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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함께하는 반려식물 이야기
방재욱 2023년 12월 04일 (월) 02:17:24

요즘 친구나 친지 집을 방문하면 실내나 베란다에서 예쁘게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오래전에 친구가 카톡 사진으로 올린 베란다 창가에 걸어놓은 수박을 심은 화분에 달려있는 작은 수박 열매를 보며, 우리 일상과 함께하는 ‘반려식물(伴侶植物)’에 대해 떠오른 생각들을 가다듬어봅니다. 

우리 일상에서 정서적 안정감이나 위안감을 얻고자 집 안에 기르고 있는 반려식물은 반려동물(애완동물)을 의미하는 펫(pet)에 식물(plant)을 조합해 만든 펫 플랜트(pet plant)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식물(plant)과 내부를 의미하는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로 실내를 장식하는 일이나 실내 장식용 식물을 지칭하는 플랜테리어(planterior)라는 말도 있습니다. 

반려식물의 어원인 ‘반려동물(companion animals)’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로 1973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로렌츠(Konrad Zacharias Lorentz, 1903~1989)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사람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를 주제로 개최된 국제심포지엄에서 처음으로 제안되었습니다. 심포지엄에서 로렌츠는 사람이 정서적 안정을 얻으며 지내기 위해 집에서 기르고 있는 개, 고양이, 새 등의 역할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이들을 ‘애완동물(愛玩動物)’이 아니라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고 지칭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애완동물에서 ‘애완(愛玩)’은 친밀하게 대한다는 사랑 ‘애(愛)’와 가지고 논다는 의미를 담은 희롱할 ‘완(玩)’의 합성어로 동물을 우리 생활에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처럼 다룬다는 개념입니다. 그에 비해 반려동물에서 ‘반려(伴侶)’는 따르다라는 짝 '반(伴)'과 벗을 의미하는 짝 ‘려(侶)’의 합성어로 일상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자 가까이 두고 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이 장난감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인식 확산으로 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바뀌어 불리게 된 것입니다. pet(반려동물)과 family(가족)의 합성어인 '펫팸족'이라는 신조어도 있는데, 이 말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키우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반려동물에서 느껴지는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애정이 반려식물로부터도 느껴질 수 있는 것일까요. 그 답은 당연히 ‘예(Yes)!'입니다. 그 이유는 반려식물이 반려동물보다 관리가 쉽고 키우는 데 필요한 비용도 별로 많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함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역할도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집 안에서 기르는 식물에 감성적으로 애착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반려식물이 우리 일상 곁에 밀착해 함께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6일 농촌진흥청과 (사)인간식물환경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토론회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식물 존엄성 선언문’이 발표되었는데, 이 선언문에는 식물 존엄성의 6가지 기본 원칙으로 존중, 악행 금지, 선행, 비례, 종의 정의, 서식지 보존과 함께 ​반려식물의 기준으로 범위, 관계, 의무 등 인간과 식물의 반려 관계에 대한 내용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반려식물을 집 안 분위기에 어울리게 배치해놓고 키우면 실내 환경을 따스하고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장식이 될 수 있고, 공기 정화에 크게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실내 공기가 싱그러워져 정서적 안정감이 느껴지게 됩니다.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해 실내 공기정화에 도움을 주며, 정서적 안정감을 높여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허브나 산초와 같은 반려식물은 건강식품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반려식물로 산세베리아, 라벤다, 아레카야자, 히야신스, 제라늄, 치자, 수투키, 고무나무, 관음죽, 대나무야자, 행운목 등 많은 종의 식물들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1989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밀폐된 우주선 내의 공기정화를 위한 ‘공기정화식물’ 50종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1위 식물로 아레카야자가 선정되었는데, 아레카 야자는 실내에서 키우기가 쉽고 하루에 1L 정도의 수분을 발산해 가습기 역할을 하며 독성이 없으면서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2위 식물로는 암모니아 흡수 기능을 지녀 화장실 청정에 좋은 관음죽, 3위 식물로는 증산작용이 뛰어나 휘발성 화학물질의 제거 능력이 우수한 대나무야자가 선정되었습니다. 

베란다에서 기르며 벽면의 장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제라늄은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모기를 퇴치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바닐라처럼 새하얀 꽃을 피우며 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치자도 발코니에서 키우기 좋은 반려식물입니다. 치자는 열매에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목의 통증 완화에도 효험이 있는 물질을 함유한 약용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추석 때 치자의 주황색 열매를 찧어 노란 물을 우려낸 다음 녹두 빈대떡에 넣어 예쁜 색깔을 나타나게 하기도 했습니다. 5월 중순에서 6월 사이에 꽃이 만개하는 라벤더는 향이 좋아 항우울증, 원기 촉진, 신경 강화, 마음 진정, 세포생육 촉진에 효과가 있는 허브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려식물도 사람이나 반려동물처럼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물입니다. 집 안에서 반려식물을 키울 때 식물이 물만 잘 준다고 잘 자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육하는 식물에 따라 생육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제대로 인식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식물이 공기를 정화해주니까 창문을 닫고 지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여기지만, 식물도 숨을 쉬는 존재로 공기가 탁하면 질식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매일 적절하게 환기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식물이 정상적으로 생장하기 위해서는 일조량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햇볕에 적당히 노출하며 키워야 식물이 튼실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종식물의 반려식물 활용에 대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집 안에서 생육하고 있는 반려식물이 대부분 외국종 식물들이라는 점에 상당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나라 토종식물의 반려식물 연구가 활성화하여 우리나라 자생식물이 우리 일상 곁의 진정한 반려식물로 자리하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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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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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39.XXX.XXX.105)
지난주 토요일 청계천 행발모 행사에서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47년 만에 만난 지인과 안부를 나누느라 끝까지 함께 하지 못 헤 아쉬웠습니다.
반려 식물에 대한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식물 존엄성 선언문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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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4 11: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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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욱 (125.XXX.XXX.177)
저도 지난주 토요일 만남 많이많이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칼럼 댓글 늘 감사합니다!
계묘년 마지막 달 풍요롭고 행복한 마음으로 잘 마무리하시고,
새로 열리는 갑진년 새해 행복한 마음으로 활짝 열어나가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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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5 18: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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