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고영회 산소리
     
제주지사는 올레길 걸어봤을까
고영회 2017년 03월 20일 (월) 00:01:43

걷기! 저는 즐겨 걷습니다. 2010년 6월부터 걷기를 시작했는데, 걷는 게 좋아서 걷는 모임을 만들어 한 달에 두 번씩 걷습니다. 산 타기, 자전거 타기와는 다른 묘미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을 지키는데 아주 좋은 운동이고, 걷는 동안은 생각을 정리하기 좋습니다. 몸은 몸대로, 머리는 머리대로 움직이는, 유체이탈 상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걷기는 다리를 튼튼하게 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걸을 때마다 신체 장기가 흔들려 장기를 둘러싼 근육을 튼튼하게 하나 봅니다. 일주일에 닷새 동안 매일 30분 이상 걷는 방법(530운동)도 제시돼 있습니다. 저는 2010년에 독일사람 쿠르트 파이페 씨가 쓴 ‘천천히 걸어 희망으로’란 책을 읽고 걸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걷기 바람은 제주 올레길에서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올레는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주는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인데, 이 말을 딴 제주 올레길은 언론인 서명숙 씨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뒤 구상했다고 합니다. 전국 각지 지자체마다 걷는 길을 마련했습니다. 걷는 길의 원조인 셈이지만 정작 제주 올레길을 걸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제주에 출장 갈 일이 생긴 김에 시간을 내 일부 구간을 걸었습니다.

올레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과 독특한 문화를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길이라는 소개대로, 올레길  26개에는 제주 여행지가 대부분 들어있으며, 제주를 대표하는 바다와 포구, 해안 절벽, 오름, 마을 등이 이어져 있다고 합니다. 올레길을 걸어보니 산길, 들길, 바닷길이 어우러져 길마다 느낌이 새롭습니다. 들길을 걸을 때는, 구불구불 현무암 돌담으로 구분된 밭과 그 밭 가운데 작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무덤에서 제주 사람의 생활상이 떠오릅니다. 올레길은 명품 길이라 해도 이름이 아깝지 않습니다.

   

이렇게 좋은 길인데, 걸을 때 눈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이 들어옵니다. 바로 바닷길을 걸을 때, 바닷가에 쌓인 쓰레기입니다. 주로 폐어구, 생수나 음료수를 담았던 페트병, 그리고 각종 생활 쓰레기입니다. 제가 걸어본 해변에는 어느 곳이든 이런 쓰레기가 파도에 밀려 지저분하게 널려있습니다. 또 다른 쓰레기는 걷는 사람이 버린 것입니다. 휴지와 빈 음료수병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좋은 길에 흠입니다.

길을 걷는 사람이 쓰레기를 버린다면 꾸짖어야 합니다. 걷는 사람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겁니다. 다음에 지자체의 구실을 물어야겠습니다. 바닷가에 쌓인 쓰레기는 어느 개인이나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치우기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제주도청이 해결해야 할 일일 것 같습니다. 올레길은 제주도의 이름난 관광자원입니다. 그 올레길 주변이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주도지사는 올레길을 걸어봤을까요? 올레길을 걸었다면 저 쓰레기를 봤을 것인데, 봤다면 쓰레기를 저렇게 내버려 두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주도청이 주기적으로 쓰레기를 치워야겠습니다. 제주도청이 치우기 어렵다면 각 시장 또는 면장이 책임을 지고 깨끗이 유지할 일을 맡게 해야 할 것이고요.

쓰레기 문제는 제주도에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에 있는 백운호수 주변도 마찬가지 상황이었습니다. 호숫가 둘레에 걷는 길이 있는데, 물에 밀려온 쓰레기가 호숫가에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봄이 와 백운호수를 걸을 때, 쓰레기가 안 보이면 좋겠습니다. 2014년에 가봤던 울릉도 바닷가에도 온갖 쓰레기가 널려있었습니다. 2015년 여름에 가봤던 인천 앞바다 장봉도 해변에도 엇비슷했습니다.

