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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모험도 할 필요가 있다.
이상대 2007년 10월 22일 (월) 11:09:18
디카는 휴대 및 취급에 주의할 점이 많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충격에 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휴대 케이스에 정중히 보관하여야 하고, 끈을 이용하여 어께에 걸고 있거나 손에 잡고 있을 때는 잘못 흔들거나 실수로 강한 충격을 받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다음으로 주의할 것이 습기, 염분, 먼지나 아주 작은 모래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많은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무주로 내려와 오랜만에 많은 시골 일을 처리하다 보니 너무 벅찼고 그러다 보니 잠시 정신이 출장을 갔었는지 디카를 물에 빠뜨린 것입니다.

앞개울 물에다 설거지를 하기 위하여 그릇을 담그면서 그만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니까 허리춤에 디카를 차고 케이스의 똑딱이 단추가 잠긴 걸로 알았는데 사실은 잠기지 않았고 결국 물가에 흘리고 만 것입니다. 황급히 건졌으나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선 사용설명서에서 본 듯하여 건전지와 메모리를 분리하고 외부 물기를 닦아내었습니다. 그리곤 힘차게 흔들어 속에 있는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였습니다. 바로 이어서 캐논 서비스 센터에 전화하여 사정을 설명하니 가급적 빨리 와 점검을 받아보라고 합니다. 공자 말씀, 너무나 당연한 말입니다. 대전 지리를 잘 몰라 몇 번이나 위치를 확인하고 어떻게 할까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아직 할 일은 많은데 서울에 갔다 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간다면 가고 오고 이삼일은 잡아야 합니다, 대전도 찾아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점검하고 수리하자면 소요시간이 만만찮을 것 같아 선뜻 나서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한담? 에라 모르겠다. 한번 모험을 해 보자.” 그래서 모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하는 꼴이 되겠지만......

그 와중에서 신기하게도 선풍기를 이용하여 건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급히 선풍기를 작동하여 조금 강하게 돌리니 뭔가 희망적인 결과가 나올듯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가만히 관찰하니 내부에 남아있는 물기가 외부로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직 내부에 보이지 않은 습기가 많다는 징표, 그냥은 식별이 곤란할 것 같아 신문지에다 다시 힘차게 흔들어 대니 상당한 물기가 신문지를 적시는 것입니다. 몇 번을 해도 물기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수차례 거듭한 후 선풍기 바람에 계속하여 말렸습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조심스레 건전지와 메모리를 넣고 시험적으로 촬영하여 보았습니다.
작동을 합니다. 그러나 재생하여 확인하니 안개가 자욱합니다. 그러니까 육안으론 보이지 않지만 상당량의 습기가 렌즈부에 있다는 결론이었습니다. 더 말리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습니다.

한참 후 다시 시험 찰영,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플래시가 작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 이러나? 엄청 많은 시간동안 아무 일도 못하고 안절부절, 정신이 몽롱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는데...

그러니 배선부분에 습기가 남아있다는 결론. 이번에는 약한 열을 가하기로 하였습니다. 전기장판을 이용하여 열을 가하면서 담요로 덮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렌즈에 희뿌연 안개 같은 것이 보이는 것입니다. 남은 습기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게 문제가 아닌가 싶어 계속 반복하였고 몇 차례 거듭하여도 안개 같은 것이 보이지 않음을 확인하고 조심스레, 정말 조심스럽게 플래시를 강제발광으로 놓고 촬영하니 드디어 번쩍하고 터졌습니다. 재생하여 확인하니 이상이 없습니다. 드디어 촬영에 성공한 것입니다. 일단은 안심입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나머지 부분도 점검하여 보기로 했습니다. 남은 것이 녹음과 다운로드 기능입니다. 녹음상태를 확인하니 이상무, 남은 것은 PC로 다운로드하는 기능 등이 있지만 이 산중에서는 확인 불가, 일 끝나고 서울 가서나 확인이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기능이 정상인 셈입니다. 드디어 미련한 짓이었는지 모르지만 큰 탈 없이 물에 빠진 디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한 것입니다.

긴 시간이 흐르고 모험의 성공을 확신하는 순간 피로가 엄습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할 일이 남았으니 어쩌나? 이미 저녁 무렵이라 많은 일을 할 수 없었지만 여유를 가지고 남은 일을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 글쓴이 이상대님은 경북 영주태생으로 육군장교 출신의 농업인입니다. 1989년부터 15년간 전북 무주의 산간오지에서 혼자 염소, 닭 등 가축을 방목 사육하다가 개인사정으로 정리하고 뒤늦게 컴퓨터를 배워 포토샵과 연관하여 디카의 유용성을 알게 되어 이 공부를 재미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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