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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는 만능 열쇠인가
허영섭 2016년 07월 14일 (목) 00:06:42

제20대 국회가 출범하고 한 달 반 정도가 지나면서 새삼 선거의 가치와 효용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여야 정당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벌써부터 잘못됐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원 특권 내려놓기 공약이 흐지부지될 조짐인데다 자격 미달인 의원들도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 볼 도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선거가 유권자들에게 멍에를 씌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투표 제도가 민주주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하지만 유권자들이 반드시 사회 전체의 이익과 미래를 내다보고 한 표를 행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취약점입니다. 설령 국가적으로 손실이 끼쳐진다고 해도 당장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선뜻 찬성하게 되는 투표 행태를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후보가 누구인지 잘 모르면서 기표한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총선을 치르고 텔레비전 개표 방송을 지켜보면서 ‘유권자의 승리’라며 환호했던 도취감이 슬며시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우리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최근 브렉시트(Brexit) 결정 이후 펼쳐지는 영국 사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비슷한 의문이 생겨납니다. “선거나 투표가 과연 최선일까”라는 질문입니다. 국가와 국민에게 부정적인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도 투표를 실시해야 하며, 또 그 결과를 수용해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투표로 국민의 대표자를 뽑고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미련하고도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국민투표에 의해 유럽연합(EU) 탈퇴가 결정되고부터 영국에 불어닥치는 이상 기류는 바깥에서 바라보기에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파운드화 급락으로 경제가 혼란에 빠졌고, 스코틀랜드가 다시 독립 추진 움직임을 나타내는 등 내분 현상까지 불거지는 양상입니다. 내각 교체에까지 이르렀습니다. EU 탈퇴가 영국의 오랜 염원이었다고 해도 그런 부작용까지 내다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새로 등장한 메이 총리가 수습을 잘 하느냐의 여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브렉시트 찬반 재투표를 실시하자는 청원이 400만명을 넘어선 데서도 투표 결과가 잘못됐다는 영국 국민들 스스로의 낭패감을 읽을 수 있습니다. 독일이나 프랑스도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듯 “어서 빨리 이삿짐을 빼라”며 성화가 대단합니다. 투표가 한두 사람의 생각보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집단사회의 공동이익을 이뤄나가는 방법이지만 이처럼 예기치 못한 ‘투표의 역설’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며칠 전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집권 자민당과 더불어 개헌을 주장하는 여권 정당들이 나란히 승리를 거둠으로써 평화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문턱에 이르렀다는 점 때문입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주장해 왔다시피 군대 보유와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헌법 9조 조항이 개정된다면 일본은 다시 재무장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일본 유권자들이 전쟁을 원하기 때문에 아베 총리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불확실한 세계경제 여건에서 지금의 아베노믹스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생각에서 초래된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만 결과적으로 개헌을 밀어붙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 현실입니다. 브렉시트가 사전 예상과 달리 그대로 통과됐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도 막상 개헌안이 발의된다면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지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민들이 선동에 능한 정치인에게 휘둘리기 쉽다는 점도 투표의 또 다른 문제점입니다. 유권자들이 아무리 나름대로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해도 감정과 본능에 호소하는 화려한 언변에 무너지는 것이 순식간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선 트럼프가 일반의 예상을 비웃듯이 공화당 후보로 선출된 것도 도발적인 기질에 힘입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최근 성인들에게 월 2,500 스위스프랑(약 300만 원)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을 국민투표에서 부결시킨 스위스 국민들의 민도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다시 눈길을 국내로 돌려본다면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논란이 새로 불거지면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국민적 갈등이 불거졌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투표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국민투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먼저입니다. 서로의 입장에 따라 엇갈리기 쉬운 각계 의견을 설득하면서 하나로 모아가는 역할입니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정치인들의 넘치는 공명심에 의해 실시됐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갈등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 되레 키운 것입니다. 설사 그 결과가 유럽연합 잔류로 결정됐다고 해도 분열상이 노출됐을 가능성은 다분합니다. 국민투표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열쇠는 아닙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혼란을 겪는 영국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똑같이 해당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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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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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유 (223.XXX.XXX.89)
자유칼럼 필진에 대해서 일년에 한번씩 애독자들이 투표해서 일정 득표 수준이하의 필자를 강제 퇴출하고 다른 분을 필진으로 모셔 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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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5 14:46:48
2 0
ehlsehf (113.XXX.XXX.197)
사안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지않을까요?
(1) 브렉시트의 국민투표 결과를 좋은 선택을 버리고 나쁜 선택을 택하였다고 단언하고 있군요.
(2) 브렉시트라는 의제 자체와 함께, 이러한 선택으로 내몰린(!) 미련한 국민은 왜 그랬을까에 대해 좀더 사유를 해보셔야할 것입니다.

