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0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옵니다. 각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을 보셨을 겁니다. 과정도 탐탁하지 않았지만 공천결과도 기대를 벗어나지 않은 듯합니다. 34.6%가 범죄 경력자라 하더군요. 우리가 지킬 법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자신은 법을 자주 어긴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 법이 존중받기 쉽지 않겠습니다. 어떻든 투표를 통해 잘 가려지겠지요.

후보들은 저마다 정당을 등에 업고 나옵니다. 정당이 후보를 뒷받침하므로 정당이 마련한 공약은 참 중요합니다. 각 정당은 자기 당이 추구하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공약집에 담아 발표합니다. 그러나 정당의 공약에는 관심이 없는지, 언론에서도 별로 다루지 않습니다. 

주요 정당의 누리집을 찾아보니 공약집이 있긴 있더군요. 그런데 그 공약집의 내용을 후보들이 알고 바로 이 공약집을 바탕으로 후보를 고르고 또 선거운동에도 활용하고 있는지, 앞으로 공약집에 있는 대로 추진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유권자들도 이런 공약집을 보고 투표할지 글쎄요. 그냥 장식품일까요?

<뽑지 않을 권리, 인정하라>

우리는 국회에서 우리를 대표할, 대변할 사람을 뽑습니다. 그러겠다고 나선 사람에서 도대체 뽑고 싶은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뽑기 싫어도 뽑아야 합니까? 줄줄이 상품이 늘어놨지만, 사기 싫은 상품만 있으면 사지 않을 권리도 인정해야 합리적이겠습니다. 그래서 지역구 후보 중에서는 뽑고 싶은 사람이 없으면 ‘뽑지 않음’ 칸을 만들어서 그 칸으로 받는 표 수가 가장 많으면 총선에서 뽑지 맙시다. 다음 보궐선거에서 제대로 된 후보가 나올 때 뽑으면 됩니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이번에 정당이 무려 38개나 이름을 올렸다 합니다. 선거 역사상 가장 많다고 하고 이들을 넣은 투표지 길이가 무려 51.7cm에 이를 것이라 합니다. 이 정도 될 줄 모르고 자동 분류기를 개발했는데 쓸모가 없어져 예산 146억 원을 버렸다고 합니다. 누굴 탓해야 할지요.

비례투표로 의원 46명을 나눠 갖는 것인데,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 중에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기에도 ‘뽑지 않음’ 칸을 만듭시다. 그 칸을 정당 하나로 보고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죠. 그러면 그 수에 해당하는 만큼은 뽑지 않는 게 되니까, 전체로 보면 자연스럽게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효과가 납니다. 어떻습니까? 유권자에게 뽑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라!

<21대 총선 선거소송 얼른 마무리하라>

2020년 4월에 21대 총선이 있었습니다. 그 선거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많이 불거졌고, 선거가 끝난 후에 선거 무효 소송이 100여 건이 걸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4년이 다 지나간 시점에 그 사건들이 판결이 났다는 얘기를 들은 게 거의 없습니다. 공직선거법 225조에는 “다른 쟁송에 우선하여 신속히 결정 또는 재판하여야 하며, 소송에서는 법원은 소가 제기된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벌써 4년이 돼 가는데도 판결했다는 소식을 거의 듣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선거에서도 또 선거소송이 생길 텐데, 이번에도 4년을 끌 건가요? 이런 소송이 필요할까요? 대법원은 선거 전에 소송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총선을 앞두고 실현될 것 같지도 않은 것, 표만 끌어오면 그만이란 식으로 뒷감당이 어려운 것, 사탕발림 같은 것, 특정 직역 때리기, 참 여러 가지 공약이 어지럽게 날아다닙니다. 후보자는 선거라는 심판대에 오르는 것인데, 이때 나라를 살릴 중요한 계획을 밝히고, 그 계획으로 표를 얻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선거에서 그런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마당인가요? 

이런 엉망인 판인데도 투표하러 가야 할까요? 찍고 싶은 사람이 없으면, 덜 나쁜 사람을 고르더라도 꼭 투표해야 한다는 구호는 타당한가요? 그 참, 와 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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