말 나 아니면 안되겠구나 할 경우만 맡아 해 줬습니다. 그래서 다 해봐야 5,6건 정도입니다. (제 나이가 73). 그렇게 고심 끝에 해 줬는데 제가 끝까지 거절할까봐 예식장 전속 주례를 알아 놓았었다는 군요. 사례비도 절약이 된답니다. 다시 말해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임철순 선생의 헌신적 노력이 생각나서 그럽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신작가님의 ‘의미 부여하기’는 정말 좋은 생각이라 봅니다.
물론 말씀대로 기꺼이 받아 주는 경우라야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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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3: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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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자유칼럼 독자들이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많다보니 주례에 얽힌 에피소드를 모두 가지고 계신 듯 합니다. 주례의 수고로움과 정성에 비해 대부분 씁쓸함가 고단함을 느꼈다는 말씀, 사석에서도 듣게 됩니다. 신부용 선생님도 고생을 하신 경험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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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21: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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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현 (112.XXX.XXX.157)
단풍처럼 삭아가며 사는 속에 만난 글이 참 재밌네유.

아연님 주례사는 공개 했으니

주례요청자 모집도 공개한 셈인데 성과가

어떨지 궁금 하네요. 나중에 공개 성과론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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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11: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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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이러다 본의 아니게 직업 주례가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기왕 한다면 '스타 주례'가 되어야 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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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21: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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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인내천님은 축가 전문이군요.^^ 주례사보다는 차라리 축가는 하객들이 듣는 분위기더군요.

부부의 축복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가정이란 사회의 최소단위인 만큼 뭔가 상징적인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댓글들의 흐름이 어쩌다 제가 주례 출사표를 던지는 것으로 되어 버렸는데, 다른 분들 주례 하실 때 제 '의지'를 대신 표출해 주신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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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21: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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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115.XXX.XXX.192)
'여자 말만 잘 들으면 가정이 평안하다'는 게 아내의 지론입니다. 가정의 문제점을 아내들이 더 잘 알 거라는 점에서 여성 주례가 새 가정을 만드는 젊은 남녀들에게 좋은 인생의 항해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을 테죠. 매우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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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00: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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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제 주례사는 이미 나왔네요. "여자 말만 잘 들으면 가정이 평안하다".^^ 균형을 위해서라도 여성 주례의 주례사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꼭 제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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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0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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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욕 (112.XXX.XXX.157)
사실 주례사에 별 의미를 두지않고 살아왔던터라, 하지만 마지막 "울타리 밖" 말씀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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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1: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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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제가 가정이 파탄 나고도 바깥 후원하는 그것 만은 지키고 싶더군요. 내가 아직은 사람 도리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그 자체가 위로가 되더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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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07: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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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마 (94.XXX.XXX.80)
지난 번에 임철순 선생님의 글에 이어서 임아연 선생님이 주례를 언급하시니 저도 한 말씀 드릴까 합니다. 저도 내년 초에 이미 주례를 서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입니다.

그간 저는 주례를 많이 서지 못했습니다. 대체적으로 나라 밖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하는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결혼식에 우리나라 식 주례가 꼭 있어야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거절도 많이 한 데에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남들 앞에 서서 인생을 설파할 만큼 고매하거나 유명하지도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젊을 적에는 저를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대로 인기있는 결혼식 사회자였습니다. 열댓 번은 넘게 사회를 본 것 같습니다. 사회를 보게되면 주례를 서는 분들하고 간단히 인사도 교환하고 소개를 어떻게 해 달라는 등의 부탁을 받습니다. 그러면 사회자로서 주례사를 한두 문장 정도로 요약하거나 내용 중 중요하거나 특기할 만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한 번 언급해 주는 식의 코멘트를 하기 위해 주례사를 조심해서 듣는 편이었습니다.

유명 정치인도 여러 명이 있었고 직업적으로 주례를 서는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대개 열심히들 하십니다. 정치인들은 자기 자랑 많이하고 선생님들은 교훈적 얘기 많이하고 직업적 주례들은 중국 고사의 명구를 잘 인용하고 대개 그런 식입니다. 저도 장가들 적에 제가 근무하던 기관의 장을 주례로 모셨는데 그 분은 주례 안 서는 것을 철칙으로 삼던 분으로 일생에 딱 한 번 제 주례를 서 주셨습니다. 저로서는 아주 인상 깊은 일이었지만 대단히 죄송스럽게도 주례사는 결혼한 직후에도 생각이 잘 안났습니다. 사실 긴장하거나 그러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저도 남의 결혼식에 가면 주례사를 별로 경청하지 않습니다. 분위기도 어수선하고 내용도 그저 그렇습니다. 게다가 대개는 제가 부모를 알지 신랑 신부를 잘 아는 것도 아니니 주례사의 내용에 관심도 덜 가지게 됩니다. 주례 서는 분들도 마친가지로 당사자들을 잘 모르니 마음에 와 닿는 얘기 보다는 판에 박은 칭찬만 하고 그런 경우가 대분이 아닌가 합니다. 다 큰 신랑신부를 무대에 세워 놓고 앞으로 잘 살라고 교훈적인 얘기를 열심히 한들 귀에 들어오지도 않고 하객들은 이미 축의금을 냈으니 정해진 순서에 따라 신랑신부 퇴장하고 빨리 밥을 먹고 떠날 준비를 합니다.

