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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김영환 2019년 10월 14일 (월) 00:22:21

지난 9월 16일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강화도에도 침투해 돼지들이 큰 수난을 겪었습니다. 역병이 강화도 내의 여러 면으로 번지자 인천시는 이곳 돼지 약 4만 마리를 모조리 죽여 씨를 말려 버렸습니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맡겨놓은 애완 돼지 1마리는 주인이 도살을 거부하자 행정대집행으로 안락사 시켰습니다. 

아무리 축생이라지만 이런 무참한 도살을 하늘이 용납할까요. 과거 불도저로 구덩이에 돼지를 생매장하던 사람이 못하겠다고 손을 든 영상이 떠오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수 도살은 파주, 연천, 김포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주 강화도 출입 때 길고 긴 차량의 대열 속에서 4번의 약품 살포를 경험했습니다. ‘돼지 흑사병’이라는 이 바이러스에는 치료제가 없다는데 자동차는 무엇으로 소독하는 걸까요? 한번은 멋모르고 에어컨을 가동했더니 소독약 냄새가 코로 스며들었습니다. 

해괴한 질병이 상서로운 조짐은 아닙니다. 이 땅에 북한에서 전염된 것으로 보이는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서 더 그렇습니다. 때마침 정의의 화신인 양 SNS로 온갖 것을 공격해 ‘조만 대장경’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이 나라를 흔들고 있습니다. 내신 서류 위조 등 딸 대입 부정 의혹, 자신도 이사였던 웅동학원 교사 채용과 뇌물수수, 재산 은닉 의혹, 수상한 조국 펀드 등 조국 일가의 의혹은 까도까도 양파라고 비판 받습니다. ‘앙가주망(engagement)’을 권력에 빌붙는 거로 착각한 폴리페서다운 지행일치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동서양이 애호하는 야채이자 구수한 중국 요리 냄새의 근원인 양파를 위선자 조국에 비유하는 것은 가당치 않죠.

내 친구 1명은 “조국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사퇴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조국 장관이 자택이 압수수색될 때 현장 검사에게 건 전화를 격려라고 본 것일까요? 그는 ‘신의 한 수’처럼 미디어사에 기록될 100만 명 구독자를 넘긴 유튜브 채널이 왜 신뢰를 받는지 알지 못하거나 대법원 확정 판결 때까지 모든 피의자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말을 굳게 신봉하는 모양입니다. 대통령은 조국 씨가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장관으로 임명했죠. 그럼 그렇게 범죄 연루 의혹에 관용을 베푸는 사람들이 병고에 시달리는 전임 여자 대통령은 왜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2년 넘게 ‘묵시적 청탁’ 죄로 감옥에 처박고 끈질긴 구속 재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용기 있는 좌파 논객인 동양대 진중권 교수 말대로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로 인식한 시민들이 진영과 무관하게 나서고 있죠. 여론조사도 사퇴 의견이 우세한데 대통령은 왜 조국을 비호하는 것일까요. 부인 정경심 씨 소환이 다가오자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인권을 강조했죠. 정 씨는 비공개소환으로 전환돼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습니다. 심야 조사도 없앤다는 것이죠. 많은 것이 조국 가족을 계기로 등장합니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칼을 대라던 호언장담은 어디로 실종했나요? 

백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영장을 뗀 명재권 판사의 조국 동생 구속영장 기각입니다. 그에게 몇억 원을 갖다 바친 공범들은 다 구속되었죠. 가족이 부패 의혹에 쌓인 사람이 검찰을 개혁할 수 있나요. 검찰 개혁은 이해 당사자인 조국 퇴진 후에 해야 공정, 평등, 정의의 명분이 설 것입니다. 그가 밀어주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대통령과 친인척, 국회의원은 기소 대상에서 빼면서 검증 안 된 특정 성향의 인물들로 채워 중국식 공안 통치 권력 기구를 신설하자는 건가요? 

나는 문재인 정권이 조국을 어떻게 다루는가 주시했습니다. 처음엔 조국 손절매(損切賣) 시기를 놓쳐 부도 날 때까지 들고 가는 주식처럼 보았습니다. 그를 임명하든 말든 레임덕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최저 30퍼센트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10월 자유 항쟁이라고 일컫는 조국 퇴진의 함성을 검찰개혁 요구로 오독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조국을 못 자르는 것은 그가 문 정권에 사활적 존재로 운명 공동체이거나 이념 공동체이기 때문이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는 작년에는 민정수석의 권한을 초월했다는 비판 속에 대통령 발의 개헌안을 직접 설명하는 위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개헌안 초안의 특징은 그가 부끄럽지 않다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의 전력처럼 헌법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삭제하려는, 불온한 것이었습니다. 삭제는 미수에 그쳤죠.

얼굴이 반반하고 키가 훤칠하며 걸핏하면 긴 머리를 쓸어 올리는 조국의 모습에 일부 여자들이 환장한답니다. 서울대 법대 교수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자유주의자인 동시에 사회주의자라는 배은망덕의 모순된 커밍아웃을 하고도 자본주의의 꽃인 펀드를 굴리고 호의호식하는 것은 국군 장병 외에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려고 16개국 6·25 참전 용사들 수십만 명이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서 함께 피를 흘린 덕분입니다. 그는 북한식 통일을 저해했다고 비난할지는 모르지만…. 

조국의 임명 강행에 국민적 분노를 촉발한 것은 아주 친숙한 대학 입시 부정 의혹 같은 이슈였지만 우리가 분노해야 할 더 큰 이유는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바로 그 정체성입니다. 

이런 불온한 환경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원인이 미궁입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북한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남한으로 넘어오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인천시는 멧돼지들이 북한에서 바다를 헤엄쳐 건너와 강화군 해안에 머물다가 월북한 녹화물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러스가 빗물에 섞여 흘러서 오염됐다는 추리도 나옵니다. 바닷물에 바이러스 농도가 얼마나 짙어야 전염될까요? 환경과학원은 한탄강, 임진강, 한강 하구 20곳 시료 채취 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북한 자강도에서 5월 25일 처음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민족 공조는 말뿐, 북은 상세한 발생 정보를 우리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역병의 남한 첫 발생지인 파주는 남북의 관문이고 접경이라서 인적, 물적 교류도 의심하게 됩니다.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로 사람과 차량이 오갔을 테죠. 거기서 방역을 철저히 하지 못했다면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지난 6월 15일 삼척으로 노크 귀순한 북한 목선 선원도 6일이 지나서야 검역했습니다. 같은 달 30일에는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움직였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느슨한 대북 접촉 분위기에서 나타난 현상인지도 모릅니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돼지들에게조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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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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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리 (24.XXX.XXX.207)
전 처음 부터 그 얼굴이 느끼해서 싫었습니다. 느끼한 얼굴이 전혀 프레쉬 해보이지 않았던 제 눈이 문제일까요? 결국에는 너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도 퇴진을 모르는 조국과 같은 부류가 한국사회에 뿌리를 뻗어 큰 재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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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4 12: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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