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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태블릿PC’ 빅뱅 일으키나
김영환 2017년 11월 17일 (금) 00:03:47

‘국정농단의 스모킹 건’이었다는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가 2016년 10월 24일 jtbc의 보도 이후 1년을 넘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의 결정에 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National Forensic Service)의 검증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재판부가 최 씨 변호인의 끈질긴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죠. 보도에 의하면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아직도 태블릿PC를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요지로 물었답니다.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할까요? 

국정농단의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감추었는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새로운 범죄를 찾는다며 구속을 연장함에 따라 기약 없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죠. 도태우 변호사가 참석한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은 인권침해 진상 조사에 착수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최근 ‘애국 군인의 상징’이라는 김관진 전 국방장관에 이어 오늘 새벽엔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 국가안보 최고 책임자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정권교체의 실감이죠.

그간 태블릿PC 진상 규명 외면으로 우리나라 법치에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범죄였다면 물증의 내용 공개가 너무 늦었죠. 검찰은 작년 10월 1시간 15분 만에 포렌식 분석을 하고서도 이를 공표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 진실에서 멀어지도록 하고 싶었나요?

그 덕택인가, 사람들은 jtbc의 보도를 사실일 거라고 믿었고 취재팀은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포렌식 보고서를 거의 1년 만에 변호인에게 공개하고 극히 일부 언론사가 이를 보도하면서 풍경은 변했습니다. 서울대 재학생과 동문으로 구성된 SNU트루스포럼은 14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팩첵(factcheck) 위원회에 작금 논란이 되고 있는 jtbc의 태블릿 조작 보도 의혹을 검증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지난 10월 30일 국회의 과학기술정보 방송통신위 국정감사는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출석한 가운데 카이스트가 jtbc 태블릿PC 특별취재팀에게 제7회 정문술 과학저널리즘 대상을 주기로 결정했다가 무기 연기한 것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선정 심사에서 반대 논란이 거셌다면서 방송사의 포렌식 과학보도 저널리즘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 수상 이유인데 언제 이 방송이 포렌식을 했냐, 정치 논리에 편승하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신 총장은 학교와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주는 상이라며 논란에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범죄 물증의 포렌식 수사는 검찰이 해야 한다는 것을 카이스트도, 그 산하 조직도, 손석희 앵커나 홍석현 전 회장도 잘 알 것입니다.

재판부는 달랐습니다. 11월 9일 법정에 처음 등장한 문제의 태블리PC를 화상 실물기로 껍데기만 보여주었고 변호인 측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특정 언론사에 제공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저장된 자료의 특성을 암호화한 기록인 해시값이 변경될 우려가 있다"라며 태블릿PC 전원도 켜지 않은 채 외관만 검증하도록 했습니다. 증거물을 신줏단지처럼 모신 것이죠.

재판부는 11월 14일 변호인 측 4명, 검찰 측 3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과수 요원들이 태블릿 내장 배터리를 1시간 충전하여 태블릿PC의 내용물을 고도의 기술로 복제하는 이미징 작업을 실시했는데 5개의 파티션 중 4개는 끝냈지만 마지막 파티션은 태블릿이 방전돼 못하고 국과수를 믿고 맡기기로 했습니다. 포렌식 결과는 며칠 내로, 감정평가서는 보름 정도 걸려 나올 거라고 합니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그간 논란을 일으킨 태블릿PC에서 필수적으로 감정해야 할 핵심 사항을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그것은 먼저 jtbc 측이 2016년 10월 18일 태블릿PC를 입수한 이후 관련 데이터의 오염 여부 등 증거로서의 무결성, 박 대통령 드레스덴 연설문의 유입 경로와 오염 여부, 2012년 대선 당시 이 태블릿을 박근혜 대통령 후보 SNS팀이 사용했는지 여부입니다. 아울러 태블릿 최초 개설자와 현 소유자, 개통 이래의 구체적인 태블릿 이동 경로, 태블릿 속 문서의 작성과 수정, 저장 일자와 수정 가능 여부 및 문서 저장에 쓴 프로그램, 최 씨 사진의 셀카 여부와 이 태블릿의 셀카 기능 유무, 저장 사진의 수정 여부 등입니다.