결혼인지 장사인지도 모를 결혼식도 많은데다가 신랑신부를 평생 본 적도 없는데 그 부모를 보고 참석하는 결혼식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신랑 신부들 나이가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인데도 부모가 '혼주'라는 말을 청첩장에 인쇄하는 현실을 언제까지나 받아들여나 하나 하는 생각에 청첩장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우리나라 주례는 법률적 의미가 없는 순전한 의전절차입니다. 주례를 서는 사람들은 반지를 교환시키고 양측에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살것이냐고 물어도 보지만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는 공허한 행위에 불과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고정관념으로 주례사 할 사람을 단상에 세워놓습니다. 더구나 결혼식 자체가 법률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식을 하든 말든 해당 관청에 신고를 해야만 법적 효력이 생깁니다. 반면 미국 같은 곳에서는 주례를 서는 사람은 결혼식이라는 법률행위의 집행자이며 그런 의식이 없으면 거의 대부분의 주에서 결혼이 무효가 됩니다. 관습법적 결혼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주에서 만 주례가 필요없을 뿐입니다.

법적 효력이 있는 곳에서 주례를 서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주례사가 길지 않습니다. 신랑신부를 잘 모르면서 무작정 칭찬을 늘어놓지도 않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우리나라 처럼 다 늙은 신랑신부가 하는 결혼식에 하객을 초청하는 '혼주'가 없습니다. 다만 주례를 서는 사람은 결혼 당사자의 진정성 만을 확인합니다. 그 결혼식에 참석한 증인과 함께 서명함으로서 법적으로 그 진정성을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그 이상의 것 즉, 사람을 수백명 초청해서 최고급 시설에서 수백만불을 써서 호화 결혼식을 하던지 아니면 주례 한 명과 증인 단 두명으로 결혼식을 하던지 그것은 각자 알아서 할 일입니다.

저는 우리들이 결혼식에서 법적 효력도 없는 주례를 꼭 모셔야한다는 고정관념으로부터 탈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랑신부가 앞으로 가정생활을 하고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조언을 훌륭한 분으로부터 듣기를 정말로 원한다면 그런 분과 친교를 가지면서 멘토(영어를 써서 미안합니다.)로 모시면 될 것입니다. 그런 분은 결혼식에 초청을 하여 현행의 주례사가 아닌 형식으로 간단하게 몇 말씀 해 주실수도 있고 결혼 후에도 자주 연락을 드려 만나뵙고 그런 식으로 소통과 교류가 계속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정리를 하겠습니다. 우선 신랑신부가 잘 모르는 주례인을 고정관념에 따라 모시는 관행을 깨뜨립시다. 그 다음으로는 다 커서 중년으로 접어드는 자식들 결혼하는데 부모가 '혼주'라는 단어를 통해 결혼 결혼 당사자들이 모르는 사람들을 수없이 초청합니다. 그것이 어떻게 진정한 축복이 되겠습니까. 따라서 혼주라는 말을 없애고 체면치레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맙시다. 축의금 주고 받는 것 혹은 주고 받을 것 어떻게 하느냐고요? 아까운 경우도 있겠지만 다 잊읍시다.

임철순 선생님은 주례인 은퇴를 선언하시고 신아연 선생님은 출사표를 던지셨습니다. 두 분 모두 명분이 있는 선택을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주례를 앞으로 다시 서게 되든 새롭게 서게 되든 두 분 모두 의미있는 주례를 서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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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18: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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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진지하고 벅찬 글에 어떤 답글을 드려야할지 망설여집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보람과 긍지, 또한 책임감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지요.

이렇게 '가벼운' 주제를 던졌을 뿐인데, 필자보다 더 깊이 천착하여 깊고 넓은 식견과 견해를 펼쳐 보일 때는 그저 배우고 경청하는 자세로 임하게 됩니다.

저도 21년간 호주 생활을 하면서 참으로 호화스럽기만 한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가 충격과 생경함으로 다가옵니다.

소박하고 진정어린, 그 다사롭던 호주의 결혼식 풍습이 오벌랩 되면서 님이 말씀하신 미국의 결혼 모습도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또한 말씀하셨듯이 40살 가까이 되어서 혼인하는 만혼이 너무나 많은 우리의 결혼 풍토에서 '혼주'라는 개념이나 형식상 '주례'가 필요한가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제 친정 여조카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신부를 신랑에게 인계해 줄 수가 없으니 신랑신부 저희 둘이서 씩씩하게 손 잡고 들어갔는데, 그게 더 의젓하게 보였습니다.

주례를 세우는 것도 사실 체면 문화의 단면이지요. 생판 알지 못해도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거나, 유명인을 세워야 자기 집안에 낯이 서고 행세 깨나 하는 것으로 남들에게 보일 수 있으니까 그렇게들 하는 거겠지요.

