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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무거워졌다
김홍묵 2022년 10월 26일 (수) 00:00:58

-마담폰, 지라손 (마스크 담배 핸드폰, 그리고 지갑 라이터 손수건)
코로나 시대 들어 외출하기 전 꼭 챙기는 필자의 소지품들입니다.
현금과 손수건은 카드·휴지로 대신하고, 라이터는 ‘불 필요한 사람’이라는 경멸을 당해도 요령껏 빌릴 수 있지만, 마스크 담배 핸드폰은 빠뜨리고 나가면 낭패를 당하기 일쑤입니다.

마스크가 제일 문제입니다. TV만 켜면 콧구멍을 후벼대고 주사기로 찔러대고 줄 서서 멍에 구입하는 게 일상인 코로나 시대를 2, 3년 겪다 보니 야외에선 벗어도 되는 마스크는 지금도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지하철 버스를 타거나 관공서 식당을 출입할 때는 어김없이 마스크 착용을 환기시키거나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귀가 무거워졌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귀에 마스크를 걸어야 하고, 보청기에다 안경까지 껴야 하는 상황이어서입니다. 3년 전 백내장 수술 후 햇볕을 쬐면 눈이 부셔 선글래스를 써야 하고, 책이나 신문을 읽으려면 돋보기를 걸쳐야 글자가 보입니다. 안 그래도 얇은 귀가 혹사를 당합니다.

귀가 무거워지니 여곤(呂坤 1536~1618, 중국 명나라 사상가)의 <신음어(呻吟語)>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눈에 먼지 한 톨 들어가면 참지 못한다.
잇새에 찌꺼기 하나 끼어도 못 참는다.
그것들 모두 내 것이 아니어서 그렇다."

여곤은 30년 동안 아홉 번이나 팔이 부러지거나, 창자가 끊어지는 병고를 겪으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신음을 토해내며 쓴 글이어서 책 이름을 신음어라 지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사소한 먼지나 찌꺼기는 참지 못하면서 사람들은 가슴 속에 든 비수는 어떻게 태연히 간직하고 살까?”라고 인간의 이중성을 나무랐습니다.

평소 내 것이 아닌 것, 모자 목도리조차도 걸치기를 싫어하는 데다 마스크 핸드폰처럼 새로운 이기(利器)까지 성가시다는 생각을 갖게 되니 스스로 너무 편협하다는 반성도 하게 됩니다. 필자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안고 사는 이들이 많아서입니다.
인간의 기억력이 코로나 시대 들어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기억력은 뇌의 영역입니다. 충북대 정수근 교수(인지심리학)는 저서 <팬데믹 브레인>에서 영국 건강 빅데이터 보유 기구 바이오 뱅크(UK Biobank)가 4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감염 전후의 뇌 영상을 비교한 결과 신경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회백질의 두께가 얇아졌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사망자 뇌에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신경세포가 망가진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팬데믹 시대를 살다 보면 뇌 손상과 인지기능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 이동 제한과 지역 봉쇄 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뇌와 인지기능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입니다.
마스크로 입을 가리는 바람에 돌 지난 어린이의 말 배우기도 늦어지고 있다나요.

‘文 케어’ 시기 2년 반동안 코로나 방역에만 7조 원 (건보공단 부담 75%)이 넘는 의료비를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역질 유행은 수그러들지를 않을 기세입니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2020년 4월부터 코로나 양성 환자 3만여 명 중 6%가 집중력 저하와 수면 장애 근육통 관절통 등 후유증이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42%는 부분적으로만 회복됐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봄과 여름의 악몽에 이어 겨울 팬데믹 예고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판이니 올 겨울은 더 추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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