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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망이 (국화과) (Senecio nemorensis L.)
2015년 10월21일 (수) / 박대문
 
 
소슬바람 일기 시작한 시월의 중순,
태안반도 꼭두머리 솔향기길에서 만난 금방망이입니다.
이곳에 금방망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태안반도 솔향기길은 발아래 서해안을 끼고
자연 소나무 숲길 사이로
한적하고 나긋나긋하게 이어지는 길입니다.

이 길은 지금은 명품 산책길이지만,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이전까지만 해도
길 없는 가파른 절벽과 산지였다고 합니다.
태안반도 해안선이 사상 최악의 오염에 뒤덮였을 때
전국 자원봉사자 120여만 명과 태안반도 주민들이
해변의 바위와 자갈에 묻은 검은 기름을 맨손으로 닦아내기 위해
인적이 드문 숲과 가파른 절벽 군데군데에 길을 냈습니다.

그 후 방제작업을 하러 고향으로 돌아온 산지 소유주 한 사람이
황폐한 지역 재활을 위해 수년간에 걸친 각고의 노력과 땀으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다녔던 길과 군부대의 해안순찰로, 오솔길, 임도 등을
연결하고 보수하여 새로운 명품 산책로가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이 참혹한 수난을 겪었던 해변의 숲길에
노란 꽃망울을 화사하게 터뜨린 금방망이가 있다니!
새로운 명품 산책길을 축복해 주는 자연의 선물인가 싶습니다.

아쉽게도 시간에 쫓기는 일행의 일정 때문에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지 못하고 철 늦게 꽃이 핀
숲 더미에 묻힌 빈약한 한두 개체만 보았지만
금방망이가 한창 꽃을 피우는 7~8월에 이곳을 찾으면
더 많은 화려한 개체가 분명히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금방망이는 평북, 함남북, 백두산 등 이북 지역에 분포하며
남한에서는 한라산에만 자라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최근 인천 영흥도, 굴업도에도 자라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태안반도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연소나무 숲과 해안선이 아름다운 솔향기길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화려하고 풍성한 금방망이가
흐드러지게 꽃 피울 한여름 철에 다시 볼 것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귀경길을 재촉하여야만 했습니다.

(2015.10.14. 태안반도 솔향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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