환경은 관리해야 합니다. 길을 걷는 사람이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설령 걷는 사람이 버린 쓰레기가 있더라도 이를 관리할 조직이 있어서 치워야 하겠습니다.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걸은 사람이 다시 더 많이 사람을 불러오게 하려면. 걷는 길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자자체장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다음 올레길을 걸을 때는 기분 좋게 해변을 바라보길 기대합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이 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상업적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17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유희열 (119.XXX.XXX.232)
쓰레기가 둘레길과 호수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더심각한 쓰레기는 집단 이익에만 몰두하는 ?회, 거짓말과 뻔뻔함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와 멩신자들이지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2 17:37:47
0 0
조수정 (222.XXX.XXX.103)
1일 1만보 걷기를 하다 최근 주춤해졌는데 선배님 글 읽고나니 다시 마음을 잡아야겠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1 08:05:48
0 0
고영회 (119.XXX.XXX.232)
좋지요.
만보 걷기면 7킬로미터쯤 될 텐데, 꼭 실천하소.
답변달기
2017-03-22 08:33:35
0 0
임종건 (121.XXX.XXX.171)
지난달 올레길을 걸으며 똑같은 생각을 했었고, 글로 써야겠단 생각까지 했었죠. 제 대신 쓰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저 많은 쓰레기를 제주도에서 수거해서 태우려면 제주도 공기가 오염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했더랍니다. 그렇다고 묻는 것도 해결책은 못될 것 같구요. 일본 바닷가의 깨끗한 환경도 생각났죠. 한국 관광객도 각성해야겠지만 중국관광객까지 몰려들어 제주도 환경이 더 몸살을 앓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11코스를 남북으로 나누어 걸었었는데 바닷가의 산책로가 아니라 찻길을 같이 쓰는 코스가 상당히 길어 아쉬웠죠. 너무 인공을 가미하는 것도 좋지 않겠으나 가급적 찻길과 떨어져서 걷는 올레길이기를 바랍니다.
답변달기
2017-03-20 23:36:31
0 0
고영회 (119.XXX.XXX.232)
아, 그러셨군요. 제가 먼저 써버려 죄송.
말씀대로, 찻길을 걸어야하는 구간에서는 '다른 길은 없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신경쓰면 될 것 같은데... 올레길이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 같으니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2 08:36:01
0 0
김종우 (121.XXX.XXX.50)
예 맞습니다. 제발 선진 국민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아껴야 할 우리의 자산이지요. 함께 즐기며 함께 잘 보존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인데. 자자손손 이어줄 우리의 자산인데 말입니다.
답변달기
2017-03-20 16:19:12
0 0
고영회 (119.XXX.XXX.232)
그렇죠? 우리 강산 오래오래 깨끗하게 지켜야죠.
댓글 의견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0 21:01:00
0 0
자작나무 (221.XXX.XXX.190)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부지런히
걷겠습니다. 걸을 수 있었을 때가
행복한 때였다고 회상할 때가
누구에게나 찾아오겠지요.
답변달기
2017-03-20 13:09:04
0 0
고영회 (119.XXX.XXX.232)
네, 걷기 정말 좋죠?
댓글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0 21:00:10
0 0
신아연 (211.XXX.XXX.1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올레길의 이름에 대해서 잘 배웠습니다. 정겹고 의미있게 참 잘 지었네요.

쓰레기 문제는 가슴부터 아픕니다. 치우고 말고 이전에 쓰레기를 너무 많이 만들어 내게 하는 상품들과 그 포장과 포장 단위 등등을 탓하고 싶습니다.

너무나 너무나 많은 일회용품, 그것을 무심히 마구 생산하고, 마구 쓰고, 마구 버리고, 그래야 경제가 돌아가고 소위 말하는 '성장'이 계속된다니...

물질과 자본주의의 순환구조 자체가 환경에 대한 폭력이니까요. 부메랑이 되어 인간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지만 우리 인간은 그또한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유시민 씨는 어느 강연에서 지구 차원에서 보자면 인간이 암적 존재라고 하더라구요. 무한 소비, 무한 파괴 한다는 점에서.
답변달기
2017-03-20 10:22:04
0 0
고영회 (119.XXX.XXX.232)
의견,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0 20:59:11
0 0
김정학 (211.XXX.XXX.28)
잘 읽었습니다.
제주 올레길은 26개코스에 425km에 달합니다. 제주도에서는 올레길 전담 미화원도 별도로 두어서 매일 쓰레기 수거와 정리를 하고 있으나 발생량에 비해서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쓰레기 투기방지 협조 홍보와 함께 한걸음 한걸음 철저를 기해서 깨끗한 올레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참고로 대한민국 해양쓰레기의 42%가 제주로 몰려 옵니다. 도에서는 전국 최초로 해양쓰레기 전담 미화원도 두어서 치우고 있습니다만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환경정비에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기획조정실장 김정학
답변달기
2017-03-20 09:22:48
1 0
고영회 (119.XXX.XXX.232)
김정학 기조실장님, 곧바로 답글을 올려주시어 반갑습니다.
- 모두 26개 길이군요. 인테넷 백과에서 찾았더니 예전 자료였던 것 같군요. 고쳐두겠습니다.
- 당연히 제주도청도 신경을 쓰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년 전, 3년 전 제주 갔을 때 2-3시간 걸은 길에서도 쓰레기가 보이기에, 여기만 그런가 했다가, 이번에 본격 걷는데 지저분한 장면이 계속되기에 글에 썼습니다. 힘들겠지만 더욱 신경써 주십시오.
- 걷는 사람이 버린 쓰레기는 버린 사람이 되가져오게 꾀를 내보면 어떨까요? 수많은 사람이 다니는 서울둘레길에는 쓰레기가 별로 보이지 않거든요. 제주라고 별스런 사람이 걷는 게 아닐 텐데.
- 우리나라 바다 쓰레기가 제주도로 몰리는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바다를 접한 광역지자체가 비용을 분담하는 정책이나 법안을 추진해 보면 어떨까요? 다른 도 때문에 제주가 피해를 보면 억울하니.

올레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글을 썼습니다.명품길로 지켜주시길 부탁합니다.
답변달기
2017-03-20 20:57:58
0 0
김정학 (14.XXX.XXX.229)
예 잘 알겠습니다.
제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씨는 전부 제주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답변달기
2017-03-21 19:43:19
0 0
고영회 (119.XXX.XXX.232)
삼성혈도 잘 지겨주십시오^^
답변달기
2017-03-22 17:23:17
0 0
꼰남 (220.XXX.XXX.208)
아런 댓글 이 칼럼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반갑고 감사합니다.
역부족인 젓도 공론화시켜 빠른 시일 내에 헤결됐으면 좋겠습니다.
역부족이라고 치우지 않는다면 금방 쓰레기천지로 변해버릴테니까요.
지리적인 장점도 있으면 지리적인 약점도 있으려니
당연시 여기고 즐기는 한편 해결하고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답변달기
2017-03-20 09:49:28
0 0
고영회 (119.XXX.XXX.232)
저는 글쓴이로서 참 반갑습니다^^
답변달기
2017-03-20 20:58:40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