자유한국당 태블릿PC 진상조사 태스크 포스(위원장 김진태 의원)는 국과수 포렌식 보고서가 나오면 홈페이지에 게시해 젊은 정보통신 전문가들로 하여금 검증하도록 한답니다. 이 당 태스크 포스의 민간 위원인 우종창 대기자는 이달 안에 태블릿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태스크 포스는 검찰이 최초의 포렌식을 제대로 했는지 수사 과정을 살피고 청와대 행정관 김한수 씨가 구입한 태블릿PC가 어떻게 고영태 씨의 사무실에 갔는지도 따진다는 것이죠.

고 씨가 방치한 태블릿이 그 자리에 어떻게 있을 줄 알고 기자가 덤벼든 것일까요? 이 태블릿PC가 “썩은 미끼든 가짜 미끼든 고기는 잡았다”라는 정의당 국회의원 노회찬의 발언이 있었죠. 믿을 건 jtbc밖에 없다며 기자에게 문을 열어주었다는 빌딩 관리요원인 전 통진당 당원 말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으며 홍석현 전 회장이 손석희 사장에게 자료를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우 위원은 밝혔습니다.

최순실 씨는 지난 9일 법정에서 처음 본다는 태블릿PC에 대해 "고영태의 기획에 검사들이 일부 가담하거나 jtbc가 기획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1년 동안 해왔다"며 "오늘 이 태블릿PC를 처음 봤는데, 이런 건 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고 MBC는 보도했습니다. 선동당하기 쉬운 여론에 기대서 드레스덴 연설문이 최씨에게 보내져 새빨갛게 고쳐졌다고 증오의 불을 한껏 지르면서도 “물론 이게 최순실 씨가 받아서 수정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라는 기자의 맹랑한 리포트에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라고 맞장구친 앵커 멘트는 국회의 탄핵 소추가 가결되자 “어쩌면 태블릿PC 따위는 필요 없었는지도 모릅니다”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팩트의 광란은 범죄의 증거를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검찰이 기우는 권력보다 떠오른 권력에 줄을 댄 결과는 아닐까 하고 걱정합니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유무죄를 떠나서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추구한다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면은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인권과 법치의 후진적 모습입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은 법인데 법 위에 정치가 올라타 있고 태블릿PC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과학인데 그 과학도 정치의 힘이 깔고 앉았던 모습입니다.

최근 검사 출신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구의 아시아포럼21에서 고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의 자살을 언급하면서 “공수처라도 만들어 정권의 개 노릇을 하는 검찰을 견제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원전 중단도 공약이라고 했으니 이제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도 공약대로 만듭시다. 공수처는 부패 범죄만이 아니라 직무와 관련된 법률 위반도 소추해야 합니다. 판사나 검사도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를 저지르면 공수처에 기소되어 포토라인에 세워야 더 민주적인 국가로 나아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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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59.XXX.XXX.117)
오마리 님
김기수 변호사가 말하기를 "진실을 송곳과 같아서 드러나기 마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믿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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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3 00:32:04
0 0
오마리 (99.XXX.XXX.160)
결과가 기다려집니다. 선생님 글을 통해서 사정을 알게 되니 언론은 무엇을 하는지요.

한국정치가 삼류에서 이젠 사류 오류로 떨어져 수치스럽고 대통령 부인이란 사람이 국가 간의 세관법을 어기며 식물을들고 나가는 정도이니(무슨 나무인가) 국격이 떨어져 한심합니다. 부전부전 (남편 부, 아내부)이 아닐까 합니다.

다음 결과 글 기대해 보겠습니다.
답변달기
2017-11-22 20:13:11
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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