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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뿌리의 힘으로 자란다
한만수 2016년 08월 02일 (화) 01:13:44

텔레비전 프로나 인터넷 등에서 보면 야생동물이 집에서 키우는 가축처럼 사람을 따르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산에 사는 노루가 강아지처럼 주인을 졸졸 따라다니는가 하면, 까치나 청둥오리가 밥상 옆에서 밥을 먹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모든 동물들은 어렸을 때 돌봐준 사람을 어미로 각인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 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그러한 맥락에서 보면 결코 터무니가 없는 말만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밥상머리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아버님으로부터 밥상머리 교육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말씀은, 어른이 밥수저를 들기 전에는 먼저 들지 마라. 밥은 절대로 남기지 마라. 어른이 밥 수저를 내려놓은 다음에야 밥상 앞에서 물러나라, 라는 말씀입니다. 그 밖에도 반찬을 뒤적거리지 마라, 반찬투정을 하지 마라, 밥알을 흘리지 마라는 등 몇 가지가 더 있는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가족은 가장이 밥상머리 교육을 시키지도 않고 시킬 수도 없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아이들에 대한 교육의 권한은 어머니 쪽으로 옮겨갔습니다. 가장이 교육을 시키고 싶어도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시간이 부족한 탓에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밥상머리 교육이 실종된 요즈음 어느 집안의 식사시간 풍경을 그려보겠습니다. 가장인 아버지는 새벽에 우유 한 잔, 혹은 토스트 한 조각을 먹고 출근을 했습니다. 늦게 일어난 어머니는 아이의 기호에 맞는 반찬으로 아침상을 차립니다.
 
햄버거나 피자 치킨의 맛에 길들여진 아이는 어머니의 건강식 반찬이 입에 맞을 리가 없습니다. 아이는 밥을 먹으려 들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직접 밥을 퍼서, 한 수저만 먹으라고 사정을 합니다. 겨우 한 수저를 먹은 아이는 밥상을 떠나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스마트폰을 들고 만지작거립니다.
 
어머니는 밥그릇을 들고 아이를 따라 다니며 요것만 먹으면 나중에 아이스크림을 사줄게, 요것만 먹으면 어린이집 다녀와서 뽀로로파크에 데려가 줄게, 갖은 감언이설로 사정을 하며 밥을 먹입니다.
 
밥상머리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는 편식에 길들여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편식에 길들여진 아이가 학교의 건강식급식은 고역입니다. 김치며 시금치며 콩나물 멸치 몸에 좋다는 콩밥이며 두부반찬이 입에 맞을 리 없습니다. 소시지나 햄 고기 종류만 가려 먹고 나머지는 잔밥통에 비워버립니다.
 