제가 만약 한국에서 아이들을 결혼 시킨다면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만) 제 스스로 아이들에게 한마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돈댁에게도 한마디 말을 청해 듣겠습니다.

그 말은 아이들의 결혼 생활 내내 가슴에 남는 정말 의미깊은 것이 되어야 하겠지요.

저는 그것을 지금부터 생각하겠습니다.

이번 제 글과 임철순 님의 글과 그리고 우사마 님의 의견이 우리 결혼 문화 전반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는 계기가 되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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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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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121.XXX.XXX.56)
두 분의 글 잘 읽었습니다. 모두 독특한 색갈이 있어서 좋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 모두 공감이 간다는 뜻입니다.

저도 결혼 15년이 되어서야 주례를 서주셨던 목사님을 찾아가 뵌 적이 있씁니다. 사실 결혼 끝나고 신혼여행 다녀오고 인사 다니기도 힘듭니다. 곧바로 사회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까요. 그저 마음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요.

이제는 주례를 해주는 입장입니다. 맞습니다. 결혼식장은 웬만한 곳은 다 시끄럽습니다. 이해는 하지요. 대부분 오랜 만에 만난 친지들이니까요. 반가운 인사들 나누랴 시끌벅적합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경이 쓰입니다. 앞의 신랑신부라도 제대로 들어줄까 모르겠습니다. 혹 마음이 다른 데 가있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저도 사전에 미리 부부생활 예비교육을 해놓고 주례를 서줍니다. 당일 주례사는 간략한 당부와 축복의 말씀으로 끝냅니다. 잔치가 지루해지면 안 되지요.^^

그런데 <‘내 가족 울타리’ 밖을 돌아보는 작은 일 한 가지>에 대한 당부는 참으로 감동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으로 족하지 말고 보다 넓게 나누는 사랑으로 이어진다면 아마도 부부사랑 또한 더 의미가 있고 그래서 더 튼튼하게 지속되리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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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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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가정은 사회의 최소 공동체라는 의미에서 한 사람이 두 사람으로 모아졌으니 이제 개인이 아닌 사회에 참여하는 어떤 행위 역시 시작되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두 사람의 직업과 관심, 시간적, 물질적 형편, 미래의 자녀를 염두에 둔 앞으로의 가족 구성원, 평소 가치관에 따라 그 일은 달라지겠지요.

작은 예로 결혼을 기념으로 동네 어귀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부부의 나무로 가꾸어 가며 동시에 동네를 아름답게 꾸밀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공감과 따스한 마음으로 글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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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1: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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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112.XXX.XXX.157)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여성주례로 당당하게 입후보(?)해 보세요.

말주변도 좋고 재치도 있고, 경험까지 합하면 못할 것 없지요.


양성평등 차원이든, 실력이든, 할 수 있습니다.

주례 설 때 알려 줘요.

적극 응원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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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13: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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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제가 주례를 선다면, 사지선다형 문제에서처럼 적어도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갈등이 빚어진다'는 오답 몇 가지는 찾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혼에 실패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님의 말씀처럼 양성평등과, 여성 일자리 만들기 차원에서도 '여성 주례 세우기' 운동을 해 볼만 하겠군요.^^

사실 저는 하객들과 신랑 신부, 시부모, 장인 장모와 호흡을 함께 하는, 함께 묻고 대답하는, 어우러지는 주례사의 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남자들이 주례를 서는 것도 가부장 문화의 잔재일 뿐, 사실 남자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 뭘 압니까. 요즘 황혼 이혼이 대세를 이루는 것만 봐도 남자들은 결혼 생활에서 제 역할을 해오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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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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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모 (210.XXX.XXX.250)
결혼식장에서 여성분이 주례 하시는 모습을 한번도 뵈지못했는데 상상해보니 괜챦을것 같네요. 우선 조용히 하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새삼스러워 떠들지않고 먼말하는지 집중할테니까요. 한번 서보시죠.ㅎㅎ
가을 결혼시즌이 맞긴 맞나봅니다. 자칼에서 두분의 필자가 모두 주례사를 언급하는걸보니.
나중에 주례를 서봤더니 어떨더라는 경험담도 올려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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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12: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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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댁의 자녀들의주례부터 맡아볼까요? 맡겨주시렵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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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1: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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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맨 (112.XXX.XXX.157)
예전에 방송국 뉴스는 모두 남자 아나운서가 했습니다. 청취자에게 중량감과 믿음을 더 주기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중요한 뉴스에 여성들이 진행하는거 많이봅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하물며 대통령도 여성인데요..... 저는 열린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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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08: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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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여성들이 모든 분야에 진출하고 남녀 공히 거부감이 없는데 유독 주례는 남자분들이 서시길래 한번 해 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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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22: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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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섭 (112.XXX.XXX.100)
저도 결혼식에 많이다니지만 여성분 주례는 본적이없읍니다 신여사님 주례를 한번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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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08: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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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 (112.XXX.XXX.157)
일단 한번 믿어보시라니깐요.ㅎㅎ
답변달기
2014-10-27 21: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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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섭 (112.XXX.XXX.100)
글재미있겠 잘읽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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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7 0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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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