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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립스틱 짙게 바르고 싶은’ 여자입니다
이정원 2016년 12월 20일 (화) 00:39:47

임주리가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히트시킨 것은 1995년경이라고 기억됩니다. “내일이면 잊으리라 립스틱 짙게 바르고…”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는 사실 처음 발표된 때보다 한 3~4년 지나서 어느 날 갑자기 히트한 트로트풍 노래입니다. 김수현 각본의 연속극 ‘엄마의 바다’ OST에 수록되어, 김혜자가 집안일을 보면서 ‘립스틱 짙게 바르고를’ 흥얼거려 ‘얼굴 없는 가수’로 알려진 임주리를 일약 대스타로 만듭니다.
 
입술은 얼굴 중에서 여성들이 가장 포인트를 주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입술은 ‘사랑’ 또는 ‘성의 상징’으로 대표되면서 남자를 유혹하는 첫 번째 관문입니다. 여자들이 입술에 각양각색의 립스틱을 바르는 이유는 남들, 그중에서도 남성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굳이 ‘입술’을 언급한 것은 여성의 속내를 가감 없이 표현하고 싶어서입니다.
 
서양에서는 의례 연설 서두가 “레이디스 앤 젠틀맨”으로 시작됩니다. 또 어디를 가나 ‘레이디 퍼스트’입니다. 특히 여성의 프라이버시 즉 사적 공간에 대해서는 남들이 관여를 않는 것이 불문율입니다. 이것은 약자인 여성들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서양문화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옷을 입고 싶고, 좋은 화장품을 쓰고 싶어 하며, 좋은 액세서리와 가방, 구두를 갖고 싶어 하며,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가꾸고 싶어 합니다. 강남에 가면 유명 성형외과 간판이 즐비하고 외국 특히 중국의 수많은 유커들과 중동의 부호들이 성형 시술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합니다. 여성의 본능과 의사의 기술이 맞아떨어지니 성형기술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필자가 여자의 본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요즘 개최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비선 최순실에 대한 청문회를 보면서 여성비하적이고 야비한 질문을 하는 국회의원들에 토역질이 나서 한마디하고 싶어서입니다.
 
청문회는 글자 그대로 국정 농단이 국가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 정확한 증거를 찾아내어 법률적 심판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자료를 취합하기 위한 국회의 대표적 권한입니다. 따라서 질문은 어디까지나 법과 질서에 맞추어야 하며 인격적인 토대 위에서 증인들을 심문해야 합니다. 그러나 12월 14일에 있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사건 7시간을 추궁하는 국회의원들의 심문 태도는 많은 시민들 특히 여성들의 엄청난 분노를 샀습니다.
 
이날의 청문회는 청문이 아니라 국문(鞫問)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성형시술에 포커스를 맞추어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여기에 꿰맞추는 호통만 친 청문회였습니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의 자백을 받아내려는 사또의 추상같은 심문 같았습니다.
 