이때 학교에서 뒤늦게나마 김치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편식을 하면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지를 교육하면 아이의 인성은 달라집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의 입맛과 타협을 해서 건강식보다는 인스턴트 식단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교육현실입니다.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 아닙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하는 것, 내가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하고,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하는 것을 은연중에 학습시키는 교육입니다. 그것은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양보정신과 질서 정신을 배우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회는 먹고 싶은 음식만 먹을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지 않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렸을 때부터 입맛에 맞는 음식만 먹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려면 수많은 스트레스 늪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분노조절기능을 하는 뇌의 기능을 쉽게 저하시킵니다. 요즈음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진 것도 핵가족화로 인한 밥상머리 교육의 부재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밥상머리교육은 어른에게는 양보를 하고, 밥을 먹을 때는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는 양보와 질서입니다. 양보와 질서를 모른다는 것은 정체성이 없다는 말로 대변될 수가 있습니다. 정체성이 없다는 것은 근본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근본이 약한 사회는 자기주장만 펼치다 보니 혼란스럽습니다. 혼란스러운 사회는 뿌리가 약한 나무처럼 외세의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집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가깝게는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해서, 임진왜란 등 나라가 외세의 침략을 받을 때마다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사회였다는 점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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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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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훈 (220.XXX.XXX.44)
저도 나이어린 딸이 있어서 그런지, 하시는 말씀에 많이 공감이 갑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전하는 인생 공부가 많이 필요해져가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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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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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mansoo (118.XXX.XXX.250)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세대는 개인이 우선이니까 예절을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예절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가 자신에게 간다는 단순한 이치를 너무 모르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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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9 08: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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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팡세 (175.XXX.XXX.69)
감사합니다. 어제 기차를 타고 내려 오는데. 20대 중반의 여자가 제 옆자리에 앉은 50대 여자에게 자리가 맞느냐고 묻더군요. 여자분이 당황한 얼굴로 차표를 확인하는 사이에 20대 중반의 여자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획 가버리더군요. 흔히 볼 수 있는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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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0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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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121.XXX.XXX.50)
밥상머리교육, 참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백번 옳은 말씀입니다. 이게 바로 인성교육인데 그게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떠들고 있는 인성교육 역시 인스턴트 교육이지요. 이미 버릇 다 뒤집어놓고 다시 뒤집겠다고 교육정책 만들고 야단법석을 떱니다. 근성 자체를 까맣게 태워놓고는 정책으로 덧씌우려니 이게 교육입니까? 역시나 점수 만들려고 발버둥이나 칠 것입니다.

핵가족과 경쟁사회가 밥상머리교육을 밀어냈습니다. 뿌리가 얄팍하게 남았는데 교육이라고 덧칠만 잔뜩 하고 있습니다. 하기야 이제 얼마 후면 그런 아이들조차 구경하기 쉽지 않겠지요. 노인들만 남아서 옛날 이야기나 실컷 하고 있을 것입니다.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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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12: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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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팡세 (175.XXX.XXX.69)
감사합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인성교육이 부족하니까 탈선이 많아지고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것은 이어받아야 하는데 무조건 거부를 하는 세대들이 걱정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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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08: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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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59.XXX.XXX.178)
중국과 일본의 한없는 침략 근성은 우리나라를 약하게 만들었고, 우리 민족중에서 친일 친중세력의 매국행위가 그 저변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미국을 끌여들여 균형추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를 무시하거나 버렸을 경우도 많았으며, 역시 미국놈 소리를 들어도 쌉니다.
이 자본주의의 괴물 미국을 잘 이용해서 가까이 두면서 중국과일본을 견제해 가면서 점차 경제적 군사적 자립의 길만이 한국이 자주국가로 성장하는데 바탕이 됩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고전하는 대한민국, 영원히 이러한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는지, 지정학적으로 정신 차려야 합니다.

자존심있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당분간 미국을 디딤돌로 삼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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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09: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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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팡세 (175.XXX.XXX.69)
역사를 보면 외세의 침략이 있을 때는 반드시 내부적으로 혼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작은 나라에서 서로 다투다 보니 미국이며 일본이 한국을 우습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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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0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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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21.XXX.XXX.190)
지난번 댓글에서는 '같은 강물에
두번 들어갈 수 없다'는 옛 현인의
말을 인용했는데, 이번에는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도다'란 전도서의 한 구절을
옮김니다.
영원회귀(? ). 아무래도 <무거운 짐>은
나누어지는 것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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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09: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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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팡세 (175.XXX.XXX.69)
감사합니다. 정말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문구입니다. 정말 그러네요. 그럼에도 깨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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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0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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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220.XXX.XXX.175)
어머니, 아내, 딸(며느리)이 다 행위자일 겁니다.
그 옆엔 언제나 아버지, 남편, 사위(아들)가 함께 했고요. .
책인 전가 하지 말고 다 같이 반성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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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09: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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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팡세 (175.XXX.XXX.69)
감사합니다. 서로 믿고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불신이 춤추는 사회다 보니 신뢰는 자꾸 땅바닥으로 내려 앉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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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08: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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