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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냐, 베네수엘라냐
김영환 2019년 06월 11일 (화) 00:32:08

‘경제가 엉망’이라는 아우성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확실한 수치로 드러나고 있어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던 대통령의 말을 무색하게 합니다.

1분기 경제는 0.3퍼센트 역성장, 10년 이래 최악입니다. 미국 0.8, 일본 0.5 퍼센트 플러스 성장에 비하면 한심합니다. 4월 경상수지는 반도체를 비롯한 상품 수출 격감 등으로 6억 6,000만 달러 적자가 났습니다. 작년 9월 108억 달러 흑자에서 급전직하죠. 실업자 124만 명은 1999년 통계 작성 후 신기록입니다. 청년 실업률은 11.5퍼센트에 체감 실업률은 25.2 퍼센트, 30대 고용은 9만 명, 40대는 18만 7,000명이 줄었습니다. 환율은 급등했죠. 이런 우울한 뉴스는, 지속 불가능한 경제를 꿈꾸는 경제 정책 실패 탓입니다.

마차가 말을 끌어야 한다는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기업 능력을 외면하고 기업에 세금으로 벌충해주는 최저임금 인상이 상징하는 관치 경제의 대가입니다. 여기에 촛불 공신, 민노총의 위력이 가세하죠. 6년 새 순익이 80퍼센트나 줄어든 현대자동차 귀족 노조는 순익의 30퍼센트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는데 인상 요구는 끝이 없죠. 우리 자동차는 누가 사주겠지 하면서….

며칠 전 55평의 어느 대형 아파트 주차 라인을 살펴보니 외제 차가 15대 9 비율로 더 많았습니다. 벤츠, 아우디, BMW, 미니, 푸조, 폭스바겐, 시트로엥, 토요타, 스바루 등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제네시스 같은 것도 몇 대 보였지만 외제 차와 싸워 이길 준비가 안 돼 있는 현대차는 분명히 밀리고 있었죠.

징세 기술의 발달로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던 세금 징수도 올해 1분기에 8,000억 원 감소했답니다.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37퍼센트 격감했다니 당연히 세금도 줄겠죠. 이럴 때일수록 나라의 지갑을 잘 간수하고 지출의 우선순위를 가려야 하는데 내년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 나아가 대선까지 겨냥한 선심 경쟁이 한창입니다. 대통령이 국가의 건전 재정을 위해 국가 부채 비율을 40퍼센트로 억제해 온 마지노선도 깨자는 으름장을 놓아 논란이 일었지만 한국은행이 재빨리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바꿔 분모가 되는 작년 GDP를 111조원이나 증가시켜 부채비율을 35.9퍼센트로 낮췄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직접적인 국가 부채에 공기업 부채, 국민연금까지 보태지면 미래 세대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지난 2월 전국 23곳에서 벌일 24.1조 원의 철도 등 토목사업에 예비타당성 조사면제라는 특혜를 부여했습니다. 1999년에 무분별한 지방 사업을 막으려고 경제적 타당성을 중시했던 잣대를 허물고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물꼬를 터버린 거죠. 몇 년 전 아침에 신안군의 멋진 교량을 넋 놓고 바라보면서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려고 한참 기다렸던 생각이 납니다. 뭔가 건설해도 타당성이 없으면 관리비만 축냅니다. 애물단지가 된 많은 지방 공항들처럼…. 여기에 더해 48조 원을 곳곳에 퍼부어 체육관, 도서관 등 ‘생활형 SOC’ 삽질을 전개한답니다.

예비 타당성 면제 사업을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주먹구구 같은 한 곳만 짚어보렵니다. 개성·해주까지 잇는 80.44킬로미터의 남북 평화 도로 1단계로,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서 북쪽 옹진군 신도까지, 1,000억 원을 들여 왕복 2차로, 편도 1차로로 3.5킬로미터를 건설하겠다는 것이죠, 경운기와 트랙터가 오가는 농로로 만들 참인가요? 안보 환경이 설익은 북한 철도망 연결과 고속도로 건설 전에 우리가 사는 남한의 수도권부터 제대로 정비해놓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경제난인데도 돈이 얼마나 많은지, 재정자립도가 16퍼센트에 불과한 대덕구청은 연봉이 7억 원꼴인 김제동의 90분 강의에 1,550만원의 ‘말값’을 퍼준다고 해 거센 비판이 일자 취소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주제의 강의료는 재경부의 유명인 지급 기준의 거의 50배인데 대덕구는 좌 편향 방송인만 특별히 사람대접하는 모양입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 작가 김 훈을 이웃 유성구는 자신들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여  결례를 무릅쓰고 마땅히 예우해야 할 금액의 5분의 1도 안 되는 100만원으로 북 콘서트에 모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대덕구는 뭘 생각하나요? 1,550만원은 수백 명의 하루 알바 비용입니다. 

