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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영업
이상대 2008년 05월 19일 (월) 03:50:05
디카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지 약 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혼자 이곳저곳에서, 혹은 각종 모임에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무보수 봉사활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돈을 받은 것입니다. 그래 친구들에게 한참을 자랑하기도 하였답니다.

일산에서 열리는 꽃 박람회장에서였습니다. 함께 전시한 전원주택을 살펴보다가 우연히 의자에 앉아 쉬는 할머니 두 분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분이 한참을 눈여겨보더니 물으셨습니다.
“이런 곳에서 전문으로 사진 찍으시는 분입니까?”
“아니, 왜요?”

   
그렇게 보인답니다(그날따라 삼각대까지 휴대). 그러니까 유원지나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이라는 완장을 차고 촬영하는 직업사진사로 본 것입니다.

“아니 그냥 취미로 합니다.”
무슨 말을 할 듯 말 듯 하면서 말이 없었습니다. 말을 하도록 유도하니 사진이 그렇게 찍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럼 찍어 줘야지. 그러나 찍는 것은 별 것 아니지만 보내는 것이 문제인지라 메일주소가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게 뭐냐고 되묻는 것입니다. 나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이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는 게 웃기는 일이지...

하는 수 없이 보낼 방법이 없다고 하니 돈을 줄 터이니 집으로 보내주면 되는 것 아닌가 하였습니다. 그것도 한 방법이지만 성가시기도 하고 비용이 만만찮아 선뜻 승낙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한다?’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그래 찍어드리자. 얼마나 찍고 싶었으면 이러실까’ 생각하면서 마음을 고쳐먹고 촬영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한 번 촬영하고 주소와 전화번호를 받아 적고 가려고 하니 한 장만 더 찍어달라면서 꽃이 있는 곳에서 찍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행이 있어 곤란하다면서 그럼 인물만 크게 찍는다고 하면서 한 번 더.

처음에는 돈을 주기에 필요 없다 하면서 그냥 작게 인화하여 우송하겠다고 하니 크게 하여 달라는 것입니다. 크게 하면 인화비와 우송비가  만만찮은데, 그래 하는 수 없이 돈을 받은 것입니다. 디카를 가지고 다닌 후 처음으로.
 
꽃이 있는 곳에서 한 장 더 찍었으면 좋겠다며 못내 아쉬워하는 것을 외면하고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을 일행을 생각하여 미안하다면서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글을 쓰면서도 꽃을 배경으로 촬영하여 주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고 서운합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전화를 하니 너무나 고마워하였습니다. 불신의 시대에 사람을 믿고 돈을 지불한다는 것이 너무 아름답고 신선하게 보여 즐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한 것입니다.

* 글쓴이 이상대님은 경북 영주태생으로 육군장교 출신의 농업인입니다. 1989년부터 15년간 전북 무주의 산간오지에서 혼자 염소, 닭 등 가축을 방목 사육하다가 개인사정으로 정리하고 뒤늦게 컴퓨터를 배워 포토샵과 연관하여 디카의 유용성을 알게 되어 이 공부를 재미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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