필자는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아내와 딸과 며느리를 가진 가장으로서 여성 대통령에게 저렇게 잔인할 수 있나 하는 부끄러움에서 치미는 화를 달랠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도 대통령 이전에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점을 간과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대통령은 미혼 처녀입니다. 그런데 입에 차마 담기도 어려운 비아그라와 프로포폴 얘기까지 끌어내면서 이상야릇한 남녀관계를 연상케 하는 마치 관음증 환자들 같은 질문을 국민들 앞에서 서슴없이 해대어 세계 언론에 가십성 토픽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한심스러운 작태를 보였습니다. 이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맞는지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오죽하면 많은 시청자들이 이건 여성의 프라이버시를 흠집 내는 ‘속옷까지 벗기려는 저속한 행동’이라고 항의까지 하겠습니까? 특히 기가 막힌 것은 특위 위원장인 김 모 의원은 “대통령에게 마사지 행위를 한 적이 없느냐?”고 선정성 질문도 했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이 청문회로 인한 도덕적 불감증 때문에 중국의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을 회피하고 한창 뜨고 있는 한류에까지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여성이라면 대통령이든 자연인이든 누구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싶어 합니다. 원시사회에서도 메이크업과 화장술은 있었다고 합니다. 설령 박 대통령이 아름다워지기 위하여 성형시술을 했건, 머리를 손질했건, 옷을 100벌을 준비했건, 어느 핸드백을 들었건 그것이 최순실의 국정 농단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입니까? 이건 대통령 망신주기 아닙니까? 여성들은 본질적으로 미(美)를 추구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까지도 짝짓기를 위하여 암컷은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여성 대통령은 성형시술을 해서는 안 된다면 여성 국회의원들은 왜 청문회장에 화장을 하고 나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 국회의원 가정 중에는 성형시술을 한 가족이 없는지 역으로 청문과 현장조사를 해 봤으면 싶습니다. 여성들이 ‘립스틱을 짙게 바르고’ 아름답게 화장을 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필자의 외손녀도 고1인데 벌써 옅은 화장을 한답니다. 나약한 여성을 보호해야 할 남성 국회의원들로서는 그 흔한 신사도 같은 것은 팽개쳐 버리고 뒷골목 건달이 되고 싶은 건가요? 남편들도 아내가 구질구질하면 싫어하지 않습니까? 아내가 남에게 꿀리면 자존심이 상하지 않습니까? 단두대에 올라가는 앙뜨와네트도 머리 손질을 했다는 글도 안 읽어 보았습니까?
 
또 박 모 의원은 대통령을 무슨 현상 수배하는 범죄인처럼 여러 개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바늘자국이 어떠니, 팔자주름을 시술해서 피멍이 들었다는 등의 인격 모독성 발언을 했습니다. 클로즈업시켜 보여주는 사진은 너무나 흉측합니다. 아내가 차라리 텔레비전을 끄라고 성화였습니다. 박 대통령도 좋건 싫건 사초에 영원히 기록될 대한민국 대통령의 한 사람입니다. 특히 여성의원들은 같은 여성으로서 일말의 연민의 정도 못 느끼는 겁니까?
 
대통령의 독선, 소통 부족으로 일어난 이 엄청난 사태를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도 대통령 이전에 ‘립스틱 짙게 바르고’ 싶은 한 사람의 여자입니다. 그럴 권리도 있습니다. 왜 ‘립스틱을 짙게 바르면’ 안 된다고 강요합니까? 그런 질문을 하는 국회의원들은 부인이나, 며느리나, 딸이나 집에서 화장을 안 하고 민낯으로 외출하는지 답해야 합니다. 대통령도 여성이라는 인격을 존중하여 앞으로는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인격살인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언행은 대한민국 국격 훼손은 물론 한류와 관광을 침몰시키는 반국가적, 반경제적, 반문화적 행위임을 명심하여 앞으로의 청문회에서 자중하기를 권고합니다.


이정원
시조시인. 1939년 충남 예산 출생.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고대신문 편집국장 역임. 공직에서 정년퇴임. 2005년 계간 ‘현대시조’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한국시조시인협회·한국문인협회 강남지부 회원. 현대시조 ‘좋은작품상’ 등 수상. 시조집으로 ‘얼레와 어금니’ 등 3권과 산문집 '코드 55'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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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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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18.XXX.XXX.231)
용기있는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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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18:17:51
0 0
玄武 (171.XXX.XXX.108)
혹시나 하고 와 보았더니 역시나~~

강산은 변해도 사람 본성은 변키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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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23:20:22
3 2
玄武 (171.XXX.XXX.108)
(비~아~그~라와 프~로~포~폴)
이게 왜 본 글은 돼고 답글은 안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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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23:23:48
1 1
임금님 (223.XXX.XXX.146)
21세기 한국에서 벌거벗은 여왕님 현실판이 벌어지고 있다
벌거벗은 채 세상을 속이려드는 여왕보다
벌거벗었다고 외치는 자가 더 나쁘고 민망하다는
그 한심한 동화 속 신하들이 여기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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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7 18:27:59
2 2
대통령놀이재미있다 (223.XXX.XXX.146)
박근혜: 여기 뭐, 예. 아주 국민들 속 터지는 것, 뭐, 그런 것, 부채 공기업 부채, 뭐.

정호성: 예, 예.

