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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당나무(인동과)
2014년 01월22일 (수) / 박대문
 
 
서울의 도심,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릉(宣陵),
조선 제9대 왕 성종과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 윤 씨의 무덤입니다.
무수한 빌딩과 자동차가 밤낮없이 왕래하는 도시 한복판에서
한여름 초록빛이 외로운 녹색의 섬 같아 마음이 당기는 곳입니다.

삭풍 몰아치는 한겨울에 찾아간 선릉,
한여름 짙은 초록은 군데군데 서 있는 소나무에만
아쉬운 미련인 양 흔적처럼 머물고 있고
앙상한 나뭇가지와 굵직한 둥치는 이파리 모두 떨군 채
흑갈색으로 변해버린 침묵의 숲 속이었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겨울 숲길에서 맑고 영롱한 빛으로 빛나는
루비처럼 찬란한 새빨간 열매가 눈길을 끕니다.
찬바람 휘몰아치는 황량한 숲 속에서
사랑의 열매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선릉 언덕 입구에 있는 백당나무였습니다.

백당나무의 붉은 열매는 겨울 산새의 비상용 먹거리입니다.
깨물면 단물이 톡 터질 것만 같이 맑고 곱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냄새도 언짢지만, 맛은 매우 씁니다.
겨울 먹거리가 눈에 묻히거나 바닥이 나기 전에는
산새도 별로 접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다 가도록 고운 열매를 산새들이 남겨둔 까닭은
냄새와 맛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종족의 번식과 종자 보존을 위해서 대부분 열매가
익지 않았을 때에는
맛이 쓰거나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만
잘 익어 산새나 들짐승을 유인할 때가 되면
달콤하고 향기가 좋은데
인동과(忍冬科)에 속하는 식물의 열매는 대체로
향도 별로이고 맛이 좋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하는데...

백당나무는 산지의 습한 곳에서 자라며
나무껍질이 불규칙하게 갈라지며
잎은 마주나고 끝이 세 개로 갈라집니다.
둥근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어 겨울까지 달려
꽃보다 붉은 열매가 더 돋보이는 관상수입니다.
유사한 종으로 불두화가 있는데
모든 꽃이 무성화이며 절에서 많이 심습니다.

(2014.1.4. 서울 강남 선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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