대덕구청 문제가 표면화해서 그렇지 우리가 모르는 세금이 어떻게 줄줄이 새는지 모릅니다. 실업 대책으로 55조 원을 썼는데 결과는 고용 참사라는 현실도 그렇죠. 그 돈을 창업에 썼다면 100억 원 자본금의 기업을 무려 5,500개나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무슨 수당, 무슨 소득하며 중앙과 지방이 경쟁적으로 현금을 뿌립니다. 중독되면 고치기 어려운 게 현금 살포죠.‘물고기를 주지 말고 낚시법을 가르쳐라.’배급식 멘탈리티로는 경제가 나아질 거라고 아무리 강변해도 상황은 악화할 것이고 국민은 더욱더 신음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키운 것은 개발연대 정부의 산업화 비전과 기업, 국민의 호응이었습니다. 건드리지 말고 관리만 잘해도 그런대로 잘 굴러갈 경제를 이리 쑤시고 저리 쑤셔서 반신불수로 만드는 게 아닐까요,‘판도라’라는 영화를 보고 국제경쟁력이 대단한 원자력발전소를 닫게 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악폐죠. 그런 마인드니까 세계시장에서 밀려 1분기 수출은 전 분기보다 7.1퍼센트나 줄어  G20 국가 중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4월 “세금 퍼주기와 세금 일자리 등 포퓰리즘 정책이 만연해 있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국민연금기금의 보유 주식 의결권 행사 지침)’에서 베네수엘라의 국유화 망령을 볼 수 있고 민족끼리의 대북정책에서 베네수엘라의 반미 좌파연합을 엿볼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해외의 지적도 예리합니다. 3월 22일 일본의 산케이신문의 자매지인 석간 후지는 지지통신의 서울 특파원을 역임한 무로다니 카즈미 씨의 ‘문의 선심성 복지로 한국은 그리스화하고 있다’는 글을 싣고 한국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한국의 공무원 수는 인구 비례로 볼 때 일본의 5배. 나라와 지방이 경쟁하듯 선심성 복지에 나선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중·하위직 공무원을 늘린다고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다. 나라가 불필요한 직종을 배분하는 잃어버린 공산국가의 모양(態)을 이미 나타내고 있다. 대학의 구내를 돌며 전등과 에어컨을 끄는 사람들은 월수 30만 원인데 실업자가 아니라 취업자다. 지난 2월 취업자는 전년 대비 26만 명 늘었다. 60세 이상이 39만 7,000명 늘었고 30, 40대에서 24만 3,000명이 줄었다. 게으른 국민성과 자본주의의 벽을 무너뜨리려고 열심인 마르크스주의 정권이 경합적인 상승(相乘)효과로 동아시아의 그리스를 겨냥하고 있고 그 길은 제동이 걸릴 것 같지 않다. 일본이 경제 제재를 발동하지 않아도 한국은 스스로 침몰해 간다.”