제가 가르칠 입장이 아니라 여기서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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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5 10:26:13
1 0
된돌 (113.XXX.XXX.197)
정작 칼럼의 주제인(언급은 없었지만,이 칼럼이 실린 날짜가 내포하는)
싸드배치의 국민투표에 대해서는
(1) 기밀사항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국가의 존망에 심각한 영향이 있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편협한 극우적 집단만의 결정이었거나, (알수없지만)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결정이었다면, 이는 심각한 국익의 침해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을사오적이 어찌 즐겁게 경정했겠습니까? 왜국의 압박과 회유가 있었지요.
(2) 이러한 국가적 아젠다에 대해 공개적 논의의 장이 국민투표는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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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5 10:32:12
0 0
양인순 (116.XXX.XXX.10)
공감합니다. 국민투표는 다수의 의견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무리 투표결과가 내 의견과 다르다 해도 승복을 전제로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더큰 혼란이 따르게 됩니다.충분한 의견교환 없이 성급하게 결과만 궁금해 해서 국민투표를 하고는 또다른 이견을 내서 문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여론재판이나 언론들, 그리고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여론을 호도하여 우리 공동체를 망치게 될 것입니다.
사드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알아보고 토론하고 최선의 대안을 찾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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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5 06:26:58
1 0
최석권 (58.XXX.XXX.64)
저는 사드 설치를 국민투표에 붙이자고 하는데는 반대입니다.
국민을 정말로 크게 분열 시키고 우리자신 스스로 자멸할 수가 있어
자칫 한국이란 나라 존립이 위험해 질수 있어요.
일부 정치가의 말놀음에 휘말려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현 박근혜 정부는 한국인의 52%가 지지해서 뽑은
우리의 대표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지지하고 밀어주어야지
사사건건 트집잡아 반대하고 떨어진 일부 정치가의 선동에 놀아난다면
우리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입니다.
민주주의도 정부의 개입이 없으면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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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20:41:59
2 2
ㅋㅋㅋ (223.XXX.XXX.16)
아니 넌 임금을 뽑았을지 몰라도
난 안 뽑았다
닭은 대통년도 아니고 그냥 반역자고
정권에 대한 찬성과 반대는 주권자 국민의 당연한 권리란다
그게 이해안되면 그냥 북한에나 가서 살어 거긴 사사건건 트집 아무도 안 잡고 아무도 반대 안해
그리고 무덤은 이미 박근해가 깊게 팠단다
우린 이미 들어가 있고
우리라고 하고 싶지 않지만 ㅋㅋㅋ 진심으로 난 너같은 존재들이랑은 그 "우리"하고 싶지 않거든
북에 가면 너 같은 존재들 많으니 가서 살어라
니가 생각하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고 입헌공주제라고
헌법 껍데기는 공화국인데 실질은 공주가 맘대로 하는 데란다 ㅋㅋㅋㅋ
뽑았으니 반대하면 안 된다면 그게 어떻게 민주주의니? ㅋㅋㅋ
아니 그럼 왜 그리 노무현한테는 반대를 했었니? ㅋㅋㅋㅋ

그리고 그 반대의 최고봉은 박정히 아닌가?
왜 박정희는 자기가 10개월 전에 뽑은 장면 정권을
밀어주고 지지하는 대신
총들고 가서 엎어버렸대니? 그건 또 대찬성한다매? 찬양한다매?
단순히 사사건건 시비걸고 트집잡고 선동하는 것보단
총들고 군대끌고 가서 죽여버리는 게 났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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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5 08:21:54
4 1
최석권 (165.XXX.XXX.42)
참 이사람 계속 반말질이군요.
의견을 내서 이야기하기 전에 기분이 나빠요.
끝까지 반말 하려면 토달지 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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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10:01:42
0 0
ㅋㅋㅋ (125.XXX.XXX.177)
역시 박근헤 추종자 아니랄까봐
토달고 말고도 자기가 결정해주는군
반말이라 기분 나쁘냐?
박근헤라는 미친 년을 앉혀놓은 니들한테 반말이라도 말 걸어주는 걸 고맙게 생각해라
기분 나쁜 건 니가 아니고 나다
거기에 토달던가 말던가 니 좋을대로 하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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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13:18:20
0 0
청유 (211.XXX.XXX.3)
투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전지전능한 제도는 아닙니다. 결함이라고는 없는 완벽한 제도도 아닙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투표는 인간이 이제까지 만들어낸 정치제도 중에서 가장 좋은 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투표와 민주주의의 결점을 보완해 가면서 더욱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와 투표의 결점을 지적하면서 독재정치나 귀족정치를 그리워 해서는 안됩니다.
이 것은 중고등 학생만 되어도 다 아는 기본적인 것입니다.
이 기본적인 것을 잠간 잊어버린 사람이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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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11:32:17
2 0
신아연 (14.XXX.XXX.51)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사안을 짚을 수 있도록 도움 주신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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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10:57:30
1 0
꼰남 (112.XXX.XXX.25)
혹시 이를 개선할 대안이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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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10:34:48
0 1
ㅋㅋㅋ (218.XXX.XXX.194)
미친 가짜 댓통년 박근헤의 발광 폭주에

찍소리도 안하고 전혀 저항하지 못하는 식자들이

국민투표에 대고 무슨 할 말이 이리 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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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10:04:43
1 2
별선생 (59.XXX.XXX.17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국민투표가 만능이 될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정치'는 A+가 나올 수 없는 인간의 행위에 불과합니다.

차선으로 B+를 바라고 하는것이 국회의원 선거이고 대통령선거입니다만

과거 군주제도보다는 훨씬더 민주적이고 형평성이 있는 것입니다.

** 사드에 대한 국민투표 제안은 잘못된 것이 아니고, 대안을 찾지 못하는 상태에서, 과연 옳고 바른길인가에 대한 반증입니다.

만약에 국민투표가 불가하다면, 대 토론회를 벌린 후 여론조사를 한다든지, 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 국가의 안위와 민복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분법적 사고로 국방을 중요하다. 이걸 반대하면 친북으로 몰아가려는 시도가 있다면 단호히 배격해야 민주주의가 유지 됩니다.

**** 지금은 심각한 민주주의 훼손이 우려되는 위중한 시기입니다.

어떻게 닦아온 산업화와 민주화의 조국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진 체제를 수긍하는 수 밖에 없다면 우리청소년들은 진짜 99% 개 돼지로 커나가지 않겠습니까?

***** 낮은자세로 [소통과 공감의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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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4 09:14:57
4 0
자작나무 (221.XXX.XXX.190)
문제제기에는 공감하나,
국민투표(직접민주제적 요소)와
대의제는 구분되어야 할듯 싶군요.
답변달기
2016-07-14 08:36:22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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