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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2소위는 '법안의 무덤'인가
고영회 2023년 06월 12일 (월) 00:00:08

법을 만드는 국회 법사위 2소위가 법안의 무덤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이게 무슨 뜻일까요? 지난 2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인실 특허청장은 변리사에게 공동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찬성하느냐는 의원들 질문에 끝내 모호한 답변으로 얼버무렸습니다. 이는 사실상 반대하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변리사법 개정안은 법사위 법안심사2소위로 넘어갔습니다. 이렇게 2소위로 넘어간 사실을 두고 언론은 법안의 무덤으로 갔다, 변리사법 개정안은 끝내 2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될 것같다고 보도했습니다.

법을 세운다, 법을 만드는 곳이라는 국회에서 법안의 무덤이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법안의 무덤이다, 이게 이해가 됩니까? 국회에서 심사하고 의결하는 방식을 돌아보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습니다. 

국회에는 여러 가지 상임위원회(상임위)가 있고, 각 상임위는 맡은 법이 있습니다. 법안이 제출되면 해당 상임위에서 심사합니다.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은 본회의로 올라가기 전에 법사위로 갑니다. 이때 법사위는  ‘법령의 체계와 자구'를 심사합니다. 이 심사를 핑계로 법사위가 횡포를 부려왔었고, 이를 막기 위하여 법사위는 ‘법령 체계와 자구 심사’를 넘어서 심사할 수 없도록 못을 박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21대 국회 법사위 2소위 회의 기록, 2020.05.30부터
현재까지 전기간, 법사위 누리집에서 가져옴
 

법사위에는 법안을 심사하기 위해 소위원회가 2개 있습니다.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법사위 고유 업무에 대한 법을 심사하고, 2소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에 대한 법령 체계와 자구를 심사합니다.

법사위 2소위가 법안의 무덤이라는 말이 왜 나왔을까요? 21대 국회가 열리고 나서 2소위가 열린 횟수와 다룬 법안 수를 따져보면 알 수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뒤 현재까지 2소위는 겨우 10차례 열렸습니다. 회의록을 보면 각 회의 때 의안으로 채택하는 법안은 10여 건입니다. 현재 법사위에 계류된 법안은 1,573건으로 나옵니다. 그러니 법사위에서 다루다가 2소위로 넘겨지면 시간을 끌다가 숨이 막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덤으로 가는 길이라는 표현이 틀린 말이 아닙니다.

<법사위, 특히 2소위는 쌓인 법안 처리하라>

20대 국회에서는 24,000여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15,000여 건이 회기가 끝나면서 자동 폐기됐다고 합니다. 자동 폐기된 법안은 상임위에 계류된 것도 있었겠지만 법사위에서, 그중에서 2소위에서 숨을 거둔 것도 많았을 것입니다. 2소위에서 자동 폐기된 법안은 2소위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거나, 의도적으로 폐기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깁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수많은 법안이 2소위에서 생명줄이 끊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국회 각 위원회가 자기 할 일을 받으면,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심사하고 심사 결과를 내놓는 게 대표자로 뽑아준 국민에 대한 기본의무입니다. 이번에도 국회는, 특히 법사위는 수많은 자동폐기법안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까? 특히 법사위 2소위에 계류된 법안은 필요성, 타당성을 각 상임위가 확인하고 넘긴 법안입니다. 2소위는 얼른 심의회를 열어 질식사하는 법안이 나오지 않게 해야합니다.

<국회 소위원회 의결방식을 다수결로 바꾸라>

국회 각 상임위에는 법안심사 소위가 있습니다. 법안심사 소위에서는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킨다는 관행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위를 구성하는 의원이 10명 정도로 이들 중 단 1명만 반대하더라도 이 법은 소위를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특정 직역을 편들거나 숨겨진 이해관계가 있는 한 사람이 작정하고 반대하면 그 법은 소위를 통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가진 사회에서 전원이 동의하는 그런 법안은 어렵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악법을 고치려 해도 악법을 지킬 단 한 사람만 있으면 그 악법은 참 쉽게 지켜집니다.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우리 사회가 어떻게 더 선진화될 것인가, 우리 국민의 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 우리 국민이 좀 더 윤택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기준으로 법안을 심사하고 의결해야 합니다. 
법안의 무덤은 의결방식 때문에 생깁니다. 진지하게 찬반 토론하고, 깊이 있게 심사하십시오. 앞으로 소위에서 결정은 표결하십시오. 한두 사람 반대하는 것으로 법안을 묵히지 마십시오. 모든 법안심사 소위에서 의결 방식은 다수결로 처리하세요.

<법사위는 심사기간을 지켜라>

각 상임위에서 법사위로 넘어온 법안에 대한 ‘법령 체계와 자구’심사는 60일 이내에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국회법 86조 3항). 법사위가 이 규정을 지킨다면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자동폐기되는 법안이 대폭 줄어들 것입니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법사위원을 징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법이니 지키겠지요? 우리는 법사위가 이 규정을 지키고 있는지 따져보고 따끔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특정 직역의 이해 때문에 우리 사회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국회의원, 특히 법사위원은 헌법에서 국회의원에게 요구하는 것을 되새겨야 합니다. 헌법 46조에는 ‘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의원님들, 기억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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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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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S (222.XXX.XXX.94)
저는 자유칼럼 팬입니다. 항상 신선하며 날카롭고 어려운 사안을 쉽게 설명해 주시고, 독자들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이끌어 주시는 고영회님께 무한히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유의하시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유익한 칼럼 부탁드립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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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10:01:00
1 0
고영회 (14.XXX.XXX.154)
아, 쉽게 읽으셨다니 맘이 놓입니다. 님같이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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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10:58:22
1 0
김동환 (211.XXX.XXX.203)
고회장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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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07:19:44
1 0
고영회 (14.XXX.XXX.154)
언제나 힘을 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23-06-12 08: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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