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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황제, 얼마나 날 수 있을까?
김홍묵 2023년 11월 30일 (목) 00:36:50

요즘 중국 사람들의 아침 인사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흔히 쓰는 ‘츠러마(吃了嗎; 밥 먹었어?)’에서 ‘챠오러마(抄了嗎; 다 베껴 썼어?)’로.
2016년부터 시작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중요 담화 등을 베껴 쓰는 ‘필사 운동’ 탓입니다. 공산당원은 담화의 어느 부분을 베꼈는지 날마다 상부에 보고하고, 대필 방지를 위해 필적 확인까지 받습니다.

당은 물론 관공서나 국유기업의 ‘학습회의’는 베껴 쓰기로 자신이 이해한 시진핑 총서기의 위대함을 서술하는가 하면, 자기비판도 합니다.
‘학습(學習)’이란 공자(기원전 551~기원전479) <논어>의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말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를 뜻합니다. 그러나 요즘 중국에서는 ‘시진핑을 배운다’는 말로 통한다고 합니다.

# 공자의 학습, 시진핑을 배우다[學習]로 변질

2022년 10월(16~22일) 중국 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은 이례적으로 3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젊어서부터 마오쩌둥(毛澤東)의 맹목적 추종자였습니다. 한때 부총리까지 역임한 부친 시중쉰(習㑖勛)이 권력에서 밀려나고, 자신은 농촌으로 하방(下放; 청년들의 농촌 근무)되자 시진핑은 <마오쩌둥 어록>과 인민일보만 읽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3선 성공 이후 그의 중요 담화 내용은 마오쩌둥 어록 인용이 대부분입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3선 이후 시진핑의 교육과 정책은 스스로를 황제화하는 길입니다. 시진핑 새 시대 중국의 특색 있는 사회주의 사상, 특히 시진핑 경제 사상의 깊은 학습을 관철하고, 총서기가 날마다 발표하는 중요 담화 등을 학습해서 그 위대함에 맞춰 자기 개선을 도모하도록 했습니다. 이런 강요와 억압 분위기로 한때 시(習)정권은 ‘서조선(西朝鮮)’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習과 西의 발음이 같아서입니다.

# 홍위병(紅衛兵) 대신 習 시대엔 백위병 등장

강압의 극치는 상하이 대봉쇄입니다. 2019년 코로나 발원지 우한(武漢)에 이어 중국 당국은 인구 2,600만 명의 상업도시 상하이(上海)를 두 달(22년 3월 28일~6월 1일) 동안 완전 봉쇄했습니다. ‘제로 코로나’를 위한 특단 조치로 방역 공안 요원들은 식량을 구하러 집 밖으로 나온 시민을 마구 때리고, 아파트 입구를 콘크리트로 막기까지 했습니다. 시민들은 하얀 방역복의 경찰과 공안 요원을 ‘백위병(白衛兵)’이라 불렀습니다.

이런 통제와 독선 아래 마오쩌둥이 건국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해 온 한자 간략화 작업도 시련을 맞게 되었습니다. 시진핑의 시(習)가 간체자 习로 간략화하자 학자들이 “병아리가 둥지에서 두 날개를 치는 모습을 나타낸 한자인데 한쪽 날개가 없으면 날갯짓을 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習자 때문에 간체화 작업이 중단된 것입니다.
장기 정권을 노리는 시진핑은 한쪽 날개만으로 언제까지 날갯짓을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곤도 다이스케 <요즘 중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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