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박태기나무 (콩과) Cercis chinensis Bunge
2015년 11월18일 (수) / 박대문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구는 사람을
철부지라고 합니다.
사전에 나타난 ‘철부지’ 뜻은 ‘철없는 어린아이’,
‘철없어 보이는 어리석은 사람’인데
철은 계절을 의미하는 만큼 ‘절부지(節不知)’가
철부지로 변형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철부지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에도 철부지가 있음을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습니다.

산천이 온통 단풍 빛으로 물들어가는 11월,
안동의 소수서원 정원에 피어있는 분홍빛 꽃.
이 늦가을에 웬 꽃?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박태기나무 꽃입니다.
올해에 꽃이 피어 지고 나서
이미 열매 꼬투리를 달고 있는 나뭇가지에
앙증맞게도 또 새로운 분홍 꽃이 달려있습니다.

박태기나무는 이른봄 잎이 피기 전에 꽃이 피는데
가을을 봄으로 착각하여 꽃을 피우는 이 나무는
철도 모르는 철부지 꽃인 셈입니다.

봄에 일찍 꽃을 피우는 대부분 나무는
꽃이 진 후 바로 영양성장을 하면서
이듬해에 피울 꽃눈을 만들고
꽃눈은 낙엽이 지기 전에 완전히 성숙합니다.
그러다가 밤낮의 길이나 기온 차이가
봄철과 비슷한 환경과 조건이 이루어지면
봄인 줄로 착각하고 철부지 꽃을 피우게 됩니다.
특히 진달래, 개나리 등 이른 봄에 꽃 피는 나무일수록
철부지 착각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박태기나무는 꽃이 밥알 모양과 비슷하여 박태기라 하는데,
일부 지방에서는 밥티나무라고도 합니다.
북한에서는 꽃봉오리가 구슬 같다 하여 구슬꽃나무라 하며
유럽에서는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목매어 죽은 나무라 하여
유다 나무라 불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박태기나무는 줄기나 뿌리껍질은 한약재로 쓰이는데
소변이 안 나오는 사람에게 효험이 있고,
중풍, 고혈압 또는 대하증 등 부인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아주 옛날 중국에서 들어온 박태기나무는
절 주위에 많이 심겨 있었는데 이로 미루어보아
옛날에 스님들이 중국을 왕래할 때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은 시골에서도 흔하게 눈에 띄는 꽃나무입니다.

(2015.11.1. 안동 소수서원에서)
전체칼럼의견(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체기사의견(0)
11월 18일
11월 11일
11월 04일
10월 28일
10월 21일
10월 14일
10월 07일
09월 30일