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에서 아직 흘러나오지도 않은 물에 벌써 오염된 한국 사람이 많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을 씻어내려는 분들께 알려드립니다. 괴담이 가득한 사람들 머리를 과학으로 처리하려 하지 마세요. 그들에게 과학까지 들이댈 것 없습니다. 우리가 이미 겪어본 경험을 말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보통 사람이 과학(지식)으로 토론, 논쟁, 입씨름에서 남을 이기는 건 쉽지 않지요. 이 문제만 해도, 방사선 방사능 중성자 양성자 동위원소 반감기 다핵종제거설비(Alps) 삼중수소 세슘 베크렐 밀리시버트 등등의 과학 용어를 헷갈림 없이 정확히 구사해야 하는데, 앞의 몇 개는 고등학교 때 배우면서도 이해 못한 것들이고, 뒤의 몇 개는 생판 모르고 살다가 요 며칠 새 알게 된 거잖아요? 이것들을 숫자까지 제대로 넣어서 정확히 구사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되겠어요? 잘못 말하면 말꼬리 잡히기가 좋아요.

나는 그들과는 말을 섞을 생각이 없습니다. 굳이 해야 한다면 우리 누구나 다 아는 거, 우리가 겪어봐서 명백한 것만으로 이야기할 겁니다. 2008년에 있었던 미국 쇠고기와 광우병사태, 그리고 2016년에 있었던 사드 전자파와 성주 참외를 둘러싼 당신네 주장이 지금 어떻게 됐냐만 물어볼 겁니다. 

질문을 많이 할 것도 없습니다. 광우병과 관련해서는 “미국 쇠고기 먹고 뇌에 구멍 뚫린 사람 있냐?”, “뇌 송송 구멍 탁! 이라더니 누구 뇌가 송송이냐?”, “미국산 쇠고기 먹느니 청산가리 입에 털어 넣겠다는 아이는 어디서 뭐 하느냐?” 이 정도만 물으면 될 것이고요, 사드 전자파와 관련해서는 “성주 참외 먹고 죽은 사람 어디 있냐?”, “전자파에 튀겨져 사람 죽었다는 말 아직 못 들어봤다.” 이 두 개만 말해봅시다. 

그들은 이 질문에는 대답 안 하고 이런 식으로 말을 돌릴 겁니다. “후쿠시마는 아직 방류를 안 했잖아, 방류한 뒤에 뭔 일이 벌어질지 어떻게 아냐? 사람들이 오죽 걱정되면 벌써 수산물 안 사 먹고 소금 사재기를 하겠냐?” 

그러면 나는 “12년 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났을 때 그때 퍼진 오염물질이 앞으로 방류할 물속 오염물질보다 몇백 배 더 독했다더라”는 말로 반박을 시작할 겁니다. “그때 우리 바다 문제 없었잖아. 그동안 가만있다가 뒤늦게 왜 지금 난리냐? 그동안 물고기 전혀 안 먹고 살았냐? 아니지? 새우 한 마리, 멸치 한 마리라도 먹었을 거 아냐? 그래서 어디 아픈 데 있어?”라고 맞설 겁니다. 

그리고 이 말도 할 겁니다. “우리도 원전에서 나오는 물 버리고 중국도 버린다더라. 중국이 산둥반도 근처 원전에서 버리는 건 후쿠시마 것보다 50배나 나쁘다더라. 왜 중국이 우리 서해바다에 버리는 건 아무 말 안 하면서 일본 것만 가지고 난리 치냐?”

이렇게 말해도 그 사람들 대부분 여태 해온 말 그만두지 않을 겁니다. 그들 원래 목적은 다른 데 있으니까요. 자기들이 그런다고 일본 사람들이 후쿠시마에서 물 내보내는 거 중단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나라 사람들 불안하게 만들어 정권에 타격 주려는 게 목적이라는 거 이제 알 만한 사람들 다 압니다. 그런데도 왜 이 글을 쓰고 있나? 그들이야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이 퍼뜨리는 괴담을 믿는 사람들이 안돼서 그럽니다. 어리석고 겁많은 그들에게 이런 말 해주고 싶습니다.

“아직 후쿠시마에서 방류도 안 했는데 왜 우리나라 수산물이 안 팔리나? 겁난다면 방류하기 전에 많이 먹어둬야 하지 않나? 소금은 사재기하면서 수산물은 왜 미리 안 먹나?” “사드 때 참외 농사하던 사람들 죽여서 기분 좋더냐? 그래서 이제는 어부들과 생선 장수, 횟집 주인 바짝 말려 죽이려 드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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