땅은 작으나 거대한 국제 국가인 대한민국의 경영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선진국과의 선린우호 협력도 필수죠. 경제가 잘될 거라는 아마추어 운동권의 이유 없는 자신감은 접고 잘못되었다는 전문가와 국민의 소리가 높으면 고집부리지 말고 얼른 실물경제에 밝은 인재를 기용해 궤도수정 하십시오. 출구를 찾기가 면구스럽다면 더 늦기 전에 대표적인 정책 몇 가지,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원자력발전 폐기를 국민투표에 부치십시오. 그리고 국민이 원하여 바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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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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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 (125.XXX.XXX.12)
이글을 신문이나 유튜브에 내시고 대학 신문에도 교섭해서 내시고
청와대 게시판에도 내시면 좋겠음.
그렇지 않으면 방구석 여표소리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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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23:15:49
0 11
Enita (148.XXX.XXX.37)
정말 가슴이 후련한 얘기 들었습니다. 북유럽여행을 하면서 지금 우리는 뭘하는지 답답했는데. 왜 눈에 환하게 들어오는 현실을 모르고 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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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01:27:52
3 11
김영환 (209.XXX.XXX.3)
감사합니다. 정말 답답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 나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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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00:40:22
0 11
채근담 (211.XXX.XXX.211)
모처럼 속이 후련해지는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이 정권사람들은 나라를 놓고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전에 응징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사람에게 전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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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00:00:29
2 11
김영환 (209.XXX.XXX.3)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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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00:40:59
0 11
고부안 (181.XXX.XXX.38)
김 선생님, 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공감을 합니다. 오늘 글은 더욱 그러합니다. 만약 제게 제목을 이렇게 붙여도 되냐고 물으셨다면 저는 '그리스냐, 베네수엘라냐, 아르헨티나냐' 라고 붙이십시오 하고 답변드렸을 것입니다. 과거 세계 4대부국 중 하나이던 아르헨티나가 70년째 경제 파탄으로 가고 있고 때로는 개인예금까지 정부가 동결해 그 가치를 앗아가고, 외채에 대한 디폴트를 하고, 포플리즘 선동주의로 산업을 국유하 해서 결국 국제 재판에 져서 수십억 불씩 물어주고, 노조들의 행태는 민노총이 하는 짓 그대로고.... 제가 아르헨티나에 살면서 한국이 꼭 아르헨티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번 글을 페북에 공유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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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22:36:51
4 11
김분도 (14.XXX.XXX.49)
고맙습니다.

명징한 글 잘 읽었읍니다.
제가 어렴풋 염려 내지 울분하는 요즈음 나라꼴의 안타까움을 참으로 분명히 정리하신 명문 주위에 두루 날라 이나라 잘 되는 길로 나아가는데 털끝 같은 보탬 되도록 애쓰겠읍니다. 거듭 훌륭한 글 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며 작가님과 자유칼럼그룹의 건승 기원드립니다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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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11:18:39
1 12
조용한 관찰자 (175.XXX.XXX.167)
아무리 바빠도 김영환님의 글은 보고 있습니다. 질곡 같은 세상에 그래도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글을 보내 주시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경제상황은 아비규환입니다. 경제는 과학이고 과학은 고도의 과학기술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풀어나갈 수 있는 영역입니다. 떼선동으로 해결할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긴 역사를 보면 잘 살면 어떠하고 못 살면 어떠하리' 라고 하는 조상들의 너그러운 정신문화 덕택(?)으로 국민 전체가 총합적으로 잘 살기 위한 방법을 찾기 보다는 내편의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고 속으로는 어떻게 반대파의 자리를 뺏을가에만 골몰하는 세상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지지율 과반에 가깝다고 하니(설령 조작이라해도 아무 문제없이 선전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니) 우리가 정신병자가 아니라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의는 이긴다고 하지만 지금은 정의가 아니라고 굳게 믿는 우리들이 언제쯤 그런 세상이 도래할지 우리를 깊은 수심에 잠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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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10:19:01
2 12
김영환 (209.XXX.XXX.3)
'경제는 과학이고 과학은 고도의 과학기술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풀어나갈 수 있는 영역입니다. 떼선동으로 해결할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전적으로 동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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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3 00:42:22
0 11
H.S.K. (220.XXX.XXX.41)
여러 통계숫자들을 제시했는데 여러군데 사실과 다른게 있습니다.
좋은 취지의 비판과 견제의 글이 자칫 견강부회가 될까 싶어 말씀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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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09:03:19
1 0
김분도 (14.XXX.XXX.49)
그랬었나요? 어떤 부분이 틀렸을까요? 함께 알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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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11:22:44
1 1
임성빈 (58.XXX.XXX.226)
"경제가 잘될 거라는 아마추어 운동권의 이유 없는 자신감은 접고 잘못되었다는 전문가와 국민의 소리가 높으면 고집부리지 말고 얼른 실물경제에 밝은 인재를 기용해 궤도수정 하십시오. 출구를 찾기가 면구스럽다면 더 늦기 전에 대표적인 정책 몇 가지,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원자력발전 폐기를 국민투표에 부치십시오. 그리고 국민이 원하여 바꾼다고…."

촌철살인, 해법까지 제시해 주시는 붓의 힘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청년들에게 돈을 퍼 주고, 불필요한 공무원 늘리는 정책 대신에 기업이 투자를 하고 고용을 늘려 자연적인 경제 견인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대한민국호가 바로 갑니다. 같은 돈을 가지고 이렇게 써야지 힘 빼는 데 써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경제동맥경화가 심합니다. 뇌경색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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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1 08:30:4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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