박근혜: 이런 거 있잖아요, 또 그, 이제 다 할 필요는 없고, 불량식품 뭐, 이런 거.

정호성: 예, 예.

박근혜: 그, 그 무기 부실, 하긴 뭐, 하여튼 저기 큰, 하여튼 특히 공공기관 방만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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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6 09:58:31
3 1
여자이기이전에대통령 (211.XXX.XXX.67)
그녀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자가 아니아, 여자이기 이전에 대통령!
욕구는 누구나에게 있기 마련임을 인정하지만,
사생활이 그 1초가 아쉬운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속시원히 밝히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된다는 건가?
그런 내용의 칼럼은 아니길...

*시인이신 분 께서 "입술은 얼굴 중에서 여성들이 가장 포인트를 주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라고 하여 의미 모호한 문장을 쓰는 점은 조금 불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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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4 09:02:34
8 2
별별 (59.XXX.XXX.191)
심정적으로는 안타깝지만,
지금의 화두는
한가하게 일상을 즐기는 <립스틱 바르고 싶은 여자>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입니다.
공사간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공직을 맡아 일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투명하지 못하고 뭔가 감추는 듯하는 성명발표.....

왜, 깨끗하고 당당하게 밝히지 못하는지에 대한
답답하고 막막한 국민의 분노입니다.

그 분노를 더 부추기는 것이 이러한 추임새입니다.

국가의 방향을 잘 알고 가야합니다.

지금은 립스틱 바르는 여자얘기가 아니고,

세월호 사건때 무얼했느냐에대해
시시각각분석하여
명확히 답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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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9 11:12:25
8 3
방귀남 (223.XXX.XXX.238)
방귀 뀐 놈이 성질 낸다고
개판 친 년의 개판을 보도하니 기사에 온통 개판이라 불만이냐
박근혜같은 여자를 저 자리에 앉힌 자들에겐
부끄러움이란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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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16:34:46
9 3
여자도여자나름 (223.XXX.XXX.111)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날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관사에서 뭘 했는지는
여자의 사생활이라니
밝히면 반문화라니

이런 글들도 다 역사에 남겨서 후세 대대로 비웃음 받게 해야 한다
댓글들도 모두 보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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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8 10:06:53
9 3
지지율4% (223.XXX.XXX.193)
지지율 4%가 다 여기 모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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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4 14:39:02
7 3
玄武 (171.XXX.XXX.108)
로그인하게 하셨습니다.^^
여기 칼럼 올린이들 선발 과정이 궁금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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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23:03:02
3 0
홍재기 (183.XXX.XXX.227)
저도 tv를 보면서 민망했습니다. 저 뿐만아니고 상식있는 사람은 모두 그럴것인데 이제야 잘 못됐다는 확신을 같게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연말연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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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4 11:05:01
4 6
오마리 (24.XXX.XXX.232)
시원한 말씀 소신 있어 감동입니다.
저질스러운 국회의원들이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음 깨닫지 못합니다
온갖 잡스러운 여성 비하와 같은 언어는
비록 탄핵의 처지에 있더라도 한국의 대통령인 상황에서 세계에 망신을 주는 곳으로 국가의 위신이 말이 아닙니다
모두가 누워서 침 뱉기 하고 있습니다. 국회를 아예 없애 버리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에서 가장 야비하고 저잘의 집단이 국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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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14:30:09
6 10
玄武 (171.XXX.XXX.108)
혹시나 하고 와 보았더니 역시나~~

강산은 변해도 사람 본성은 변키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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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23:25:36
3 2
GRAND (61.XXX.XXX.62)
어려운 시국에
올바른 말씀하시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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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10:29:25
5 10
신아연 (119.XXX.XXX.108)
동감하며 동의합니다.

마치 대통령만큼 미용에 많은 돈을 쓰지 못하는 것에 시기 질투가 나서 저러는 게 아닌가 싶은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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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0 23:41:51
4 11
실망 (14.XXX.XXX.219)
신아연샘까지도~~ 서글퍼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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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1 16:27:03
3 0
김연태 (125.XXX.XXX.196)
짚어주신 내용을 읽고 속이 다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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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0 14:38:1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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