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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차나무과)
2015년 02월04일 (수) / 박대문
 
 
겨울 동면에 잠긴 천지 만물이 휴면을 마치고
소생의 기운을 드러내며 봄이 시작된다고 하는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을 눈앞에 둔 1월 말,
진도군 임회면의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작년 한 해, 온 국민을 슬픔과 좌절과 무력감에 빠지게 했던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팽목항에는
거센 바닷바람이 몸 가눔조차 힘들게 몰아치고 있었으며
망자의 혼을 부르는 수많은 노란 리본들이
산 자의 애타는 절규인 양 갈기갈기 찢긴 채
허공에 매단 줄에 묶여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줄에 묶인 채 갈가리 찢긴 리본들의 펄럭임 소리가
슬픈 넋의 통곡처럼 귓전을 파고드는
넓고도 큰 앞바다가 펼쳐진 팽목항 산언저리에
세찬 바람 아랑곳하지 않고 진한 녹색 잎새 사이로
붉디붉은 동백꽃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핏빛 진한 열정의 봉오리로 붉게 피어오르다가
어느 순간 동백꽃처럼 뚝 떨어진 우리의 꿈둥이들!
붉게 핀 동백꽃에 어른거리는 수많은 얼굴들!
망자의 슬픈 넋인 듯,
기다리는 자의 애끓은 시뻘건 가슴 멍울인 듯
붉게 붉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사계절 지지 않는 윤택 나는 푸른 잎과
꽃이 없는 엄동설한 속에서도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 올려
선비의 의로운 절개처럼 고고한 풍모로 형상화되었던 동백꽃을
이곳 팽목항에서 만나니 전해 오는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우연찮게도 진도 지방의 용왕굿에서는
물에 빠진 망자의 넋을 건지기 위한 무구(巫具)로
떡을 매단 동백나무 가지를 사용한다는데
팽목항에 떠도는 슬픈 망자의 혼들이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 따라
하루라도 빨리 가족의 품에 안기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5. 1. 27.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전체칼럼의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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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성
(1.XXX.XXX.91)
2015-02-06 23:56:23
박대문선생님의 사진과 글을 보고
붉게 핀 동백꽃의 노란 꽃술이 반가운 봄소식을 전해 주네요.
사진도 훌륭하지만 팽목항에서 쓰신 글이 또 마음을 사로 잡습니다.
얼마전 도종환시인이 쓴 "맹골도 앞 바다에 깊은 슬픔" 이란 시를 인간문화재 청강 정철호선생님 작곡으로 인간문화재 안숙선명창과 전수조교이신 김수연명창의 소리로 CD음반을
출반하였습니다. 다시는 그런 비극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과 진혼의 어린넋들 그리고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제작되어 동백꽃과 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항상 좋은 사진과 글 올려 주시어 감사 드립니다.
이무성
(1.XXX.XXX.91)
2015-02-06 23:42:23
한글로 통용시킨 글로벌 쾌거
오늘날 살아남는 방법은 기술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전 하는것이라 생각하면
세계 수준의 고차원적인 기술혁명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세계의 중심에 올려 놓은것도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도록 환경을 조성한 대한변리사회의 노고입니다.
1970년대 중반에 어려운 환경에서 리어카에 가방을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꾸려 나가는
후배가 자기 상표를 만들어 브랜드 가방을 팔고 싶다는 제안을 하여 내가 로고를 만들어
상표등록을 해 주었습니다. 그당시에는 외국상표를 마구잡이로 똑같이 만들어 쉽게 돈을 벌던 시절 이었는데 어린 마음에 어찌 그런 생각을 했는지 기특할 따름 이었습니다.
그후 돈을 모아 점포도 마련하고, 중저가로 상품은 최상급으로 만들어 전국으로 거래처를
확대하여 지금은 중소기업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어 항상 그 성실함이 마음에 각인 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소한 이야기지만 상표등록의 필요성을 일찌기 인지하고 실행한 그런 모습이 지시재산권의 가치를 더욱 가치있게 합니다.
고선생님의 대활략에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김효권
(119.XXX.XXX.134)
2015-02-04 07:36:17
활발한 활동에 응원을 보내며-----
고회장님, 활발한 활동에 응원을 보냅니다. 세계에서의 지식재산권분야에서 우리 한국어로 당당히 특허를 낼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위상이 대단할 줄은... 놀랍습니다. 지화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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