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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오름 <제주오름 10選>
2009년 08월07일 (금) / 서재철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가면 아주 색다른 오름 하나가 있습니다. 제주의 오름은 제각각 특성이 있습니다만 이 오름은 유별납니다.
이름부터 특이 하죠. 거미 오름 또는 동검은이 오름이라 합니다. 이 산은 오름의 창조주라는 설문대할망(제주신화의 거대 女神)의 색다른 취향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는 여느 오름과는 사뭇 다른 생김새 때문입니다. 오름 등성이가 문어발처럼 사방으로 뻗었고 그 기슭에는 새알처럼 귀여운 오름 새끼들이 수없이 딸려 있어 보는 이들을 감탄케 한답니다.

이 오름을 멀리서 보면 뿔 돋친 거대한 괴물이 도사려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피라미드형 봉우리가 있는가 하면 돔형 봉우리가 있고, 깔대기꼴 굼부리가 있는가 하면 삼태기꼴 굼부리도 있습니다.

오름 정상부에 올라서서 보면 동·서쪽으로 마치 산맥처럼 두 개의 산체가 길게 뻗어있고 그 사이에 깔대기꼴 굼부리와 삼태기꼴 굼부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동쪽능선에 서서 바라보는 귀여운 오름 새끼들이 인상적인데, 오래도록 보고 있노라면 이 오름이 처음 탄생할 때 이글거리며 흘러내리던 용암을 보는 듯합니다. 이류구(泥流丘)라는 것으로 용암이 흘러내릴 때 토사가 함께 밀려와 곳곳에 동산도 만들고, 흐르다 멈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거미오름은 이런 것들이 드러나 있기도 하고 감춰져 있기도 하여 안에 들어가면 그 아기자기함에 발길이 절로 멎습니다. 오름의 굴곡미(屈曲美) 또한 이채롭습니다.

사방으로 등성이가 뻗어나간 모습이 마치 거미 집 비슷하다하여 예부터 거미오름이라 불려온 뜻이 이해가 갑니다. 크고 작은 봉우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도 볼 만하지만, 이 오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굼부리가 셋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깔데기꼴 두 개에 삼태기꼴 하나라는 보기 드문 복합형 화구랍니다. 삼태기꼴(말굽형)굼부리는 산 옆구리에서 패어내려 남서향으로 벌어져 있고, 그리 넓지 않지만 그 속에는 잡목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깔대기꼴 굼부리는 위쪽 정상봉 바로아래 움푹 패어 있습니다. 이 깔대기와 삼태기 사이에는 다소 내려앉은 좁다란 말안장 같은 능선이 가로질러 동·서봉을 이어 주는 다리 구실을 하지요.

모양이 색다르다 보니 묘 자리를 찾는 사람도 많았던가봅니다. 오름 자락에는 담으로 둘러싸인 뫼들이 수없이 산재해 있습니다.

거미오름 주변에는 서쪽으로 높은오름, 북쪽으로는 다랑쉬오름, 동쪽으로 좌보미오름, 남쪽으로 백약이오름이 이웃하여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빼어난 오름들이 떼 지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일대 목장에는 소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도 한폭의 그림처럼 목가적입니다.
오름 등산을 할양이면 이곳이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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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99.XXX.XXX.163)
2009-08-21 14:15:17
훌륭합니다.
훌륭한 사진에 감탄하며 감상 즐겁게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사진 계속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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